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하기
커트의 고수 헤어 디자이너-제트살롱 제트윤 원장
  • 김미소 에디터
  • 승인 2018.09.10 13: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라피>가 커트, 염색, 복구 분야의 숨은 고수들을 찾아 나섰다. 간판이 없어도 고객이 기어이 찾아온다는 제트살롱의 제트윤, 최고의 헤어 컬러로 광명(슬로그헤어 위치)을 대한민국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슬로그헤어 김석주, 고객이 한번 컬러를 받고 나면 셀프 헤어를 꿈도 못 꾸게 한다는 준오헤어 양재점 한비, 복구의 마술사 조이187의 조준원, 80대 부산 고객이 ktx를 타고 찾아온다는 이름마저 고수인 복구 고수 파란헤어 강남점 고수가 그라피가 찾아낸 귀한 존재들이다. 오늘날 각 분야 고수가 되기까지 이들에게는 특출난 재능 외에도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그라피에서 밝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Profile
1992년 뉴욕 비달사순에 입학하면서 미용에 입문. 1년 교육 과정을 이수 후 약 5년간의 트레이닝을 받고비달사순에 입사, 커트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다. 10년간 미국에서 활동하다가 2002년 귀국해 이철헤어커커 교육이사를 역임했고 이후 제트살롱을 오픈했다. 2005년부터 일본에서 2년간 거주하며 미용을 멀리하다가 2007년귀국해 1인 미용실을 재오픈했다. 현재는 도산공원에서 청담동으로 이전해 제트살롱을 운영하고 있다.
당신에게 커트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커트는 커트 그 자체입니다. 저는 미국 사순의 커트 스페셜리스트 출신으로 커트만을 위한 커트를 하는 사람입니다.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따로 펌을 할 필요가 없이 커트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추구하죠. 그런데 국내에서 커트는 펌의 일부로 취급받기 일쑤라 펌 요금에 커트를 포함시키기도 하죠. 펌 기술은 커트에 비해 빨리 익힐 수 있어 주력으로 하는 디자이너가 많아요. 하지만 펌을 하면 커트가 공짜인 시대는 지났어요. 커트 요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느냐는 완성도에 달려 있습니다.
 
제트살롱의 경대
소녀감성의 인테리어
미용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 미국에 갔을 때는 제가 미용을 할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하러 간 거 였거든요. 우연히 들른 미용실에서 진로를 바꿨죠. 미용이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인정받는 직업이더라고요. 미국에서는 연말에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감사 카드를 보내는데 헤어 디자이너에게도 감사 카드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요. 1년 동안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멋지게 꾸며줘서 고맙다고요. 처음에는 비달사순이 누구인지도 몰랐어요. 외국인 친구가 미용으로는 사순이 최고라고 알려줘 무작정 입학했죠. 1년 동안 교육을 받고 4~5년의 트레이닝을 거쳐 사순에 트레이너로 입사했어요. 총 10년간 사순에 있었네요.
 
제트윤 원장
제트윤이라는 이름이 인상적입니다.
제가 사순에서 근무할 때 제트기처럼 손이 빠르다며 동료가 지어준 이름입니다. 제트가 이름이 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특이하다 보니 고객들도 쉽게 기억해주더라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쓰고 있습니다.

교육 철학이 무엇인가요?
미용은 기본 형태의 의미를 공부해야 합니다. 원랭스 커트의 정의를 알려면 원랭스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라운드는 왜 라운드인지, 그리고 이러한 형태가 어떤 이미지를 만드는지 세세하게 파고들어야 하죠. 또 고객의 편의를 고려해 구도를 잡고 커트를 해야 합니다. 진짜 스타일은 다음 날부터 시작되거든요.
 
고객이 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스타일링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고려해 맞춤 디자인을 해야 하죠. 혹자는 미용업계에서 ‘시술을 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주장합니다. 시술은 의사가 환자에게 하는 행위라고 한정짓기도 하죠. 하지만 미용도 성형외과 의사처럼 고도의 테크니컬 스킬을 요하는 직업이에요. 성형외과 의사가 뼈를 자르고 깎아 얼굴을 디자인하듯 헤어 디자이너도 모발을 자르고 쌓아 이미지를 디자인합니다. 한번 잘린 모발은 되돌릴 수 없고 잘못된 가위질로 순식간에 사람을 바보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성형 시술만큼 신중해야 하죠.
 
그래서 인턴 시절에는 좋은 스승을 만나 제대로 배우는 것이 중요한데 요즘 미용업계에서는 근로자로서의 권리, 4대 보험, 퇴직금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최저임금이 올라 인턴의 월급이 높아지면서 인턴 교육에 투자하기를 꺼리는 오너들도 늘고 있잖아요. 교육이 없으면 성장할 수 없어요. 인턴일 때는 실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해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되면 실수는 용납되지 않으니까요.
 
미술관에 온 느낌을 자아내는 제트살롱
소품 하나에도 개성이 묻어 있는 제트살롱
10년간의 미국 생활을 끝내고 귀국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철헤어커커의 이철 대표가 사순에 교육을 받으러 왔다가 스카우트를 제안해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귀국해 이철헤어커커 교육이사로 지내다가 제 살롱을 오픈했지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찾아오는 고객도 있습니다. 하지만 2005년에는 미용을 그만둘 생각으로 일본 유학을 가기도 했어요. 일본어를 할 줄 모르니 어학교부터 다녔는데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나이 먹고 뭐하냐는 소리가 듣기 싫어 열심히 했습니다.
 
초급반 시절 스피치 대회에 도전하기도 했죠. 수상은 기대도 안 했는데 2등을 했어요.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준비했는데 제가 세상에 없던 일본어를 만들었더라고요. 심사위원들이 제 패기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아요. 일본에 있는 2년 동안 미용은 하지 않았어요. 미국에 돌아가서 요리를 배울 생각이었죠. 그런데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한국에 잠깐 들어와 미용을 다시 했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러다가 미국에 못 가고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제트윤 원장의 트레이 
제트윤에게도 힘든 시간이 있었나 보네요.
어떤 사람들은 제가 상류층 고객을 상대하고 요금 수준이 높은 편이라 쉽게 일하는 줄 알지만 저도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모든 미용인이 겪었던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사순에 입사해 바닥에 붙은 껌을 떼고 샴푸하며 미용을 배웠고 영업시간이 끝나면 커트 연습을 위해 밖에 나가 커트 모델을 구했습니다. 또 서양인들 사이에서 은근히 무시도 당했어요.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애쓰던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판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일부러 달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제트살롱에는 간판이 필요 없어요. 대부분의 고객이 오래된 단골이거나 지인 소개로 오는 분들이기 때문이죠.
 
제트윤 원장이 소장하는 피규어
사람들이 꾸준히 제트윤을 찾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고객의 니즈를 완벽하게 파악하기 위해 첫 상담부터 심혈을 기울입니다. 고객이 오면 디테일하게 상담하고 고객의 삶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제안하죠. 삶에 어울리는 디자인은 고객의 전부를 고려한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고객의 목소리까지 고려해 스타일을 조언합니다.
 
커트 길이만 해도 사람마다 생각하고 느끼는 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대화로 그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남들이 길다고 느끼는 길이가 당사자에게는 짧을 수 있으니까요. 신체 구조에 따라 느껴지는 길이감이 다르므로 귀밑 10cm라고 말하는 건 의미가 없어요.
 
특히 상담할 때 한번에 모든 것을 끝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미용실은 평생 다녀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죠. 고객은 걸어 다니는 저의 홍보 사원이므로 그 고객이 기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제트살롱의 샴푸실
고객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궁금합니다.
제 단골은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합니다. 수십 년간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수많은 데이터를 쌓았고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그렇다고 섣불리 아는 척을 하거나 나서지 않아요. 연령대별로 특징을 파악해 대화의 주제를 찾는 편입니다.
 
고객은 디자이너와 자신의 생각이 일치한다고 느낄 때 마음을 엽니다. 제 고객들은 조용히 와서 머리를 하고 돌아가는 분들이 많은데 절대 편한 손님은 아닙니다. 그 누구보다도 까다롭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죠. 중장년 고객에게 ‘내 머리를 해주는 선생님’이 되느냐, ‘내 머리를 하는 애’가 되느냐는 제가 전문가로서 확실한 신뢰를 주느냐로 결정됩니다.

살롱의 구조가 남다릅니다.
살롱 인테리어에서 공간은 곧 돈이죠. 경대를 많이 배치해 더 많은 고객을 받으면 그만큼 매출은 오르니까요. 하지만 저는 경대 2개가 위치할 공간에 1개만 배치해 공간을 여유있게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대 사이마다 칸막이를 설치해 프라이빗한 공간을 만들었어요. 고객끼리 시선이 마주치지 않도록 말이죠. 저는 한 고객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고요.
 
인터뷰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제트윤 원장
제트윤에게 교육받고 싶어하는 미용인이 많을 것 같아요. 인턴 교육은 직접 하나요?
저와 린다 원장이 함께 합니다. 우리 인턴들은 미용을 갓 시작한 새내기는 아니에요. 수년간 트레이닝을 받은 인재들이죠. 그들은 저의 오른팔, 왼팔입니다. 한명은 10년간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다가 미용으로 진로를 변경하면서 함께 일하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팔뚝에 힘이 없어서 제대로 샴푸를 할 수가 없었어요. 팔뚝에 근육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죠. 한 가지 문제를 고치기 위해 3년간 연습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본인이 포기하지 않는 한 제가 먼저 손을 떼지 않아요. 사람마다 배움을 수용하는 과정에 차이가 있으니까요.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될 때까지 투자하는 편입니다.
 
노란색이 인상적인 음료 냉장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많은 미용인들이 세계로 뻗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세계 무대로 나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기술을 갖춰야 해요. 그러니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어디에 눈높이를 맞추느냐가 자신의 위치를 결정하죠. 그리고 경력이 쌓여도 절대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자만은 생각을 멈추게 하고 집중을 흐트러뜨리니까요.
 
It item
제트윤 원장이 개발한 헤어 엔자임 퓨리파잉 디톡스 아미노 스프레이
헤어 엔자임 퓨리파잉 디톡스 아미노 스프레이
제트 원장이 인체에 무해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12년간 성분을 연구한 끝에 직접 개발했다. 유해 성분을 중화시키는 제품으로 실온에 두어도 두피에 뿌렸을 때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국내 특허를 받았으며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에디터 김미소(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사재성, 신정인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