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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커트는 자르는 것? 제트 윤 원장의 '헤어 디자이너가 커트를 잘 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
  • 김미소 에디터
  • 승인 2018.12.3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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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Cut)의 사전적 의미는 ‘자르다’이다. 하지만 헤어 디자이너에게 커트는 단순히 모발을 자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헤어 디자이너는 모발을 자르고 형태를 만들어 한 사람의 이미지를 창조한다. 즉 헤어 디자이너의 가위 끝에서 고객의 이미지가 결정되는 만큼 가위를 드는 모든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고객에게 맞는 최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커트해야 한다.
 
제트헤어의 제트 윤 원장
미용을 처음 시작하고 휴지나 신문을 가위질하며 연습하던 순간을 생각해보자. 언젠가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커트를 완성해 낼 순간을 상상하며 설렘으로 가득했던 순간이 헤어 디자이너라면 누구에게나 있다. 가위질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원랭스 커트를 시작으로 그레쥬에이션, 레이어 커트를 배웠다. 디자이너가 되고 경력이 쌓일수록 앞서 언급한 커트는 식은 죽 먹기 혹은 눈감고도 자르는 커트가 됐을지도 모른다.
 
사순 아카데미 강사 출신이자 제트살롱의 원장 제트 윤의 커트 교육 시간에는 다양한 경력의 헤어 디자이너가 수업을 받기 위해 모였다. 수강생 중에는 이미 살롱에서 직원들을 교육하는 원장도 있고, 청담동 미용실에서 활동하며 살롱에서는 인정받는 헤어 디자이너도 있었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커트 교육을 받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어떤 교육이 이뤄지고 있을까? 바로 모든 미용인들이 첫 커트 교육 때 배우는 원랭스, 그레쥬에이션, 레이어 커트 이론이었다.
 
커트란 모양(Shape)과 테크닉(Technique)을 합한 결과로 어떤 모양을 어떤 테크닉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단순히 자르는 방법에 대한 교육은 아니었다. 강의에서는 각각의 커트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탐구하고 테크닉으로 연출할 수 있는 이미지를 결합해 고객 개개인에게 어울리는 최상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이른다. 커트란 모양(Shape)과 테크닉(Technique)을 합한 결과로 어떤 모양을 어떤 테크닉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모양은 라운드, 스퀘어, 트라이앵글로 나뉘고 테크닉은 크게 원랭스, 그레쥬에이션, 레이어로 표현되며 이 두 가지를 어떻게 결합해 커트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이미지가 나온다. 미용실에 방문한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의 커트를 설명할 때 대부분 추상적인 단어를 사용한다. 테크닉이나 각도를 예를 들며 커트를 설명하는 고객은 없다. 고객이 요구하는 이미지를 모양과 테크닉으로 결합해 만들어내는 것은 디자이너의 몫이다. 그러므로 고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완성하기 위해 각각의 모양과 테크닉이 어떤 느낌을 자아내는지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
 
Acute Angle cut in Sassoon (출처: Flickr)
먼저 모양의 느낌을 살펴보자. 라운드는 ‘부드러운, 선량한, 편안한, 완전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스퀘어는 ‘딱딱한, 남성적인, 강인한, 묵직한, 정적인’ 느낌을, 트라이앵글은 ‘도도한, 세련된, 날렵한’ 느낌을 준다. 특히 라운드는 앞에서 뒤로 흐르는 모발의 부드러운 느낌을 담고 있으며, 트라이앵글은 뒤에서 앞으로 흐르는 모발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
 
모양이 가로의 움직임을 통제한다면 테크닉은 세로의 무게감을 컨트롤한다. 원랭스는 무겁고 딱딱한 느낌을 전달하며 잔잔한 호수처럼 안정감을 준다. 그레쥬에이션은 흐름이 있는 계곡에 비유할 수 있는데 각도를 들어 모발을 차곡차곡 쌓으면서 볼륨감을 형성한다. 레이어는 절단된 가벼운 느낌으로 절벽에서 아래로 매섭게 떨어지는 폭포를 연상시킨다. 또 플랫한 느낌을 주어 딱딱하고 잔잔한 이미지를 만든다.
 
테크닉의 이미지는 패널의 각도에 따라 강약을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패널의 각도가 0도에 가까울수록 원랭스의 느낌은 강해진다. 반면 45도에 가까워질수록 원랭스의 느낌은 줄어들고 그레쥬에이션의 느낌을 좀 더 살릴 수 있다. 즉 그레쥬에이션으로 커트 시 가벼운 느낌의 볼륨을 줄 것인지, 무거운 느낌의 볼륨을 줄 것인지 생각하며 커트해야 한다.
 
실제 커트를 시작할 때는 첫 번째로 빗질에 집중한다. 빗질은 둥근 두상에서 떨어지는 모발의 전체적인 균형과 대칭을 맞추기 위한 작업으로 빗질을 컨트롤하는 것에서 균형적인 디자인이 출발한다. 빗질한 다음 섹션을 나누고 모발을 당겨 커트할 때는 각각의 섹션에서 표현되는 느낌도 전체적인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 쌓아가는 느낌의 호리존탈 섹션은 무거운 느낌을 주고 무게감 있는 볼륨을 형성한다.
 
Classic Lopsided Asymmetrical Bob cut in Sassoon (출처: Flickr)
반면 버티컬 섹션은 단절된 느낌의 딱딱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이 외에도 텐션의 정도, 아우트라인 등을 조절하며 다양한 이미지를 만든다. 모양과 테크닉을 융합했을 때 어떤 이미지를 자아내고 각각의 모양과 테크닉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 커트를 하면서 직접 느끼고 이미지를 만들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만약 기술적으로 슬럼프에 빠져 있다면 다른 모양의 두상과 얼굴형, 이미지를 가진 각각의 고객에게 동일한 원랭스와 그레쥬에이션, 레이어 커트로 천편일률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 방향과 목표, 성취감을 가지고 배움에 임하면 20년 경력의 베테랑 헤어 디자이너라 할지라도 성장은 계속된다.
 
에디터 김미소(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사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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