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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도전하는 아티스트, 밤비

2017-10-11 오전 10:05:00

도전하는 아티스트, 밤비

여성 디자이너는 많다. 그러나 헤어쇼 참여나 작품 활동에 꾸준한 열정과 에너지를 쏟는 여성 디자이너는 흔하지 않다.
밤비헤어의 밤비 원장은 스스로에 한계를 두지 않고 언제나 부딪히고 도전하며 그녀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중이다.

에디터 장혜민
포토그래퍼 사재성


최근 여러 헤어쇼와 세미나의 라인업에 ‘밤비’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해요. 이렇듯 끊임없이 도전하는 원동력과 계기는 뭘까요? 가장 큰 원동력은 ‘재미’죠. 어느덧 미용을 시작한 지 18년이 됐어요. 40대가 가까워지면서 무언가에 도전하지 않으면뒤처질까봐 불안한 적이 많았죠. 어렸을 때는 제가 생각해도 정말 열정적인 직원이었는데, 처음 입사했던 곳에서는 디자이너 4명에 스태프는 3년 동안 저 혼자였는데도 정말 재미있게 일했던 것 같아요. 당시 주로 시간을 보내는 곳은 샴푸대였지만 힘들단 생각은 안했어요. 그런데 점점 경력이 쌓이면서 숫자에 민감해져야 하는 디자이너가 되다 보니 하루하루 일하는 게 힘든 노동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죠. 퇴근시간에 녹초가 되어버린 제 자신을 보며 초심을 잃지 말라던 선배들의 충고를 계속떠올렸어요. 결국 초심을 되찾는 돌파구는 저를 끊임없이 시험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부딪히면서 결과가 좋든 나쁘든 지지를 받는 그 에너지가 너무 좋아 또다시 도전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개성시대라지만 여전히 무난하고 평범한 스타일을 원하는 고객이 많아요. 디자이너로서 좀 더 과감하게 표현하고 싶지만 고객의 요구가 우선이니 항상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갈증이 있죠. 감사하고 다행스럽게도 매해 여러 대회와 헤어쇼가 열리고 제가 직접 참여해 그러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해요. 고객들도 제가 이렇게 활발히 활동하는 걸 지켜보면서 더욱 절 신뢰하시더라고요. 익숙한것에서 벗어나 계속 도전하다 보니 이렇게 <그라피> 인터뷰를 하는 멋진 날도 왔잖아요?(웃음)

밤비헤어는 어떤 살롱인가요? ‘나를 위한 쉼표’. 밤비헤어는 스태프 없이 디자이너와 일대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쉼터 같은 헤어숍이에요. 10년 넘은 단골 고객이 80 이상이죠. 매장 규모나 직원 수를 성공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은 행복지수예요. 요즘 최저임금이나 퇴직금 등의 이슈로 이래저래 예전과는 살롱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지금 제 나이쯤 되는 세대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분위기였는데, 현 세대는 뭐랄까 ‘그러니까, 당신이 나한테 뭘 어떻게 해줄 수 있는데?’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이런 면에서 밤비헤어는 고객은 물론 제게도 감성 힐링센터와 같은 장소예요. 현재 밤비헤어는 믿음직한 후배들과 운영하고 있는데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경영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올해 웰라 NTVA 수상을 축하드려요. 작품 ‘키덜트 가디언즈’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세상이 점점 각박해졌잖아요. 마치 엽기 애니메이션 같은 일이 마치 일상처럼벌어지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그런 생각과 관심을 반영한 작품이 ‘키덜트 가디언즈’예요. 색채학을 전공한 모델과 밤비헤어의 박소영, 조시은 실장님과 많은 회의를거쳤죠. 이번 2017 웰라 NTVA를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요. 마치 운명 같았던 모델 픽업부터 비영리 미용그룹인 ‘뷰드림’, 늘 든든한 홍대 컬렉션팀 ‘미라클’ 멤버들도 부족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구하면 늘 힘이 되어줬어요. 인복 하나는 정말 타고난 것 같아요. 하하. 또 대회 생방송 중에 키덜트 가디언즈를 <어벤저스>에 합류시켜야 한다는 댓글이 달렸는데 너무나 기쁘고 신났어요. 비록 3등을 했지만 마음만큼은 진심으로 1등을 한 것처럼 뿌듯했죠.

작품의 스타일과 컬러에 대한 영감은 어떻게 얻고 있나요? 자연 풍경, 아이들의 장난감, 애완 물고기 베타 등 일상생활에서 겪는 사소한 모든 것들이 제게 영감을 준다고 말하면 조금 식상할까요? 현재 트렌드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부분도 있지만일단 모델이 정해지면 그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떠올리고, 떠오르는 이미지에 맞는캐릭터가 나올 법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많이 봐요. 10년 정도 지난 옛날 잡지도 보고요. 사진전이나 일러스트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아티스트가 저마다의 시각으로 작품을 표현해내고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이 너무 멋지거든요. 트렌드는 그저 트렌드일 뿐이고 따라가는 것보단 만들어내는 것이 디자이너의 사명이 아닐까 생각해요.가끔 숍에 놀러오는 아홉 살 딸은 신선한 아이디어 뱅크인데, 언젠가 제가 미용 연습할 때 하도 졸라서 나란히 옆에서 같이 연습하다가 딸의 작품에서 좋은 영감을받게 된 적이 있어요. 그 후로는 종종 함께 연습을 하죠.(웃음) 작품이 너무 과하거나 지나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는 지극히 평범한 남편의 단호박(?) 평가도 도움이 돼요. 이렇듯 삶에서 보고 겪고 듣는 모든 것이 제게 큰 영향을 주고 있어요.
매번 이런 대회나 쇼를 위해서는 작품 구상은 물론, 의상 및 메이크업 등 전체적인룩이 매우 중요하잖아요.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의상이죠.리얼리티 작품의 경우에는 흔히 입는 의상을 살짝 리폼해서 수선만 하면 되지만 이번 웰라 NTVA처럼 크리에이티브한 스타일에는 밸런스를 위해 좀 더 과장된 의상이 필요해요. 의상을 만들 수 있는 전문지식이 없기 때문에 보통 의상과 졸업 작품또는 무리한 비용을 들여 구입하게 되는 경우 조금 부담이 되죠. 그래도 오로지 좋은 작품을 위해서 이러한 부분을 감수하고 있는데 의상팀이 함께 연결되어 있으면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또 모델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신경 쓰게 되는 부분이죠. 보통 작업할 때 동양인 모발 특성상 탈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아무리 돈을 받고 고용됐다고 하더라도 소중한 몸의 일부이기 때문에 세심히 조율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밤비의 미용 철학을 말한다면? 제가 스태프 시절 노트에 써놓은 글이 있는데, ‘지금 당장 변화가 없다고 포기하지 않기’ ‘옳다고 생각한 일은 끝까지 흔들리지 말기’ ‘일이 끝날 때까지 시간과 정성, 관심을 쏟아부을 것’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이 일하기’였어요. 힘들 때마다 이 글이 위로가 됐고 거울을 보며 한 번 씨익 웃으며 힘을 냈죠. ‘긍정적인 생각과 적극적인 자세는 늘 좋은 결과를 만든다’, 어쩌면 이것이저의 미용 철학이 아닐까 싶어요. 저희 집 가훈이기도 하죠.

앞으로의 목표와 바람. 올해 계획했던 마지막 도전인 DA가 11월에 있어요. 일단이 대회를 후회 없이 준비하고 충분히 즐기고 싶어요. 2018년에도 재밌는 도전은계속되겠죠. 또 재능 기부할 수 있는 봉사도 꾸준히 다니면서 마음만큼은 더욱 부자가 되고 싶어요. 아, 현재 매장이 너무 좁아서 살짝 확장하고 헤드스파를 겸하고싶은 욕심이 있는데 맘에 쏙 드는 자리가 생기면 가능할까요? 하하.“언제든 그 자리에 가면 그곳엔 그녀가 있다” 오랜 단골 고객께서 남겨주신 메시지예요. 요즘은 경력이 조금 쌓였다 싶으면 살롱 경영으로 눈길을 돌리거나 매장 수를 키우는 데 주력하는 미용인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미용인이라면 응당 해야만하는 살롱워크를 너무 쉽게 놓아버리고 성공의 기준을 오로지 숫자와 이윤으로 잡아버리는 거죠. 물론 그 분야에서 뛰어난 분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미용사로서의 자부심을 결코 잃지 말고 많은 것에 도전하면서 우리들 스스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미용인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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