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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중국어 못해도 괜찮아" 외국인 고객 단골로 만드는 미용실 마케팅 ①
  • 김미소 에디터
  • 승인 2018.11.2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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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본인 지인(이하 S)을 만나 이야기를 하던 중 한국에서 미용실에 커트를 하러 갔다가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펌을 하게 된 사연을 들었다. S는 일본에 거주 중이고 한국에는 여행으로 자주 들른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지만 초급 단계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방문했던 미용실은 청담동에 위치한 미용실로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유명해 S가 일본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고 방문한 것이다.
 
담당 헤어 디자이너는 일본어를 구사 하지 못했고 S는 원하는 스타일 사진을 보여주며 보디랭귀지를 섞어 의사소통을 이어갔다. S의 추측에 의하면 직접 제시한 사진은 ‘펌을 해야 나오는 스타일’이라고 디자이너가 설명했지만 S는 ‘펌’을 ‘봄’으로 이해하고 ‘(제시한 사진이) 봄에 어울리는 스타일 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커트를 진행할거라 생각 하고 긍정의 의사를 표현하자 담당 디자이너는 펌을 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펌을 시작했다. S는 뒤늦게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펌을 하고 나왔다.
 
외국인 고객 응대 매뉴얼
물론 의사소통이 잘못된 것을 인지한 이후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S의 잘못이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해당 디자이너는 외국인 손님 한 명을 놓쳤다. 그리고 인지해야 할 사실은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S와 같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일본인은 ‘속마음과 겉으로 드러내는 표현이 다르다’ 고 말한다. 원하는 바가 있어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돌려 말한다. 불만이 있어도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속에 담아두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인을 대할 때는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하루 평균 3~4명 정도의 외국인 고객이 방문한다는 캄스헤어 이상화 원장이 경험한 일본인 고객은 속마음을 표현하기는 하지만 서비스가 과하거나 부족하다고 느낄 때 불만족스러운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로 우리 성향과는 차이를 보인다. “한번은 단골 일본인 고객이 방문했을 때 평소에 제공하던 쿠키가 다 떨어져 제공하지 못했는데 그 고객은 쿠키가 나오지 않자 작은 불만을 표했어요. 대부분의 한국인 고객들은 미용실에서 쿠키를 주는 것은 부수적인 서비스라고 생각해 그냥 넘어갔을 텐데 말이죠. 또 한 번은 헤드스파를 자주 받으러 오는 일본인 고객이 그날따라 피곤해 보여 10분 정도 관리를 연장해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시간이 초과된 부분에 대해 언급하더라고요.” 이후 이상화 원장은 일본인 고객에게는 정해진 플랜대로 항상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경 쓴다고 한다.
 
그렇다면 일본인 고객은 피하는 것이 상책일까? 당연히 아니다. 일본인을 고정 고객으로 만든다면 어떤 고객보다 매너가 좋은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꿈헤어드림 명동점의 현종 디자이너는 일본인 고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일본인 고객은 예약을 일찍 합니다. 예를 들어 12일에 예약이 잡혀 있는데 그날에 방문하지 않아 확인해보면 두 달 뒤 12일에 예약 을 한 것이더라고요.” 일본은 한국보다 더 빨리 예약제를 도입해 실행해왔다. 그만큼 미용실 방문 전 예약은 필수로 여겨진다. 한국에서도 예약제가 보편화되었지만 두 달 전부터 미용실 일정을 잡는 사람은 드물다. 강남의 M 미용실에서 스태프로 일하는 K는 전날에도 잡힐지 모르는 새벽 스케줄 때문에 항상 대기 상태에 있어야 한다. 한국 미용실에서도 예약제는 실행하고 있지만 일주일 전이나 내일 혹은 당일 예약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종 디자이너의 일본인 고객처럼 시간 간격을 두고 미용실을 예약한다면 어느 정도 일정을 예측하고 디자이너도 편하게 자신의 일정을 조율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전체 고객 중 30%가 일본인 고객이라는 탄탄포헤어의 서리나 디자이너는 일본인 고객은 매너를 잘 지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살롱의 분위기나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본인 고객은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방문해 다른 고객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대화하는 편이다. 특히 언성을 높이는 경우는 1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다.”
 
꾸아퍼스트 동대문현대점 마가렛 디자이너 역시 “일본인 고객은 많이 웃고 매너가 좋다. 말을 할 때 나긋나긋한 편으로 개인적으로 언짢은 문제나 불편한 감정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불만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아무런 낌새도 없이 발길을 끊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큰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일본인 고객들은 웃으면서 넘어가며 매너 있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다음에 이어서)
 
에디터 김미소(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사재성 도움말 현종(가꿈헤어드림 명동점), 이상화(캄스헤어), 봉구(준오헤어 명동 2호점), 마가렛(꾸아퍼스트 동대문현대점), 에리카(에스뷰테라 남산타운점), 문선아(리안헤어 명동1호점), 서리나(탄포포헤어), 레이(마루니헤어), 정윤정 (박승철헤어스투디오 명동2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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