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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침묵도 서비스가 될까?

2018-02-01 오후 2:41:00

비대면 서비스가 주목받는 시대, 소통 중심의 미용실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에디터 최은혜
포토그래퍼 정푸르나
도움말 이상화 원장(캄스헤어· 캄스아카데미), 유주호 대표(파란헤어), 고구원 대표(더퍼스트헤어)



 
스마트폰을 통한 소통의 확대, 관태기(관계 권태기의 합성어로 새로운 사람과 관 계를 맺는 것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 것에 대한 신조어) 등 현대인들의 특성을 반 영한 침묵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김난도 교수의 〈2018 트렌드 코 리아〉에서는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언택트(Untact) 기술이 주목받을 것이 라고 전망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직원이 개입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 제는 오히려 대면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서 언택트 기술이나 침묵 서비스의 형태로 변화되었고 큰 호응을 얻었다. 그렇다면 미용실에서는 이러한 침묵 서비스 정착이 가능할까?

파란헤어는 시술 전 고객에게 나눠주는 고객 관리 설문지에 독특한 항목이 있다. 기타 희망사항을 알려달라는 항목 끝에는 ‘스타일을 조언해주세요’ ‘집에서 머리를 만지는 방법을 알려주세요’라는 항목과는 대조적으로 ‘조용히 편하게 머리하고 싶으니 필요 이상 말 시키지 말아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말 그대로 불필요한 대화를 원치 않는 고객들을 위한 항목이다.

“요즘은 개인적인 성향이 너무나 강해서 실시간 예약 및 020 서비스를 통해 원하 는 스타일 사진, 요구 사항, 가격 등을 서로 미리 알고 있다. 간단한 시술이라면 첫 방문부터 이 서비스를  신청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 조용히 서비스만을 원하 는 고객들을 위해 도입하게 됐다. 변화에 발맞춘다면 이런 서비스도 크게 문제되 지 않을 것 같다”고 파란헤어 유주호 대표는 말한다.

택시를 탔을 때 운전기사와의 대화가 불편한 이들이 있듯 미용실에서 디자이너와 의 대화를 불편해하는 고객들도 있다. 시술 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파악하기 위한 상담을 하면서 필수로 거쳐야 하는 대화를 제외하고, 시술 중 나누는 사적인 대화들과 영업적인 말들을 불편해하는 것이다. 또 기존에는 전화를 통해 예약을 했다면 이제는 카카오헤어샵 등과 같은 O2O 서비스를 통해 예약할 수 있 는 시대이다.



파란헤어의 고객 관리 설문지 중 있는 항목


유주호 대표는 고객과 최소한의 소통(시술적인 부분, 요금 제시 등)을 제외한 침묵 서비스 또한 일반 서비스와 같은 또 다른 하나의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일본의 헤어숍에서 많이 사라졌지만 과거에 번성했던 카리스마 디자이너 또한 침묵 서비스를 기본 바탕으로 한 부류이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도 예전 2000년 초반까 지만 하더라도 남자 디자이너들 중 종종 일부러 과묵한 척 무심한 척했던 이들도 있었다”며 “침묵 서비스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단지 미용업계의 특성상 매장 방문 시 담당 디자이너와 공감과 소통이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많이 찾지 않던 서비스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완전한 침묵 서비스가 어려운 미용실이기에 고구원 대표는 고객과의 소통은 필수 라고 전한다. “침묵 서비스가 요즘 트렌드이긴 하다. 고객은 헤어살롱에 머리를 예쁘게 하러 오기도 하지만 헤드스파(릴랙스)나 분위기 전환으로 살롱을 찾는 경우 도 있기 때문이다. 업종 특성상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떼려야 뗄 수 없을 것 같 다. 고객이 불편해할 수도 있지만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고객을 재방문으로 이끌어 내야 하고 그러려면 고객과의 소통, 교감이 있어야 해 적절히 조화를 이루기가 어 려운 것 같다.”

캄스헤어 이상화 원장 역시 미용실이라는 공간은 다르다고 전한다. “일본의 백화 점은 극진하게 고객에게 밀착 서비스를 하고 프랑스 파리의 백화점은 고객이 도움을 요청할 때까지 기다린다. 어느 쪽이 맞고 어느 쪽이 틀리다는 정답은 없다. 과 한 친절은 서로를 피곤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미용실이라는 공간은 좀 다르지 않을까? 고객에게 많은 질문을 통해 취향을 체크하고 스타일을 추천해야 하며 라이 프 패턴을 빅데이터 삼아 점판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고객이 정해진 질문 외에 다른 대화엔 침묵한다면 점점 소통이 어려워질 것이다.”

앞서 파란헤어의 사례처럼 고객의 니즈에 최대한 맞추며 서비스를 하는 것도 방법 이지만, 대화에 대해 디자이너와 고객의 니즈가 다르다면 어려움은 크다. 고구원 대표는 신규 고객일 경우 교감과 소통을 누적한다는 느낌으로 이어가길 조언한다.

“단골 고객은 눈빛만 봐도 오늘 기분이 어떤지 금방 캐치해내어 그에 맞게 충분히 서비스할 수 있다. 신규 고객일 경우엔 역시나 처음부터 무리한 소통은 반감이 생 길 수 있으니 살짝 여운을 남긴다. 1~3회 정도의 방문을 통해 교감과 소통을 누 적한다는 느낌으로 이어나가면 좋겠다. 그마저도 대화가 싫은 고객은 솔직히 몇 마디 대화만 나눠봐도 느낌이 온다.” 그러나 대화가 귀찮고 휴식을 원하는 고객이 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교감을 나누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는 것이 고구원 대표의 주장이다.

“미용업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소통과 침묵을 적절히 조율해 서비스한다면 새로운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패스트푸드점, 공항, 이제는 쇼핑몰까지 키오스크 등의 기계가 사람을 대신해 들 어올 때부터 나갈 때까지 입 한번 떼지 않고 쇼핑이 가능한 시대가 왔다. 따라서 앞으로는 인적 서비스가 프리미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완전한 침묵과 단 절보다는 소통에서 오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

이상화 원장은 헤어살롱에서 고객과의 대화는 큰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올 것인데 벌써 소통이 단절되는 모습이 조금 슬프다. 우리가 기계와 너무 친해졌고 사람과 사람 간의 매력을 느끼지 못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유럽에서 헤어 디자이너는 카운슬러이며 상담사이기도 하다. 최근 홍콩 출장에서 싱가포르 현지 지인을 만났는데 한국 디자이너들이 기술은 뛰어나 지만 고객과의 대화가 어려워 자리매김이 어렵다고 들었다. 매력이 있는 사람의 말은 계속 듣고 싶어지는 것처럼 고객에게 매력을 발산할 수 있도록 이야깃거리를 꾸준히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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