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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감정노동으로 인한 미용인 우울증 '스트레스를 자신에게 풀지마세요'
  • 최은혜
  • 승인 2018.11.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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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는 직업 특성상 감정노동과 육체노동의 피로를 겪는 직업이다. 
최근 서점가에 심리 도서가 몇 년째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습니다> <이대로도 괜찮습니다> 등 ‘나’의 마음을 다독이고 ‘나’를 중심으로 한 행복의 가치를 말하는 심리 도서가 그것이다. 특히 베스트셀러인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 증상이 지속되는 상태)를 가진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의 12주간의 대화를 엮은 책이다. 이 책이 인기가 많은 것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고 여기에 공감과 위안을 얻고 싶은 이들이 많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미용사는 기술직인 동시에 서비스직이다. 미용사가 겪는 우울함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미용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오는 우울함이 있다. 온갖 감정노동에 노출되어 진상 고객, 억지스러운 컴플레인에 시달리면서도 고객이 발길을 끊을까 노심초사하며 견뎌내는 미용인들이 많다. 또한 매출 하락과 경쟁, 한정된 공간에서 고객들의 머리를 하며 바쁘게 하루를 보내다 보면 자신이 일하는 기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한쪽 몸만 쓰고 하루 종일 서서 일하거나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일하다 보면 건강도 나빠져 우울해지는 경우도 있다.
 
좋아서 선택한 미용인데 왜 우울에 빠질까? 캄스헤어 이상화 원장은 감정노동과 육체노동을 동시에 하는 직업적 특징을 꼽았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면 행복하죠. 미용사도 마찬가지로 누구의 등에 떠밀려서 시작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좋아서 선택한 경우가 많아요. 힘들었다가도 성취감에 행복해지기도 하지만 감정과 육체가 피로해지는 걸 숙명처럼 겪어야 하죠.”
 
미용은 개인의 성향과는 다른 다양한 고객을 만나는 일의 연속이다. 그 속에서 미용사는 단순히 머리만 하는 게 아닌 그들의 감정까지 헤아려야 한다. 더민헤어 모모 원장은 대표적으로 사람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꼽았다.
 
“기술 문제로 인한 슬럼프보다는 고객과의 관계에서 오는 슬럼프가 가장 많고 상처가 큰 것 같아요. 기술적인 만족과 서비스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니 더 예민해지는 거죠. 고객과 소통이 되지 않아 서로가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가 제일 힘들고요. 그런데 경력이 쌓일수록 그 부담감은 더 큰 것 같아요. 그만큼 기대가 더 커지기 때문이죠.”
 
나는 정말 우울할까?
나는 정말 우울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우울하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우울함이 어느 정도인지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얼마나 의욕을 느끼는가, 느끼지 못하는가’이다. 마음이 우울할수록 몸은 무거워지고 의욕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면 우울함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스스로 심신의 상태를 비추어볼 때 이것이 충분한 자가 진단의 기준이 될 수 있는데, 마음 치유에 관한 여러 활동과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한국명상요가센터 윤주영 원장은 “아직 무언가 하고자 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면 심한 우울증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감정노동을 하는 이들이 맞닥뜨리는 상황 중 하나가 상대하기 힘든 고객을 만날때 일 것이다. 그렇다고 대놓고 싸우거나 울어버릴 수도 없다. “어깨의 힘을 풀고 숨을 크게 세 번 정도 쉬어보세요. 마음과 몸은 하나여서 몸의 힘을 풀 때 마음의 고통도 약화됩니다. 이렇게 그 순간을 넘기고 나서 스스로에 대한 위로와 사랑이 필요합니다. 스스로에게 정말 잘 참았다고 칭찬해주세요.” (윤주영 원장)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보자. 진상 고객을 비난하는 것보다는 나의 성숙한 마음과 인내를 공감하고 칭찬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좋다. 기쁨은 함께 나눌수록 더욱 커지고, 고통은 함께 나눌수록 작아진다는 말이 있듯, 내 직업의 고충을 알고 충동적인 대응보다 인내와 지혜로운 언행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다. 만일 주변에 그런 이가 없다면 스스로가 스스로를 칭찬해주자.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우울할 때는 자극적인 것을 통해 해소하려는 마음도 커진다. 그러나 술과 담배, 스마트폰 오락 등은 순간 의 즐거움을 줄지 모르지만 피로감만 더할 뿐이다. 이것들은 모두 중추신경을 긴장 시켜 혈관을 수축시키고 호흡을 강제로 억제해 온몸의 순환을 방해한다.
 
또 내가 받은 스트레스를 나 자신에게 풀지 않는다. 윤주영 원장은 만약 이런 나쁜 습관에 빠지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면 스스로 생각해 보라고 조언한다. “누군가가 준 스트레스가 자신의 심신 건강, 인생의 행복보다 더 중요한가. 왜 하찮고 무례한 횡포 때문에 나 자신을 질병과 불행 속으로 몰아가야 하는가.”
 
캄스헤어 이상화 원장은 고객에게 받았던 상처, 원하는 스타일이 나오지 않을 때, 팀워크가 무너지려 할 때, 경영적인 부분으로 힘들 때 슬럼프에 빠졌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소소한 행복을 찾으려 노력했다.
 
“힘들 때는 예쁜 하늘을 찾아요. 제 인스타그램 피드엔 하늘 사진이 많죠. 좋아하는 네놀리 향을 맡고, 남편이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수다를 떨기도 하고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죠. 요즘에는 뒤늦게 매콤한 음식에 빠졌어요. 그리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계속 떠올리지요.”
 
모모 원장은 진짜 ‘쉬는 시간’을 만든다. “예전엔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했어요. 정말 ‘쉰다’라는 건 무얼 하면서 쉬는 게 아니에요. 저는 자연경관이 좋은 조용한 리조트나 호텔에서 친구들과 계획 없는 여행을 해요. 할일없이 호텔에 머물며 시간을 보내고 또 아무 생각없이 카페에 앉아 사람 구경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과 헤어스타일을 넋 놓고 보기도 하죠.”
 
우울할 때 영화나 책을 보는 이들도 있는데 되도록 밝고 아름다운 내용을 고르자. 윤주영 원장은 마음은 익히는 대로 관성이 되기 때문에 우울할 땐 자극적인 것보다는 밝은 것을 접하라고 조언한다.
 
더민헤어의 모모 원장은 슬럼프란 열심히 달려온 자신을 위로해줄 시간을 주라는 시그널이라고 전했다. 일이 생계를 위한 것이 된다면 더욱 힘들어질 뿐, 미용이라는 직업의 가치와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특히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삶과 고충을 들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늘 익숙한 공간과 익숙한 일과 사람들에서 벗어나면 스스로의 삶을 조금은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내 일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주는 아니더라도 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사색과 묵상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정말 목이 마를 때는 달콤한 탄산음료나 과일음료보다 시원한 생수 한잔이 필요하듯,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친 당신에게 오롯이 당신에게 집중하고 당신에게 오는 신호에 반응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괜찮습니다. 이 또한 지나갑니다.” (모모 원장) 
 
제때 휴식하고 심신을 보살펴야 고객을 편안하게 응대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실천해보세요! - 윤주영 원장(한국명상요가센터)
 
우울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단 몸의 건강을 되찾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첫째, 많이 움직여야 합니다. 하루에 30분 정도는 심신을 이완하며 걷습니다. 바람과 햇빛이 있는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면 가장 좋습니다.
 
둘째, 자연 건강식을 하고 최대한 인스턴트식품과 매식을 피합니다. 조금 극성스럽지만 도시락을 쌀 수 있다면 좋겠어요. 소박한 반찬이라 해도 좋습니다. 셋째, 중추신경을 긴장시키는 것을 피합니다. 중추신경을 긴장시키는 것은 스트레스, 스마트폰 사용, 술, 담배 등입니다.
 
몸의 건강을 되찾고 나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취미활동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사람들은 안 그래도 힘든데 왜 봉사를 해야 하느냐고 하지만 봉사를 통해서 오히려 고통을 해소하고 삶의 보람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더 넓은 세계를 접하는 것은 마음을 열어주고 지금 내가 처해 있는 좁고 가파른 국면을 좀 더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여행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휴식해야 할 때는 휴식합 니다. 제때 휴식하고 자신의 심신을 보살피는 것을 우선으로 하세요.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고객을 편안하게 응대할 수 있는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에디터 최은혜 포토그래퍼 신정인 도움말 윤주영 원장(한국명상 요가센터), 이상화 원장(캄스헤어), 모모 원장(부산 더민헤어 센텀트럼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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