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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복면가왕 가면 디자이너 황재근을 만나다
  • 김수정 에디터
  • 승인 2018.08.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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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이자 가면 디자이너, 과연 그를 수식할 수 있는 단어는 무엇일까. 이제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황재근과의 인터뷰.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황재근을 그라피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황재근입니다.

(식상한 질문이지만) 패션 디자이너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 꿈이 화가여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진학하게 됐죠. 하지만 수능 성적이 모자란 탓에 뜻하지 않은 도예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학교를 다니며 손으로 만들어가는 3차원 작품과 설치미술에 눈을 뜨게 됐죠. 하지만 좀 더 빠른 작업과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러던 중 한 패션쇼를 본 후 ‘내가 할 일은 패션 디자이너다’라고 결론을 내렸죠.

TV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숨겨진 에피소드가 있나요?
방송이 끝난 후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당시 심사위원이나 경쟁 출연자들이 제 디자인은 너무 과감하고 국내 패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디자인을 전개한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어요. 채점 결과 1등으로 나온 에피소드도 저 사람을 1등으로 선정하면 시청하는 패션 지망생들의 패션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까 염려된다 해 순위에서 제외시켰다는 거예요. 하지만 결승 최종 결과는 우승으로 이어졌죠. 하하.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한편으로는 이해되는 부분도 있어요.

이 프로그램 출연으로 얻은 게 많을 것 같아요.
귀국 후 곧바로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너무 상업화된 업계에 염증을 느꼈어요. 그래서 교직으로 진로를 바꿀까 고민하던 차에 무턱대고 출전한 프로였죠. 하지만 결국 제가 하고 싶은 것은 패션을 기반으로 하는 디자이너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됐어요. 우승 후 부상으로 받은 1억원으로 브랜드를 론칭했고, 서울 패션위크 참가 및 사무실, 쇼룸, 해외 페어 참여 등 디자이너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출 수 있었죠.
 
황재근 "헤어스타일이 이목구비보다 사람의 인상을 더 좌우하는 것 같다."
<복면가왕> 가면 디자이너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나요?
브랜드 론칭 이후 비즈니스 실패로 부도가 났고, 빚 독촉에 시달려 잠수를 탔죠. 모든 연락을 피하던 도중 정체불명의 번호로 끝도 없이 연락이 왔어요. <복면가왕> 제작진의 가면 디자인 의뢰 전화였고, 상업성과 무관하게 제작하고 디자인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분야의 디자인이란 것에 호기심이 생겼어요. 제작을 시작하며 열정과 아이디어가 무한히 넘쳐나 제작진도 놀라고, 저도 놀라고, 대중들도 놀랐죠.(웃음) 이 계기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고,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어요.
 
가면 제작은 한 500개는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찾아가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 아이디어 구상이나 디자인 자체의 스트레스는 별로 없었지만, 제작진의 의견 및 출연자, 시청자의 의견을 모두 반영한 합일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결과가 항상 완벽하지는 않아 아쉬운 점도 있었죠. 가면이 멋있기는 하나 무엇을 표현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제작진의 의견을 듣고 충격을 받았고, 누가 봐도 알 법한 사물이나 주제로 가면을 만들기 시작했죠. 그래서 보고 느끼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어 아이디어를 내고 있어요.

헤어 디자인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요?
개인적으로 스킨헤드이다 보니, 일반적인 스타일은 조금 관심도가 떨어져요. 오히려 극적이고 독특한 헤어 디자인에 관심이 가네요.

패션 디자이너 입장에서 헤어 디자인에 대한 견해가 궁금해요.
헤어 디자인은 패션쇼나 룩북 촬영에 있어, 모델의 전체적 스타일링을 결정할 때 보는 하나의 요소예요. 패션에서도 초현실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다 보니, 헤어 디자인 역시 파격적이고 강렬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 같네요. 우연히 가발을 착용해보니 헤어스타일은 신체에 있어 이목구비보다도 사람의 인상을 가장 많이 좌우하는 요소인 듯해요.
 
황재근은 미의 기준에 대해 "전체 밸런스의 조화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는데, 황재근이 생각하는 미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사람의 스타일을 바꾸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미적 기준을 관할하는 디자이너의 심사 참여는 필수라고 생각해요. 성형이 만연하고 마네킹처럼 정형화된 얼굴보다는, 마치 옷처럼 그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자연미와 개성이 더 큰 아름다움이 아닐까요? 외모가 뛰어나진 않아도, 그 사람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한 것 같아요.

본인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든 계기가 있나요? 콧수염을 가꾸고 독특한 안경을 착용하는 것도 인상적이에요.
민머리 스타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콧수염이었죠. 또 눈이 매우 나빠서 안경을 절대 벗을 수 없었고, 그래서 독특한 것을 선호하다 보니 자연스레 만들어진 스타일인 것 같아요.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나 <복면가왕>을 포함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저의 모습은 만들어진 콘셉트가 아닌 원래 그대로의 저예요. 이런 자연스러운(?) 독특함 덕분에 예능 섭외가 넘쳐났고, 흔히 볼 수 없는 특이함과 그 속에 담겨 있는 인간적인 모습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기에 방송에는 맞지 않아 편집되는 부분도 많아요.(웃음)

황재근은 이런 사람이다,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요?
자유로운 영혼. 비 오는 날의 수채화. 물과 기름이 섞여있는 인간. 앞의 문장처럼 전 반대되는 부분이 공존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행보나 목표를 알려주세요.
브랜드 이름을 팔고, 규모를 키우는 패션 디자이너보다는,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의식주 전반의 디자인을 통해 선보이는 각종 디자인을 끝도 없이 해보는 게 목표예요. 그런 디자이너는 뭐라 불러야 하냐고 누가 묻더군요. “그냥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라고 대답해놓고 스스로 이해가 가서 이제는 항상 그것이 목표라고 얘기하죠. 앞으로도 패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할 예정이니, 저 황재근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황재근의 목표는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에디터 김수정(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사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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