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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시디 아시아 리얼리티 헤어쇼 ICD ASIA REALITY HAIR SHOW
  • 성재희
  • 승인 2015.12.0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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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아시아. 지난 10월 27일 도쿄 시나가와 인터시티 홀에서 열린 ICD ASIA REALITY HAIR SHOW를 보면서 떠올린 문장이다. 지금 아시아의 미용은 '따라가는' 미용이 아닌, '리드하는' 주제로 거듭나며 뜨거운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아시아 리얼리티 헤어쇼는 세계적인 헤어드레싱 단체인 ICD(Intercoiffure Mondial)의 아시아 지역 축제다. 개최지인 일본을 비롯해 한국, 중국, 홍콩,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8개국의 미용인들이 모여 미용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확인하는 자리. ICD는 1925년 스위스, 독일, 영국 국적의 미용인들이 모여 독일 함부르크에서 설립한 헤어드레싱 단체에서 출발했다. 1925년 발족 이후 헤어드레서인 기욤(Guillaume), 알베르 푸리에(Albert Pourriere) 등이 합심해 체제를 개편하면서 범세계적인 단체로 발돋움했으며, 프랑스 파리 본부를 중심으로 56개 회원국이 활동 중 이다.  
 
비달사순, 알렉산더 드 파리, 루이스 융게라스 등 미용인이라면 한번쯤 들었음직한 전설적인 미용인들이 ICD를 거쳤다. ICD는 매년 파리 몬디알 퍼포먼스를 열고 4년마다 월드 콩그레스를 개최하며 세계적인 헤어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다. ICD코리아는 1984년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김봉란 회장이 초대 회장을 지낸 이후 2013년 2월 5일 이철 회장 체제의 ICD가 재발족해 현재 40여 명의 미용인들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 아모스프로페셔널, 아베다, 하시스, 호유프로페셔널, 일진코스메틱스, 로레알 프로페셔널, 밀본코리아, 시세이도 프로페셔널, 다카라벨몬트, 웰라코리아, 오오히로코리아, 구레이쓰이온, 제이엠더블류, 소키와칸이 명예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대륙에서 번갈아 4년마다 개최하는 월드 콩그레스는 2016년 9월 14~1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다. 미용인의 노블레스 클럽이라는 ICD를 주축으로 만난 아시아 미용인들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하나둘 행사장에 모여들었다. 
 
도쿄 시나가와 인터시티 홀. 아시아 리얼리티 헤어쇼 시작 직전.
도쿄 시나가와 인터시티 홀. 아시아 리얼리티 헤어쇼 시작 직전.
ICD 아시아 리얼리티 헤어쇼는 그저 축제일뿐이지만 시작 전 장내는 왠지 모를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ICD 엠블럼만이 도드라진 무대의 적막을 깬 것은 ICD 아시아 회장인 가키모토 에이조 회장의 등장. 가키모토 회장은 일본 가키모토 암즈의 대표로 한국에서도 낯익은 인물이다. 그는 현재 ICD가 아시아, 유럽, 노르딕,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나뉘어 활동 중이며, 특히 아시아 지역은 이날 참석한 8개국 이외에 말레이시아와 스리랑카, 베트남 등이 가입 예정국으로 내정돼 있다고 설명한 후 아시아 회원국의 회장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올해 아시아 리얼리티 헤어쇼는 회원국의 쇼를 포함해 총 11개 스테이지로 진행됐다. 약 10분씩 진행된 무대 사이의 인터벌은 ICD 일본의 스폰사 홍보 영상이 채웠다. 행사의 첫 번째 무대는 시뇽(CHIGNON). 이타야 히로미 등 일본 남성 미용인 3인이 등장해 풍성한 듯 과하지 않은 밸런스의 정교한 시뇽 스타일로 차분하게 무대를 이끌었다. 지난해 패기 넘치는 작품으로 강렬한 여운을 남긴 태국 팀은 올해도 역시 에너지 넘치는 작품으로 또 한번 시선을 모았다. 특히 다크하면서도 강렬한 커트 앤 컬러 스타일을 선보인 가운데 모델 못지않게 차려입은 디자이너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태국에 이은 인도네시아는 탁월한 기획력으로 좋은 평가를 얻은 팀 중 하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담소를 나누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으로 시작한 영상은 마치 애플의 광고를 보듯 도시 여성의 일상을 상큼하게 표현한 후 ‘We are indonesian today’라는 자막으로 마무리함으로써 ‘2015 아시아 각국의 도시 감성과 트렌드’라는 행사 테마를 적절히 담아냈다. 무대 위에 선보인 헤어의 완성도가 높았던 것은 아니나 영상과 콘셉트를 맞춘 시도가 신선했다. 
 
ICD 일본 팀은 중견 미용인 3인이 나와 빠르고 강렬한 비트에 맞춰 춤을 추듯 커트 시연을 선보였으며 이들을 클로즈업한 모습을 흑백으로 중계함으로써 시각과 청각의 언밸런스한 조화를 이뤘다. ICD 주니어 회원들이 참여하는 기욤 파운데이션 무대는 대만과 일본의 콜래버레이션으로 진행됐다. 홍콩 팀은 붉은 망토를 걸친 모델 둘만 등장시켜 한 명은 아이롱 웨이브를, 나머지 모델은 아방가르드한 헤어 작품을 선보였다.  
 
드디어 한국 팀 순서. ICD 광주지역의 회원인 윤미성, 변순순, 정채선, 고순금 원장이 참여한 한국 팀은 과거 크게 이슈가 되었던 한 통신사의 티저 광고처럼 독특한 영상을 통해 좌중의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영상 속 전위적인 의상을 입은 4명의 여자 모델이 건물 옥상으로 보이는 곳에서 천천히 움직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무대 위로 등장했다. 그러자 디자이너들도 무대에 올라 스타일링을 시연했고 ‘Dynamic Gwangju Korea’를 타이틀로 한 역동적인 영상이 뒤를 이었다. 그사이 겉옷을 벗고 발랄한 무대의상으로 변신한 모델들이 워킹하자 관중석에서 휴대폰 카메라가 번쩍이기 시작했다. 한류 때문인지 한국의 무대에는 휴대폰 촬영이 유독 많았는데, 한국 뷰티가 여전히 세계적으로 통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ICD KOREA 팀 무대
ICD코리아의 패션디렉터로서 이번 무대 디렉팅을 맡은 김용진 원장은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표현하는 데 있어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스타일과 컬러를 반영하는 한편, 한복의 옷고름을 의상에 응용함으로써 전통미의 요소를 남겨놓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전통미를 대신해 21세기 한국 트렌드를 국제무대에 선보인 것은 이번 쇼의 테마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류로 얻은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비춰졌다. 또한 영상 ‘다이내믹 광주 코리아’를 띄움으로써 한국에는 서울이라는 도시만 있는 것이 아님을 해외에 알리는 기회로 삼은 시도가 좋았다.
 
ICD 한국팀 모델들. 전위적인 무대 의상과 동작이 인상적이다. 3 도쿄 시나가와 인터시티 홀.
ICD 한국팀 모델들. 전위적인 무대 의상과 동작이 인상적이다. 3 도쿄 시나가와 인터시티 홀.
한국 무대에 이은 ICD 중국의 홍보 영상은 2016년 상하이 월드 콩그레스에 관한 영상은 흑백으로 처리한 과거 상하이 거리와 컬러의 현대 거리를 오버랩함으로써, 결국 과거 중국이 아닌 현재의 중국을 주목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내년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무대에 선 아오야마 팀은 일본 Anti살롱의 대표이자 일본 ICD 무대의 단골 인사인 토시유키 코마츠를 비롯한 원로들이 등장해 역시나 안정감 있는 무대를 선사했다.
뒤를 이은 대만 팀은 행사 본래의 테마에 부합하는 작품 콘셉트와 높은 완성도, 짜임새 있는 무대 구성 등으로 한국 ICD 회원들이 높게 평가한 무대 중 하나다. 주어진 시간 내에서 모델들의 변화가 뚜렷하면서도 웰메이드한 헤어 작품을 선보였으며, 디자이너들의 깔끔한 무대 매너 또한 나무랄 데 없었다는 평이다. 
 
일본 업스타일 ‘선수’들로 구성된 나이트 오브 더 스타스 팀(Night of theStars team)은 일본 미용 전문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히로유키 오바야시를 비롯한 업스타일 프로들이 등장해 꽉 찬 무대를 선사했다. 작품이나 무대의상에서 흠잡을 데 없었지만, 최근 파리 몬디알 행사에서 이미 보았던 작품이라는 점이 다소 아쉽다는 견해가 있었다. 
 
피날레를 앞두고 등장한 세계 ICD 클라우스 피터 옥스 회장은 내년에 있을 상하이 월드 콩그레스에 대해 소개했다. ICD 월드 콩그레스는 2000년 베를린, 2004년 도쿄, 2008년 리오, 2012년 로마에 이어 4년마다 열리는 대회로 2016년 상하이에는 40개국 2천 명의 미용인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브랜드가 스폰서로 참여하는 가운데, 갈라쇼와 프레스티지 쇼 등 20여 개의 쇼가 예정돼 있으며, 행사 전후 투어 일정과 5성급 호텔 이용 등에 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번 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중국 무대는 수묵화와 샌드 아트를 이용한 영상을 배경으로 중국인이 좋아하는 황금색에 초록색을 포인트로 한 화려한 무대의상의 모델을 등장시키며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했다. 중국 팀은 헤어 작품은 물론 의상까지 어디에도 뒤지지 않겠다는 포부가 느껴질 만큼 기세등등한 면모를 과시했다. ICD 행사에는 기본적으로 콘테스트가 없다. 화합과 교류라는 모임의 목적에 ‘경쟁’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매년 도쿄에서 열리는 리얼리티 헤어쇼는 함께하는 무대에 의미를 두고도 국가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되는 것이 의외의 관전 포인트였다. 특히 중국은 이날 행사 내내 내년 월드 콩그레스에 대한 홍보에 사활을 건 듯 적극적이었고, 수년째 ICD 아시아 회장을 맡고 있는 일본은 ICD에 대한 프라이드가 상당해 ICD 아시아 리더 국가로서의 자리를 쉽사리 내주지 않을 모양새다. 그럼에도 미용을 위해 모이는 미용인 모임으로서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요즘, 오로지 미용에 의한, 미용을 위한, 미용을 향한 단체로서 세계 미용인들이 모이고 함께한다는 그 자체가 오히려 새롭게 여겨졌다. 
 
무대에 오른 ICD KOREA 회원들
<인터뷰> ICD KOREA 고정현 회장
“한국 미용계를 위해 힘써보지 않겠어요?” ICD코리아 이철 초대 회장의 전화 한통을 계기로 ICD와의 인연을 시작했다는 고정현 2대 회장. 보다 멋진 미용을 하고 싶은 미용인들이라면 ICD만한 단체가 없다고 자신했다. 
 
고정현 회장
ICD를 알게 된 계기 한국에 ICD가 소개된 것이 1984년이니 안 지는 꽤 오래됐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분쟁이 끊이지 않았고 2009년에는 없어지기까지 했으니 유독 한국과 인연이 잘 닿지 않는 단체인가 싶었다. 그러다가 2010년 ICD 아시아 지역 회장이자 세계 부회장인 가키모토 에이조 대표가 이철 대표에게 ICD 코리아를 맡아보라고 설득한 것이 계기가 되었고 결국 3년 만에 다시 발족할 수 있었다. ICD 회장은 많은 노력과 자본을 소모해야 하는 명예 봉사직에 가깝지만 세계적인 미용인 모임의 한국을 대표하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ICD를 모르는 미용인들에게 소개한다면 ICD는 말 그대로 미용인의 노블레스 클럽이다. 회원 간에 ‘경영’, ‘관리’, ‘정치’ 등에 대한 언급보다 미용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매장 경영자가 아닌 순수 미용인으로서 교류한다. ICD는 전 세계 56개국에 퍼져 있으며 3천여 개 살롱이 가입되어 있지만 사실상 규모보다 국제적인 지위나 인지도 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마다 파리에서 ICD 총회가 열리는데, 이때 세계적인 기업의 총수들이 함께한다. 작년 총회에는 로레알 그룹과 P&G 회장은 물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사의 총수가 참석해 ICD 행사의 후원을 약속했을 정도로 단순한 미용 단체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한국 또한 14개 업체가 명예회원으로서 ICD코리아 후원에 나섰다.
 
한국 ICD의 역사 ICD코리아에는 두 개의 역사가 있다. 1984년부터 2009년까지의 ICD코리아와 2013년 새로이 출범한 ICD코리아. 아쉽게도 세계 본부에서는 이전의 ICD코리아에 대해 실패로 보고 있다. 출범 3년째가 됐는데도 세계 총회에서 마주하는 시선에서 ‘과연 한국이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읽게 되니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ICD의 행사가 궁금하다 국외 행사만 소개하면 매년 파리 총회가 열리는데 이때 세계적인 헤어 디자이너들의 쇼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ICD 각국의 헤어쇼, ICD 본부의 트렌드 발표, 기욤 파운데이션의 주니어 쇼 등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또 이번에 참여한 아시아 리얼리티 헤어쇼는 ICD 아시아가 주도하는 아시아 축제다. 가장 큰 무대인 월드 콩그레스는 올림픽처럼 4년마다 있는데 내년에는 상하이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도쿄 이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린다. 중국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세계적인 기업들의 후원이 예상되는만큼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이번 아시아 리얼리티 헤어쇼에 대한 소감 아시아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음을 체감한다. 태국이나 대만, 중국, 인도네시아는 더 이상 미용 후진국이 아니며 우리도 따라잡히지 않으려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 ICD코리아 운영 계획 ICD에는 후배 양성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이 많다. 특히 주니어 스타일리스트를 키워내는 기욤 파운데이션이라는 재단도 있으므로, 후진
양성에 제대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성재희  사진제공 이종민(스튜디오룩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