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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족, 노엘족...미용실, 남성 고객을 잡아라
  • 성재희
  • 승인 2018.09.1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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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저조한 매출로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미용계. 희한하게도 미용실 여성 고객의 빈자리를 남성 고객이 대신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남성 고객은 객단가가 낮아 미용실에서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충성도가 높고 방문 주기가 짧다는 점에서 남성 고객이 불황기 미용실 효자 고객으로 떠올랐다.
 
서울 방배동 한 미용실 원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남성 고객이 크게 는 것이 어리둥절하다. 남성 고객을 위한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도 아닌데, 여성 고객의 발길이 뜸한 틈을 남성 고객들이 대신 채워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미용실 남성 고객의 증가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일단 여성들은 ‘바가지 쓸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정보가 확실하지 않은 미용실에 가지 않는 경향이라면 반대로 남성들은 새로운 미용실을 개척(?)하는 것에 대해 여성들보다 거부감이 적다.
 
또 미용실 남성 고객의 증가는 남성들이 외모를 가꾸기 시작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컬러나 다운 펌 등 미용실에서 잘 하는 섬세한 서비스를 받으려는 남성들이 많아진 것은 물론 투블록 스타일의 유행이 커트 주기를 짧게 해 남성 매출이 증가했다고 보는 시각이다.
 
앞서 방배동 미용실의 경우,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생각한 십자 경대 인테리어가 남성 고객의 증가를 불러왔을 것이라는 자체 분석도 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성들의 외모 경쟁력이 중요해진 것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버의 성지 네덜란드 스호름 바버샵 풍경. photo 준오아카데미 최재영.
바버의 성지 네덜란드 스호름 바버샵 풍경. photo 최재영 준오아카데미.
기본적으로 남성 30~40대는 구매력이 뒷받침되어 경기 불황과 관련이 적다. 30대 중후반에서 40대 남성의 소득 수준이 다른 계층보다 높기 때문에 경기 불황이 지속된다고 해도 이들의 구매력은 거의 흔들리지 않는 것. “남성 고객은 여성 고객과 같은 서비스를 받더라도 받아들이는 정도가 크다. 여성들은 익숙해도 남성들은 새롭기 때문이다. ‘가성비’를 확실히 따지는 여성들과는 달리 옵션 등 추가 요금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서도 남성들은 거부감이 덜한 편이라 접객이 한결 수월하다.”(방배동 A원장).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남성 시장을 미용실 틈새시장으로 재조명해볼만하다. 남성 고객을 ‘니치 마케팅(Niche marketing)’ 대상으로 삼는 것인데, 니치 마케팅은 소규모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으로 경기가 침체되었을 때 더욱 유효하다. 더 이상 개발의 여지가 없어 보이는 시장에서 특정 고객 확보를 목표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만큼 과잉투자의 낭비 없이 사업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 
hair 란조바버샵 란조
hair 란조바버샵 란조
따라서 작은 기업일수록 니치 마케팅 전략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니치 마케팅을 제대로 전개하려면 시대 트렌드를 꿰뚫어보아야 하는데 특히 고객의 진화 욕구와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고 비용 대비 가치로 승부해야 승산이 있다.
 
남성 시장의 변화 남성 고객은 2000년대를 기점으로 소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통업계가 남성 전용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였다. 남성 소비의 증가는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또 혼자 사는 남성이 많아지고 이들의 소비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남성을 겨냥한 식품이나 외식, 생활 용품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 유통업계가 남성 전용 편집매장을 개설하는 추세인데 롯데백화점의 경우 남성을 위한 편집매장 맨즈 아지트(Men’s AGIT)를 통해 명품 카메라나 렌즈 브랜드 등과 관련한 액세서리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하고 피규어나 드론, RC카 등을 갖춰놓는 등 남성을 위한 놀이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마트가 남성들의 놀이터를 표방한 '체험형 가전라이프 전문점'인 일렉트로마트를 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남성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도 많다. BHC가 내놓은 ‘맛초킹’은 남성을 위한 치킨을 콘셉트로 홍고추, 청양고추, 흑임자, 마늘 등 자극적인 향미의 식재료로 낸 매콤한 맛으로 차별화를 내세운 제품이다. 팔도식품의 ‘남자라면 왕컵’ 또한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했다. 애경 에스티의 홈즈 에어후레시는 남성 특유의 체취나 땀 냄새, 담배 냄새 등을 강력하게 제거할 수 있는 옷장 전용 방향 소취제이며 P&G의 섬유탈취제 ‘페브리즈 맨’ 역시 남성의 땀 냄새, 담배 냄새 등을 효과적으로 잡는 기능으로 남성 시장을 겨냥했다.
hair 누에베 서일주 원장
hair 누에베 서일주 원장
미용계 남성 시장은 ‘그루밍(grooming)’과 관련이 깊다. 그루밍은 남성의 몸치장을 뜻하는데, 이는 남성도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두됐다. 인구의 절반이지만 미용실 방문 비율은 여성의 3분의 1 수준인 남성 고객은 여성에 비해 재방문 횟수가 잦고(월 1~1.5회), 브랜드 충성도가 높으며, 여성보다 탈모나 모발 씨닝 등의 문제를 많이 겪는다.
 
또 취업 시장이 좁아지면서 남성들도 외모가 성공에 영향을 끼친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메트로섹슈얼 열풍으로 미용과 두피 관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었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염색이나 펌 등의 복잡한 시술보다 직접 스타일링하기를 선호한다. 
 
남성 소비 트렌드와 관련해 등장한 조어로 그루밍족, 노무족, 로엘족 등이 있는데, 그루밍족은 하얀 피부와 섬세한 이목구비, 군살 없는 몸매를 추구하는 '꽃미남'을 일컫는 말로, 남성 전용 미용실이나 피부 관리실, 화장품 전문점 등의 등장과 관련이 있다.
 
‘No More Uncle’의 줄임말인 노무족은 나이와 상관없이 자유로운 사고와 생활을 추구하는 40~50대 중년 남성 세대로 패션, 미용, 스포츠, 문화 등에서 강력한 소비 주체로 등장했다. 미용과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 아내나 여자친구와 함께 쇼핑하기를 즐기며 스스로를 가꾸는 것에도 적극적이다. 따라서 노무족이 남성 화장품 시장과 피부 미용 업계에 새로운 고객층으로 부상했다. 
hair 누에베 서일주 원장
hair 누에베 서일주 원장
로엘족(LOEL. 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 역시 외모를 꾸미고 패션 브랜드와 명품에 관심 많은 남성을 일컫는 신조어로 스스로 외모를 가꾸고 여가를 즐기며 그럴 만한 경제력이 있는 3050세대를 뜻한다. 화장품, 안경, 가방, 지갑, 벨트, 넥타이 등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패션 아이템뿐만 아니라 시가, 캠핑 도구, 스포츠 용품 등 일상 속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아이템에도 관심이 크다는 점이 로엘족의 특징이다.
 
남성 고객 어떻게 잡아야 하나 미용실 고객 분석의 차원에서 본다면 남성은 노령화에 따라 머리숱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에 대해 여성보다 고민이 많다. 여성들이 볼륨이나 손상모 관리에 신경을 쓰는 반면 남성들은 건강한 두피에 관심을 갖는다. 고객과 미용사가 주로 여성들이다 보니 ‘미용실=여성을 위한 공간’이라는 인식이 작용해 이것이 남성이 미용실 방문을 꺼리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미용실이 여성들만의 공간이라는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해 미용실 내에 남성 모델의 포스터나 사진 등을 부착하는 등 남성 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시간적으로도 미용실에서 장시간 있는 것이 불편할 수 있으므로 예약이나 작업 속도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바버의 성지, 네덜란스 스호름 바버샵. photo 최재영(준오아카데미)
바버의 성지, 네덜란스 스호름 바버샵. photo 최재영(준오아카데미)
이범식 뷰티 경영 컨설턴트는 “남성 고객이 늘었다면 경제적 성장의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보다 전략적인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남성 고객의 욕구와 라이프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하고 비용 대비 가치로 승부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면서 “남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기본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남성의 외모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 살롱 안에 있는 여성 고객이며 이들이 남성 마케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에디터 성재희(beautygraphy@naver.com) 도움말 이범식(뷰티경영사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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