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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코르셋과 핑크택스
  • 최은혜
  • 승인 2018.08.0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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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스스로 미의 기준을 ‘나’에게 맞추는 탈코르셋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핑크택스 논란으로 미용 요금은 또다시 공격을 받고 있다. 

민낯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SKⅡ의 #BareSkinProject
보통 여성들의 출근 풍경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화장하는 모습일 것이다. 이마저도 못하면 버스, 지하철에서 아슬아슬하게 아이라인을 그리거나 팩트를 두드리며 화장을 하고 때로는 곱지 않은 시선도 감당해야 한다. 이렇게 기어이 화장을 해야만 하는 것은 왜일까? 사회적으로 여성은 이래야 한다는 미적 기준 때문일 것이다.
 
동화 속 여주인공은 날씬한 몸매, 크고 또렷한 눈, 붉은 입술, 긴 머리 등 여성미를 갖춰야 한다. 또한 승무원, 화장품 판매직 등 직업의 특성상 미적 규정에 따라야 하는 이른바 ‘꾸밈 노동’을 하는 여성들도 많다. 최근에는 이런 기준에서 벗어나 본연의 아름다움을 찾자는 탈코르셋 운동이 이슈가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여성의 몸을 옥죄는 코르셋을 벗는다는 의미로 그동안 여성에게 적용된 외적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탈코르셋 운동이 확산되면서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화장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화장법에 대한 영상을 만들던 인기 뷰티 유투버들이 더 이상 사회적인 기준에 맞춰 아름다움을 표현하지 않을 것을 선언했고, 인스타그 램에서도 #탈코르셋 키워드를 검색하면 화장품을 부순 인증 사진을 볼 수 있다. 화장을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겠다는 일종의 의식이자 선언인 것이다.
 
미의 기준이 가장 엄격했던 화장품 광고에서도 신선한 시도가 나타났다. SKⅡ는 투영한 민낯의 아름다움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글로벌 캠페인 #BareSkinProject(#민낯도놓치지않을거예요)를 시작했다. 세계적인 보도사진 작가 그룹 ‘매그넘 포토’의 사진작가들이 중국 배우 탕웨이(Tangwei)와 헐리 우드 스타 클로이 모레츠(Chloe Moretz), 일본 배우 카즈미 아리무라(Kasumi Arimura) 등의 민낯을 촬영한 것이다. 배우들은 자신의 민낯을 여지 없이 드러내며 미의 기준은 ‘나’에게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티웨이항공은 승무원들의 머리 스타일 규정을 없앴다. 깔끔하지만 손이 많이 가는 쪽머리 대신 염색과 펌이 가능하고 이제는 반드시 머리를 묶지 않아도 된 다. 제주항공은 ‘안경 착용 허용’ ‘파손에 대비한 여분의 안경 혹은 콘택트렌즈 소지’ 등을 허용했다. 더불어 기존에는 단색 매니큐어만을 허용했지만 이제는 과한 큐빅이나 스톤 아트를 제외한 모든 색의 네일 아트를 허용했다. 또한 JTBC, MBC에서도 안경을 쓴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해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탈코르셋 운동에 대한 반대 의견도 팽팽하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은 좋은 의미지만 결국 꾸미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고 자기만족일 뿐 찬반의 문제는 아니며, 이것이 또 다른 억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여자는 왜 요금을 더 받나요? 탈코르셋 운동이 이슈화되면서 ‘핑크택스(pink tax)’ 논란도 불거졌다. 핑크택스는 같은 품목이라도 여성용품, 여성 서비스가 남성보다 비싼 현상을 말한다. 탈코르셋 운동이 확산되면서 이에 동참하는 여성을 겨냥한 커트 메뉴를 만든 한 헤어숍은 남성 커트 요금에 비해 비싼 커트 요금을 책정해 여성 커뮤니티에서 거센 비난을 받아 사과문까지 올리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미용실의 핑크택스에 대한 청원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청원자는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갔더니 여성은 18,000원, 남성은 12,000원이었다며 여성이란 이유로 기장과 스타일이 별 차이가 없는데 6,000원이나 더 내야 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런 핑크택스 논란을 본 일부 미용인들은 공산품과는 달리 기술이 필요한 미용은 접근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남성 커트에 비해 여성 커트가 더욱 디테일에 신경을 써야 하며 샴푸와 건조도 몇 배로 소요되는데, 미용 기술을 상품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잘못됐다는 것. 또 여성 커트를 배우기 위해 몇 년씩 공부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런 미용인들을 사기꾼으로 만들지 말기를 바란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살롱드수이비 양건 원장은 여성의 시술 요금과 상품을 더 높게 책정하는 것은 남성용에 비해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과거부터 남성은 단순히 자르는 행위의 미용을 하는 사람이 많았고, 반면 여성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보다 고도의 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남성보다는 여성 고객에게 미용사는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요금은 시술을 행하는 사람과 판매하는 사람의 기준에 따릅니다. 아마 누구나 만족하는 정당하고 합리적인 요금 정책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소비자는 다양하고 개개인이 느끼는 요금의 온도는 다르기 때문이지요.” 
 
에디터 최은혜 이미지출처 SK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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