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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ands of The Creator 백승기 ②

2018-01-25 오전 9:33:00

미용인의 손은 ‘창조’하는 손이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큼
소중하다. 헤어 스타일리스트이자 사진가인 김세호가 해외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기록한 창조하는 손 그리고
그들만의 이야기를 한국의 미용인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글/사진(인터뷰) 김세호(사진가, 헤어 스타일리스트)
에디터 장혜민

“유진 슐레이만이 제 작품을 극찬했다는 말을 전해들었습니다.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죠”
 

이번에 런던에서 첫 솔로 무대를 가졌어요. 축하합니다.
계획에 없었는데 브리티시 헤어드레싱 어워드의 아방가르드 부문에 출전해 최종 결승에 뽑혔던 제 작품이RUSH 사장님의 눈에 들어 쇼로 표현해볼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은 게 계기였어요. 그런데 제안을 받았을 때는 쇼가 있기 불과 2개월 전이었고 한국에서 한 달 정도 휴가 중이었죠. 실제로는 1개월 정도의 기간으로 급하게 준비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어요. 헤어쇼라는것이 콘셉트, 구성, 조명, 비디오, 오디오, 모델 동선,헤어 등 다양한 것들을 체크해야 하는데 이를 완성하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한 달 내내 밤을 새워서 끝마칠 수 있었죠.
또한 가장 중요한 헤어에 있어 제가 브리티싱헤어드레싱 어워즈를 위해 만들었던 작품은 사진 작업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헤어쇼를 위한 작품으로는 적합하지 않아 모든 가발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제작해야했어요. 재료 선정부터 배달 시간까지 계산해서 작업해야 했고 첫 헤어쇼인 만큼 최고를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을 수정하고 그래도 맘에 들지 않으면 작품을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일을 반복하다 쇼 당일 무대에 올라가기 1시간 전에야 비로소 마무리됐어요. 정말 어떻게 무대 위에 올라갔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았습니다.또한 미리 캐스팅한 모델 한 명이 건강 문제로 급하게 다른 모델로 바뀌는 바람에 미리 만들어놓은 가발이 맞지 않아 쇼 당일 가발 전체를 수정하는 난감한 일도 겪었죠.

솔로 무대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싶어요. 디자인적인 영감은 어떻게 얻었는지, 전반적인 쇼 구성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미용을 시작한 지 20년 정도 되었고, 한국에서부터 시작하면 100회 이상의 헤어쇼와 세미나를 했지만 솔로 쇼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꿈을 꾸고 있는 느낌이었죠. 하지만 기쁨과 감동보다도 이 쇼를 성공시켜서 앞으로 제2, 제3의 솔로 쇼를 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최고의 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제 작품의 영감은 <아바타>란 영화에서 시작합니다.아바타 숲속의 자연 발광하는 동식물이 너무 멋있다고느꼈고, 이 부분을 잘 활용하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있을 거라고 확신했죠. 그러다가 <아바타> 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뉴질랜드와 하와이 깊은 바닷 속의 자연발광하는 식물과 생물을 보고 영감을 얻어 영화를 만들었다는 기사를 보게 됐고 그것을 조사하다 보니 데이비드 애튼버러라는 동물학자의 다큐멘터리 <딥 씨(DeepSea)>에 나오는 자연 발광 생물에 매료되어 이들을 표현하고 싶은 갈망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UV 라이트에 발광하는 염색약(UV ActivatedColour)를 찾으면서 제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됐죠. 2번의 테스트 슛으로 자신감이 붙어 컬렉션을 만드는 영광이 주어졌습니다.

헤어쇼의 시작은 영상으로 출발합니다. 쇼의 임팩트를 위해 무대 위에서 작품 설명을 하지 않고 준비 과정을 비디오로 찍은 것을 편집해 인트로로 사용했고, 그것에 제 목소리를 입혀 컬렉션의 배경과 영감, 촬영 방법을 설명한 후 바로 컬렉션 영상이 시작되면서 관중의 감정을 고조시켰습니다. 감정이 최고조가 되었을 때제가 모델과 함께 나와 모델 시연을 합니다. 모델이 처음 등장할 때 헤어 느낌은 <아바타>의 중심이 되는 영혼의 나무인 버드나무에 영감을 얻어 만들었고 무대 위에서 레자(hair razor)로 잘라내어 최종적으로는 깊은 바다의 말미잘(Sea anemone)에서 영감을 얻은 모양으로 변화시켰습니다. 그 후 UV 헤어스프레이를 뿌려 마무리하고 저와 모델의 퇴장과 동시에 4명의 모델이 순서대로 캣워크를 합니다. 이때까지는 일반 라이트만 사용해 UV 컬러를 보지 못하고 서서히 무대 앞쪽의 UV 라이트가 켜집니다. 그리고 모델이 서서히 앞으로 나오면서 UV 라이트를 제외한 모든 라이트가 블랙아웃되며 헤어와 메이크업의 UV 컬러들이 발광을하고 음악이 멈춥니다. 음악이 다시 비트업되면 UV라이트가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는 스트로브를 사용하고, 강풍기를 써서 머리를 바람에 날려 어둠 속에 발광하는 물고기가 빠르게 헤엄치는 모습으로 하이라이트를 장식했습니다. 그리고 음악이 끝남과 동시에 전체가 블랙아웃되며 마무리됩니다.

쇼 이후 변화한 것이 있나요?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제 작품 세계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공감해주는 사람이 많으니 아무래도 다음 작업을 하는 데 자신감이 붙었다고나 할까요? 또한 주변에 다음 작업을 같이 하자는 분이 많이 생겼어요. 사진작가부터 메이크업 등 여러 분야에 계신 분들의 연락을 받았죠. 그리고 유명 헤어 디자이너들도 많은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특히, 최고였던 순간은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미용 잡지(HJ) 편집장인 제인 루이스 오르(Jayne Lewis-Orr)가 제게 찾아와 어떤 유명 디자이너가 제 작품 사진을 보고 극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입니다. 정말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죠. 그의 이름은 유진 슐레이만(Eugene Souleiman)으로, 세계 최고의 세션 스타일리스트이며 패션 브랜드 대부분의 스타일링을 담당하고 있는 현재 가장 존경받는 미용인 중 한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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