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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너의 이름은…

2018-01-05 오후 3:37:00

너의 이름은…

세상에 의미 없는 이름은 없다. 자신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디자이너의 이름.
 
에디터 최은혜



웬디 정
영국에서 만난 남자친구 이름이 피터였다. 그 친구가 동안이라서 ‘피터팬’이라고 불렀고 자연스럽게 ‘웬디(피터 팬의 여자친구)’라는 이름을 갖게 됐 다. 웬디는 영국 이름인데 엄마 세대에서 많이 불린다. “웬디는 ‘스스로 빛을 가지고 일어서다’라는 뜻이 담긴 이름이기도 해요. 20년 동안 불리다보니 본명(정유선)보다 친숙하네요. 웬디라는 이름으로 미용을 시작해서 더욱 뜻깊고요.”



완다 원장(잭슨파마)
본명은 이언정. 완다 잭슨이라는 로커빌리(rock-a-billy) 가수를 좋아해서 완다로 정했다. 처음 숍을 혼자 운영할 땐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해외와 교류가 잦 아지면서 ‘완다’로 바꿨다. “예전에 해외 갔을 때 어떤 분이 제 이름을 듣고 “완다, 원더풀! 완다, 원더풀!”이라고 계속 그러는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약간 외국식 아재 개그 같은 거라고 친구가 말해주더라고요. 그 후로 몇 번 그분을 봤는데 정말 볼 때마다 “완다, 원더풀!” 그래요. 그러면서 본인만 웃고.(웃음)” 



용큐쌤 디자이너(HMBA)
본명은 최다은. 디자이너로 활동한 지 5년 됐는데 재작년 이맘때쯤 슬럼프가 와서 9개월 가까이 쉬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저 그냥 올해 쉴까 봐요”라고 말했다. 크게 혼날 줄 알았는데 “다은아, 아빠는 다은이를 믿는다. 쉬고 싶으면 쉬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아라. 아빠는 너를 지지한다”라고 위로해주셨다. 그 순간 아버지 눈빛을 보고 정신이 들었다. 한 달 후 디자이너로 복귀했고 ‘용큐’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아버지 성함이 최 ‘용’자 ‘규’자이기 때문.  “블로그를 보고 오거나 소개 고객들은 제가 여자인 걸 알고 방문하지만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오는 고객들은 조금(혹은 많이) 놀라더라고요. 이름만 보고 당연히 남자일줄 알았다면서요.(웃음)”
 

빛글 디자이너(니우)
본명은 장혜정. 미용을 시작할 때부터 어떤 이름이 고객들의 기억에 남을까를 고민하면서 영어, 일어, 한국어까지 거 의 100개가 넘는 이름을 만들어봤다. 그러다 명함을 주문하는 당일 ‘빛글’이라 는 단어를 알게 됐다. 순한글로 ‘세상 사람들의 빛, 길잡이가 되어라’란 뜻도 좋았다. “처음 오는 고객들은 항상 본명이냐고 물어봐요. 친한 지인들은 발음을 편하게 하며 ‘비글’이라고 놀리기도 해요.(웃음)” 


(좌)잭콕 (중간)말리부 (우)슬링

RUM 

술 이름을 차용한 바버샵 럼(RUM)은 그 의미에 맞게 바버들의 이름도 모두 술에서 가져왔다. 웃음 없인 들을 수 없는 그들의 사연.

말리부 바버
본명은 신명섭. 바버샵 럼이라는 큰 틀이 정해진 후 술 이름을 찾다가 하얗고 젠틀하고 심플해 보이고 싶은 나의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슬링 바버는 내가 말리부(malibu)같이 생겼다고 했는데 도대체 말리부같이 생긴 건 뭘까?(그의 지론으로 는 ‘부드럽고 달달한’ 어쩌고 그랬는데 논리적이지 못하다!)

난 고객에게 젠틀하면서 위트 있고 자유분방한 모습의 이발사로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고객들에게 나는 무거운 사람으로 보이는 것 같다. 아마도 직업 군인이었던 습관이 남아 무게감을 더하는 건 아닐까. 6년간의 ‘군대물’이 빠지고 나면 그땐 정말 내가 원한 말리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잭콕 바버
본명은 이수호. 럼이라는 큰 틀 안에서 어울리고 싶어 잭콕이라 지었다. 신기하게도 20살에 잭콕을 엄청 많이 마셨는데 28 살에 내가 잭콕이 됐다! 이름에 얽힌 큰 에피소드는 없지만 고객들이 가끔 잭콕이 아닌 ‘잭 다니엘’로 부른다. 고객들에게는 잭콕보다는 잭다니엘로 기억이 되나 보다. 솔직히 잭다니 엘이든 잭콕이든 상관없지만 둘 다 오그라든 다. 그냥 본명이 좋다.

슬링 바버
모두의 이름이 정해지고 내 차례가 왔다. 인상이 강해서 부드러운 이름이 필요했다. 사람들은 술 취한 다음날은 기억 못해도 뭘 먹고 취했는지는 기억한다. 그런 이름이 필요했다. 사실 럼에서 내 이름을 정하는게 가장 오래 걸렸다. 불독, 크라켄… 차라리 사 랑이가 낫겠다(믿을 수 없지만 본명은 김사랑 이다) 싶었다. 엄청난 고뇌 끝에 슬링으로 결 정했고 형들은 “‘슬랙’(패션모델 겸 바버)을 따라 하는 거 아니야?”라고 했는데 그건 아니다. 하지만 태우형(슬랙 바버의 본명)을 좋아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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