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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한 레전드 타이거 JK와 헤어 디자이너 양리의 아주 특별한 17년의 우정
  • 김수정 에디터
  • 승인 2018.12.3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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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만남이 어느덧 17년이 됐다고 한다. 그때 그 시절 홍대에서부터 지금의 스타일을 탄생시켰다는 헤어 디자이너 양리와 힙합 레전드 타이거 JK의 스토리.
 
헤어 디자이너 양리(왼쪽)과 타이거 JK(오른쪽)
드렁큰 타이거로서의 마지막 앨범 <X : Rebirth of Tiger>를 발매한 타이거 JK와 그의 오랜 담당 헤어 디자이너 양리가 <그라피>를 통해 만났다. 17년 전 홍대에서부터 지금의 스타일을 함께 만들어나갔다는 그들의 이야기. 서로가 전하는 그때 그 시절과 근황들. 래퍼, 미용사로서의 20년까지.

두 분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타이거 JK(이하 JK) 앨범 홍보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우선은 방송 활동보다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1월부터는 방송도 많이 할 것 같아요. 사실 요즘 나오는 방송들은 몇 개월 전 폐인 모드로 앨범 작업을 할 때 녹화한 것들이라 당혹스럽기도 해요.(웃음) 이번 앨범은 이미 알려졌듯이 ‘드렁큰 타이거’로서의 마지막 앨범이죠. 드렁큰 타이거라는 이름을 가끔 사람들이 궁금해하기도 하는데, 만들어진 계기는 간단해요. 제가 범띠이기도 하고 태어났을 때부터 얼굴에 주름이 많아 호랑이 같다고 했죠. 또 술에 취해 곡을 만들 때가 많아 ‘드렁큰(drunken)’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게 됐어요.

양리 얼마 전에 홍대 미용인들의 축제인 ‘디자인엣지코리아’를 끝내고, 어제는 다 같이 회식까지 하며 잘 마무리했어요. 최근에는 살롱 워크를 하면서 디자인엣지코리아 3회 준비를 위해 워밍업 하고 있죠.

드렁큰 타이거로서의 마지막 앨범이 나왔는데요. 이번 앨범 중 가장 아끼는 곡이 궁금해요.
JK 아무래도 이번 타이틀곡인 ‘끄덕이는 노래’죠. 이 곡은 ‘붐뱁’이라는 리듬인데 가장 드렁큰 타이거스럽고, 어쩌면 방송 매체에 어울리지 않는 제 스타일의 노래랄까요? 이 곡을 타이틀로 정한 게 모험일 수도 있어요. 도전을 하는 거니까요. 음악 차트에서 성적을 기대했다기보다는 제 고집을 부린 거죠. 예전에는 이런 고집을 멋이라 생각해주고 팬들이 같이 움직여주셨어요. 하지만 요즘은 스트리밍 차트에 노래가 안 올라가면 망한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성과를 위해서는 제가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곡을 만들 때 10대를 겨냥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도 저는 제 팬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죠. 제 예전 스타일 그대로. 지금 그 팬들이 움직여주었으면 좋겠어요.
 
헤어 디자이너 양리(왼쪽)과 타이거 JK(오른쪽)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어땠나요?
JK 처음에 홍대에서 만나게 됐어요. 그때는 특수머리가 잘 알려지지 않은 시절이었는데, 그 머리를 할 줄 아는 디자이너를 찾다가 양리를 만났죠. 나이도 같고 한 번에 친해졌어요. 마침 스타일도 힙합이었고요. 당시 미용사들은 스타일이 소프트했어요. 그런데 양리는 패셔너블하기도 하고 터프했죠. 처음 봤을 때는 거의 비보이 같았어요.(웃음)
 
양리 그때는 수염 기른 미용사가 많지 않았어요. 독특한 스타일이 있기보다는 대부분 예쁘게 꾸미는 편이었죠. 하하. 2001년도쯤에 처음 만났던 것 같네요.
 
어쩌면 지금 수염을 기른 스타일도 양리 원장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JK 어쩌면요.(웃음)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양리 영감을 받은 것까진 아니고요. 하하. 그 당시 스타일을 같이 만들어나가면서 헤어스타일에 수염을 더하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 추천했죠.

서로 알게 된 지 17년이 넘었네요. 둘 사이의 에피소드가 있나요?
양리 남들이 힙합을 좋아하다 JK를 좋아했다면, 저는 반대로 JK를 알고 힙합을 좋아하게 됐어요. 2000년도 초반 당시에 저희 살롱에 옥상이 있었어요. 그때 담배 한 대를 같이 피우면서 제가 힙합이 뭐냐고 물었더니 ‘의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우스갯소리로 머리 딴 데 가서 하면 의리를 저버리는 거라고 농담 식으로 말하기도 했죠. 같이 술도 많이 마셨어요.
 
JK 양리와 둘이 술을 마시면 취할 때까지 마시다보니 그 뒤는 잘기억이 안 나요. 하하. 예전에는 사람 많은 곳에 가서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때 저보다 양리가 주변을 더 의식해 저를 보호해주는 편이었죠. 제가 되게 사람들한테 다가가는 걸 좋아해요. 그 당시 홍대에서 열리는 파티들을 많이 즐겼죠.

그 당시 타이거 JK 스타일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나요?
JK 그 당시 저희들끼리 만든 유행이 정말 많아요. 포일펌부터 웨이브펌까지. 그때는 꽃미남 스타일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는데, 신기하게도 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웨이브펌에 수염을 기른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었죠.
 
양리 실제로 저희 숍에서 JK 머리를 해달라든가 JK 스타일로 수염까지 정리해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때 인스타그램이 있었으면 대박이었을 것 같아요.
 
JK 일명 ‘버스 드라이버 선글라스’부터 민소매까지, 유행시킨 헤어스타일과 패션이 정말 다양했어요.
 
헤어 디자이너 양리(왼쪽)과 타이거 JK(오른쪽)
두 사람의 만남이 한동안 뜸했다고 들었어요. 의정부로 회사를 옮기면서였나요?
JK 의정부로 가면서 뜸해진 건 아니에요. 제가 앨범 작업에 들어가면 1년 정도 사라져요.(웃음) 이번엔 유난히 제작 기간이 길어졌죠. 준비기간은 2년 정도 걸렸던 거 같은데 그 당시 <쇼미더머니> 녹화도 겹치면서 앨범 작업이 더 길어졌어요. 사람도 잘 못 만났죠. 전화도 안 받으니 소원해진 사이도 생겼어요. 그래도 양리는 그런 저를 다 이해해줬던 것 같네요.
 
양리 저는 그때 연락이 끊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앨범 작업에 들어간걸 아니까 내버려뒀죠.(웃음) 아티스트이니 그런 부분은 이해해야죠.
 
JK 제가 또 앨범을 준비할 때는 머리도 신경을 안 써요. 그래야 작업도 더 잘되는 것 같은 징크스도 있고요.

이번 뮤직비디오 촬영도 함께 하셨다고요.
양리 오랜만에 출장을 갔어요. 머리하러 촬영장에 가서 좋았다기보다는 오랜만에 JK와 대화도 나누고 함께할 수 있다는 마음에 정말 기대되더라고요. 일을 했다기보다는 오랜만에 동네 친구를 만나서 노는 느낌? 다만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JK가 저더러 계속 “양리야 괜찮니”하며 수시로 챙겨주려 하는 게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웃음)
 
JK 이번 촬영을 함께하면서 정말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었어요. 저희가 비록 아저씨가 됐지만 양리와 뭉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그때 행동들이 그대로 나와요. 그렇게 젊을 때로 돌아간 것처럼 빠져 있다가 정신을 차리면 다시 현실이죠.
 
양리 예전에는 돈이 없으니 골방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어요. 환경은 현재가 훨씬 좋아졌을지 몰라도 당시에는 대체할 수 없는 추억들이 있었죠.
 
JK 양리가 이제는 원장이고, 아버지고, 대표다 보니 아무리 친해도 존중해야 되는데 같이 있다 보면 막 대하게 돼요.(웃음) 그때마다 정신을 차리고 “양리야 괜찮니?” 하고 묻는 거죠. 하하.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좋았던 점이나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요?
JK 아직도 멋진 가사들이 나올 때 희열을 느껴요. 8집에 ‘비켜가’라는 곡이 있었어요. 제 매니저가 저와 함께한 지 꽤 오래됐는데, 예전에 제 노래를 들었을 때는 되게 신나고 좋았대요. 그런데 올해 매니저가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후에는 예전 노래들을 들으면 눈물이 난다는 거예요. 분명 같은 곡인데 다르게 들린다는 거죠. 그럴 때마다 저는 행복을 느껴요. 그런 곡을 만들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신곡을 준비하는 1년 동안 힘들었어요. 전문가들은 유행을 쫓으라는 충고를 많이 하죠. 그렇게 해보기도 했지만, 제 노래가 아닌 것 같았어요. 제 스타일대로 앨범을 준비하며 곡이 하나둘 완성될 때 정말 기뻤죠.
 
드렁큰 타이거로서의 마지막 앨범 <X : Rebirth of Tiger>를 발매한 타이거 JK
JK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은 어떤 것일까요?
양리 사실 비주얼이 좋아 뭐든 어울려요. 지금 멋있게 나이 들어가면서 자기 색깔을 잘 만들어가는 것 같아요.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은 역시 지금 한 웨이브펌이라 생각해요. 처음에는 어색해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JK의 시그너처가 됐죠.

JK 당시 안 해본 스타일이 없었어요. 레게 머리도 해보고, 특별히 꾸미지 않아도 멋있는 스타일을 찾다 보니 지금의 웨이브펌을 선택하게 됐죠. 처음에는 과연 래퍼에게 이 스타일이 어울릴까 고민도 했지만, 하고 나니 정말 편했어요. 어느 날 거리를 지나가는데 다 저 같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거예요. 그 시절에는 서로 눈빛을 교환 하며 인사도 나눴죠.(웃음) 다들 JK 패밀리 같았어요.

JK의 헤어스타일을 정할 때 디자이너로서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이 있었나요?
양리 남들이 안 하는 거. 그때 당시는 유독 새로운 스타일을 원했어요. 3집 때 포일펌을 하면서 너무 유행이 되다 보니, 남들이 다 하는 걸 또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 힙합하는
사람은 꼭 이런 머리만 해야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해외 록스타들의 스타일도 많이 참고했어요. 옷도 피트하게 입고, 웨이브펌을 해보면 어떨까 추천했죠. 처음에는 거부 반응이 있어 약하게 펌을 하고, 그게 잘 어울려서 다음에는 좀 더 강하게 컬을 넣었죠. 쉽지 않은 시도였지만 잘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또 신곡이 발표되기 전에 저한테 먼저 곡을 들려주기도 했어요. 그 음악에 영감을 받고 스타일을 만들기도 했죠.

래퍼, 미용사로서 20년은 어땠나요.
JK 데뷔 20주년이라는 것도 사실 이번에 기자분이 기사를 내주셔서 알았어요. 시간을 의식하며 달려오진 않았거든요. 항상 현재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데뷔한 느낌이 들어요. 이번이 드렁큰 타이거로서는 마지막으로 내는 앨범인데 왠지 신인 같은 설렘이 더 커요. 앨범 판매가 빠르지는 않지만 나름 기대하는 면이 있어요. 5월까지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나면 과연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거든요. 항상 사람들이 이 노래는 안 된다고 했을 때 대박이 났죠.

양리 저는 지금 다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직원으로 10년, 원장으로서 10년을 살고 있어요. 사실 원장을 하는 10년 동안 하고 싶은 건 다 해본 것 같아요. 어쩌면 지금은 그 일들을 어느 정도 정리하는 시기 같아요. 재정비를 하며 앞으로 해나갈 일을 생각하는 중이죠.
 
드렁큰 타이거로서의 마지막 앨범 <X : Rebirth of Tiger>를 발매한 타이거 JK
서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해본다면요?
JK 양리는 ‘의리’다.

양리 타이거 JK는 ‘엄지손가락’이다! 제 미용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죠.

2019년 목표.
JK 이번 앨범 활동은 진짜 열심히 할 거예요. 아마 시상식에서 양리 이름을 외치는 날이 올 것 같아요.(웃음) 기대해주세요.

양리 저는 ‘기본으로 돌아가자’가 목표예요. 20여년 전 미용을 시작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걸 많이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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