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EAL
LOREAL
LOREAL
LOREAL

FEATURE

바버의 원류를 찾아서 ②

2017-08-08 오전 11:06:00

바버의 원류를 찾아서

바버의 성지, 네덜란드 스코름(schorem) 바버샵에서 발견한 그들만의 전통과 문화.
 
글, 사진 최재영 원장(준오아카데미)
에디터 장혜민

스코름 올드스쿨 바버아카데미 원장 NELIS

바버샵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히스토리를 알려달라.
6년 전인 2011년에 2명의 바버로 오픈했다. 스코름 바버샵이 오픈하고 1~2달 사이 매우 바빠졌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그때 오픈 멤버인 바버 한 명이 나를 찾아와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이 일을 시작한 계기는 단지 재미를 위해서였다. 손님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맥주 한잔 마시며 마치 집에 온 듯 편하게 휴식을 취하면서도 동시에 헤어 커트를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지고 재미있을까 생각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다. 돈을 벌려면 살롱을 오픈해야 한다. 나 또한 12년 동안 살롱에서 헤어 디자이너로 일했다. 함께 일한 지 3년이 지난 후 스코름은 매장을 확장해야 할 만큼 성장했다. 바로 건너편에 매장을 다시 오픈하고 원래 자리에는 지금의 아카데미를 열었다. 그렇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우리는 여성 손님뿐 아니라 여성들의 입점도 환영하지 않는다. 우리는 남자를 위해 커트하고 면도한다. 이것이 우리 스코름이다.

스코름 커트 포스터가 매우 인상 깊다.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포스터에 있는 헤어 커트는 지난 몇 세기 동안 지속돼온 전통적인 남성 헤어스타일이다. 클래식 바버 커트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해왔던 거다. 과거의 스타일은 지금 봐도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에 집중한다. 과거의 그들만큼 잘하는 것이 목표다. 같은 스타일이라도 매일매일 다르게 느껴지고 사람이 달라지기 때문에 항상 새로울 수밖에 없다. 과거의 스타일을 탐구하지만 그렇다고 과거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현재 이 순간의 사람들에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포스터 중 테드란 스타일은 잉글랜드에서 건너왔다. 뮤지컬에서 유래된 스타일인데 그 자체로 역사가 있다. 퐁파두르는 195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와 조니 캐시가 주로 하던 헤어스타일이었다. 그 당시는 이미 스타일이 무엇인가를 아는 시대였고 그 사람들은 그 시대의 사람들이었으니 퐁파두르가 얼마나 멋진 스타일인가 생각해본다. 그래서 우리는 그 스타일을 배워야 한다. 플랫탑은 군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미국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커트 스타일 명칭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아까도 말했듯이 원래 있던 것들이다. 하지만 포스터에도 있는 대표적인 스타일 ‘스쿰백부기’는 우리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스토리를 설명하자면 롭 버터스라는 바버가 있는데 그의 손님 중 한 명은 머리를 항상 밀고 다녔다. 어느 날은 마음이 바뀌어서 머리를 길러 퐁파두르 스타일을 하고 싶어 했다. 그렇게 스타일을 유지하다 마음이 또 바뀌어 다시 원래 스타일로 하길 원했다. 그래서 롭이 지금 머리 자르긴 아까우니 자신이 생각한 스타일이 있는데 그걸 한번 시도해보자고 제안해서 만들어진 스타일이 바로 스쿰백부기이다. 물론 이전에 없던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고객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만들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결과적으로 롭도 마음에 들어 하고 고객도 너무 만족해서 포스터에 넣기로 결정했다. 스타일 명칭을 생각하던 중 롭의 제안으로 스쿰백부기라고 짓게 되었고 롭은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롭이 말하는 스쿰백부기의 뜻은 원래 있던 비슷한 스타일(플랫탑부기)에 우리 바버샵 이름을 합친 것을 영어식으로 표기했다. 네덜란드어 ‘schorem’(스코름, 영어로 scumbag)과 플랫탑부기를 합쳐 스쿰백부기가 된 것이다.

살롱 남성 커트와 바버 커트의 차이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살롱의 커트는 디자인적으로 창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패션의 변화에 맞춰 헤어스타일도 함께 변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바버 커트는 클래식한 스타일로 지난 몇 세기 동안 많은 남성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타일이다. 바버 커트를 하면 그것만으로도 클래식하기 때문에 돋보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남성들이 클래식한 바버 커트를 한다고 해서 멋져 보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보다 창의적이고 패션에 민감한 사람들은 살롱을 찾을 것이고 클래식한 바버 커트를 원한다면 바버샵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결국 선택은 고객의 몫이다. 나도 크리에이티브를 좋아하긴 하지만 클래식함에 더 끌리는 건 사실이다.

바버샵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스코름 바버샵은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보통은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일요일 월요일은 쉰다. 보통 7~8명의 바버가 일하는데 각 바버들이 하루에 8~12명 정도 손님을 커트한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하루에 오는 손님의 수가 100여 명에 이른다. 한 달 평균 22일 문을 연다고 한다면 1,600명 정도가 오는 거다. 와우, 이건 대단한 거다. 우리가 최고라고 말하진 않는다. 하지만 유명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유명하지 않았다면 당신(최재영 원장)은 여기 오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웃음)
우리와 함께하는 사람은 총 16명인데 13명의 바버와 1명의 포토그래퍼 그리고 1명의 인테리어 및 시설관리인, 1명의 소방요원이 있다. 그리고 우리 숍 바버들은 보통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 트레이닝을 받고 바로 일을 시작한다. 너무 빠른 듯 보이겠지만 우리만의 집중적인 트레이닝이 이루어진다. 이곳 바버샵은 컬러나 창의적인 디자인을 요하는 커트는 잘 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점도 있다.

리우젤(REUZEL)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리우젤과 스코름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리우젤은 많은 고통과 시련으로 탄생한 우리(스코름)의 자식이다. 바버샵 초기에 머리에 바를 포마드가 필요해 우리가 직접 만들어보려고 했다.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리고 이것저것 섞어 비슷하게 만들어 캔에 넣어 가져왔는데 그걸 동료에게 테스트해보고 일주일이 지나도 씻겨지지 않아 정말 고생했다.(웃음) 그러던 중 운이 좋게 회사에 합류한 직원이 우리의 시도를 보고 도움을 자청해 지금의 리우젤 제품이 만들어지게 됐다.
이 제품에 관한 스토리가 하나 더 있다. 우리가 처음 헤어 커트 포스터를 만들 때 리우젤 제품을 포스터에 넣었는데 사실 그때는 제품이 세상에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포스터는 우리의 스타일을 고객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고객들이 보고 여러 스타일 중 하나를 고르게 하면 고객도 쉽고 우리도 쉽고 스타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할 수 있고. 그래서 그 포스터를 더 만들어 원하는 사람들에게 팔고 우리 매장에 걸어두었다. 그러다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하루 만에 좋아요 수가 2만 개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다른 바버샵을 갔는데 우리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 그리고 또 하나 너무 놀라웠던 건 포스터 속 제품에 대한 문의였다. 어디서 구할 수 있냐는 댓글이 많았다. 우리는 이건 아주 특별하기 때문에 여기에 와야만 살 수 있다고 재치 있는 거짓말을 했다. 왜냐하면 당시에 제품은 나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하하. 제품은 그 후로부터 1년 반이 지난 뒤에 비로소 출시할 수 있었다.

스코름의 미래 그리고 바버샵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지난 5~6년 동안 바버샵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빠르게 성장한 만큼 더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바버샵이 문을 닫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 없이 돈만 벌려고 한다면 금방 문을 닫게 되더라. 10년, 20년이 지나도 그 자리에서 같은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에 대한 열정을 절대 잊어버리면 안 된다. 사람들이 이러한 마음을 갖고 바버샵을 오픈한다면 1960~70년대 바버샵의 몰락과 같은 아픈 역사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바버샵도 사회 구성 요소 중 하나로, 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바버샵의 존재 이유가 있는거다. 시대적 요구라고 할까? 왜냐하면 많은 남성들이 여성들 사이에 앉아 머리 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코름은 여러 지점을 오픈할 기회가 있었지만 우리가 원하지 않았다. 5년, 10년이 지나도 우리는 여기에 있을 거다. 다른 도시로 가고 싶지는 않다. 시간이 지나도 이 자리에서 당신을 기다릴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당신이 나이가 들어 우리를 추억하며 찾아왔을 때 우리가 여기에 그대로 있다고 상상해본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바로 그것이 포인트다.

sharethis facebook blog pola

<그라피>의 모든 기사와 사진을 상업적인 용도로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