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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소형 살롱 인테리어의 진화 1

2017-08-11 오전 10:47:00

소형 살롱 인테리어의 진화 1
 
개성 있는 소형 살롱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
작아서 더욱 빛을 발하는 소형 공간의 매력.

에디터 최은혜  
글, 사진 이동헌 대표 (스투디오 올라)
 


빛의 프레임으로 전체 창을 강조 해 밤에는 색다른 이미지를 준다. 돌출 돌출 간판에는 별과 가위만 넣어 감각적으로 연출했다.  

‘ESTUDIO’ 독보적인 파사드의 위력 의뢰인 부부는 공간 디자인에 대해 우 리에게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말했다. 단 좀 더 새롭고 특출난 그리고 아무나 따라 하기 힘든 단 하나의 파사드 디자인을 원했다.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간단명료하면서 까다롭고 어려운 요청이었다. 상공간의 얼굴인 파사드 디자 인 중에서 어느 하나 특별하고 싶지 않았던 경우가 있을까. 그렇지만 많은 헤 어숍들은 성형을 한 것처럼, 대부분 비슷하다. 개성을 강조하고 싶은 노력은 넘쳐났지만 결과적으로는 매력 없는 뻔한 얼굴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국적인 감성의 파사드 경기도 화성시 반정동에 위치한 에스토디오 (Estudio)는 말 그대로 공부, 연구, 학습이라는 뜻이지만 의뢰인 부부는 표 현의 학문이라는 의미로 강조하고 싶어 했다. 프랑스어로의 ‘표현학’이라는 의미를 더 고려한 듯 진중하고 깊이 있는 태도가 느껴지는 멋진 이름이었다. 이런 의미와 더불어 시술대 3개, 샴푸 2개, 일대일 헤어 시술을 위한 공간, 그리고 복층 공간까지 담아내야 하는 프로젝트였다.

먼저 이국적인 감성을 파사드 디자인에 담아보았다. 클래식을 바탕으로 한 외부 파사드에 미니멀로 한정된 내부 공간의 디자인을 대비시킴으로써 생소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리고 내부 공간의 액티비티가 외부로 드러나게 해, 공간 스스로 기능을 표현하도록 했다. 빛의 프레임으로 강조된 전체창이 액티비티를 투영하는 스크린 역할을 함과 동시에 내부 공간의 헤어 시술을 무대 처럼 표현했다.

내부 공간의 플로어 레벨과 주출입문을 감싸는 외곽의 형태 를 조명으로 이루어진 ‘선’으로 그려내어, 이국적이고 클래식의 의미를 재해 석한 파사드를 표현했다. 돌출 간판의 디자인 또한 전면에는 ‘별’ 하나 측면에는 ‘가위’ 하나를 조그맣게 그려 내부 공간의 기능을 표현했다. 오히려 간판 같지 않게 자연스럽고 감각적인 느낌을 주었다. 

 

 
 
시술대 3개, 샴푸대 2개, 일대일 공간과 복층으로 구성된 살 롱의 내부. 


공간 속의 또 다른 공간 이 작업은 독창적인 파사드 디자인을 실현하면서 내부 공간은 공간 디 자이너로서의 의도까지 담아내야 했다. 프라이버시와 퍼블릭(public)의 나눔과 혼재, 그리고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의 모호함을 표현하기 위해서 하나의 공간 속에 그야말로 ‘건축을 하듯’ 디자인했다. 즉 ‘집 속에 집’, ‘공간 속에 또 다른 공간’이 있는 콘셉트이다. 공간을 한정하는 매스(mass) 밖의 공간을 외부 공간인 듯 표현하면서 필요한 기능을 구성했 다. 리셉션의 기능을 의미하는 긴 가로의 계산대 매스 위에 좀 더 매시브(massive)한 직육면 체의 형태를 두고 그 아래 공간에 샴푸실과 화장실, 그리고 약재실을 구성했다.

탈중력적인 육중한 직육면체 매스의 컬러인 화이트는 복층 공간의 외피이자, 내부 공간을 다시 외부 공간의 뉘앙스로 전향하게 하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매스의 켜를 벗겨낸 듯한 판은 그 아래 2개의 시술대를 위한 조명으로 기능하게 하고, 매스 아랫면에 가로로 길게 패어진 부분 또한 내추럴 우드가 원래의 속살인 양 살짝 비치게 해두면서, 조명의 기능을 하나하나 살릴 수 있 게 했다.

사과의 껍질과 속살이 있듯 화이트는 표피, 그리고 내추럴 우드는 속살의 의미로 규정 했고 양쪽의 벽은 어두운 고벽돌과 우드 패널로 마감했는데, 이 블랙 컬러는 외부 공간의 소재 를 상징하고 있다. 계단을 올라 만날 수 있는 공간은 내부 공간 중 가장 격 있고 프라이빗한 공간이지만, 역설적으로 외부 도로에서는 오히려 가장 드러나는 부분이다. 복층 공간의 화이트 매스처럼 계산대 또한 바닥에서 부양된 느낌을 강조했다. 계산대 매스가 질러 들어와 계단의 레벨차로 인해 한 사람만을 위한 테이블이 된다.

이런 점이 겹쳐지는 동시에, 카운터와의 경계를 불투명한 유리로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테이블 에 앉아 있는 사람과 시술받는 사람과의 유대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표현들이 하나하나 더해져 ‘공간 속의 공간’이라는 콘셉트를 살렸고, 독창적인 공간 디자인을 실현할 수 있었다.

헤어숍, 과장된 럭셔리의 굴레를 벗어나 언젠가부터 헤어숍을 디자인함에 있어 ‘럭셔리’를 표현 하는 것이 기본인 양 작업했다. 고급스러움을 ‘과장’하거나 화려함을 ‘가장’하는 것이 헤어숍의 근본적인 메소드라고 생각했던 걸까. 이러한 태도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겠지만 과장되고 불편 한 고급스러움이 아닌 수수한 럭셔리를 표현하는 것이 이 작업의 가장 중요한 애티튜드였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꾸미지 않은 화려함, 단순한 고급스러움. 이런 것들은 실현하기 힘들지만 또 해내고 싶은  작업이기도 하다. 헤어 디자이너들의 헤어스타일은 헤어숍이라는 공간을 벗어나면 화려함이 과장되어 주변과 어울리지 않고 어색해 보이기도 한다.

패션 디자이너들이 매번 모델을 섭외하기 힘들어 직접 피 팅을 하며 디자인을 하듯, 헤어 디자이너도 연습과 스터디를 통해 서로에게 시술을 해보기 때 문이기도 하겠다. 그동안 나 자신이 완성해왔던 공간 디자인도 화려함을 과장하고 고급스러움 을 가장해왔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화려함이 소비자에게 잘 통한다는 것을 알 기에 럭셔리한 연출을 더 과장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에스토디오의 작업에서는 과장된 고급성 을 피하려고 했다.

요즘 의뢰인들에게 자주 듣는 얘기가 있다. 바로 “미용실 같지 않은 미용실을 만들어주세요”이다. 뻔하고 전형적인 미용실 인테리어가 아닌 그 무언가를 원하는 것이다. 나 역시 이번 작업에 서 그 가치를 실현해내고 싶었다. 미용실의 전형성을 넘어선 공간 디자인은 무엇일까에 대한 탐구가 이 작업을 이끌어왔다. 길을 가던 사람들이 이 공간을 바라볼 때, 이 헤어숍을 운영하는 오너에 대한 뛰어난 감각에 대해 저절로 이끌리듯 방문할 수밖에 없는 그런 공간 디자인을 실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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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헌 대표
1998 경기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2000 경기대대학원 건축학과 수학
2001 The Faculty of Architecture at University of Manitoba
캐나다 마니토바 주립대 대학원 건축학과 수학
2001 WL architects & associates 더블유엘 아키텍츠 앤 어소시에이츠 공동 대표
2005 C9 architects & associates  씨나인에이에이 설립
2012~ 현재 studio OLAA 스투디오 올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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