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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세에 모델로 데뷔하다! 모델계 샛별 김칠두
  • 김미소 에디터
  • 승인 2019.01.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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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엣지코리아에서 중년 스테이지를 맡은 조인형 원장은 인생의 황금기, 중년의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 모델을 찾기 위해 수차례 오디션을 봤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 탈락, 마음에 드는 모델은 찾을 수 없었다. 거의 포기하고 있던 중 인스타그램에서 시니어 모델을 해시태그로 검색했는데 사진을 몇 장 넘기다가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사진을 발견했다. 바로 김칠두 시니어 모델의 사진이었다. 범접할 수 없는 오라와 매력에 조인형 원장은 매료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2019년 1월, 조인형 원장과 김칠두 모델의 환상적인 협업을 <그라피>에서 재현했다. 40년 요리 인생에 마침표를 찍고 시니어 모델로 새 출발한 김칠두 모델의 이야기를 전한다.
 
쿼터 재킷, 트레이닝 팬츠 휠라(FILA)
지난해 디자인엣지코리아를 통해 노련한 무대 매너를 보고 베테랑 모델인 줄 알았는데 작년 3월 데뷔하셨네요.
모델로 데뷔한 지 이제 곧 1년이 됩니다. 1년 동안 다양한 곳에서 많은 경험을 했죠. 재미있는 콘셉트로 촬영하고, 패션쇼에도 섰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다면요?
촬영은 매번 즐거워요. 제 나이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죠. 그래도 하나 꼽자면 룩북 촬영 때 종이를 찢고 나오는 콘셉트로 촬영한 것이 기억에 남네요. 2018 F/W 헤라서울 패션위크 ‘키미제이’ 패션쇼에서 메인으로 런웨이에 오른 것도 저에게 특별한 경험이었죠.

저도 그 사진 봤습니다. 포즈도 재치 있고 사진 속 표정에 힘이 있어요. 특히 먼 곳을 응시한 컷에는 희로애락이 응축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젊은 시절 고생을 많이 했는데 제 모든 경험이 얼굴에 녹아 있을 수 있겠네요. 결혼을 하고 요식업에 뛰어들었거든요. 장사가 잘돼서 흥하기도 했지만 빚을 지고 망한 적도 있어요. 지금의 모습을 보면 전혀 상상이 안 가요. 당시 손님들도 지금의 제 모습을 보면 굉장히 낯설어 할 거예요. 처음에는 제가 요리를 하면서 홀 서빙도 했는데 장사를 하면 항상 깔끔하게 머리를 묶고 유니폼을 입어야 하잖아요. 지금처럼 화려한 의상이나 헤어스타일은 상상할 수 없었죠. 요식업을 하면서도 패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제 느낌대로 코디를 해서 입고 다녔어요. 가끔 손님들을 밖에서 만나면 패션에 대해 칭찬을 듣곤 했죠.
 
시니어 모델 김칠두
요식업을 하다가 어떻게 모델이 되셨나요?
얼마 전까지 식당을 운영하다가 그만두고 새로운 직업을 찾을 때 딸이 먼저 시니어 모델이 되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를 했어요. 저도 결혼 전에는 모델업계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 의상실에서 일한 적도 있습니다. 어릴 적 꿈이기도 했기에 이 일에 뛰어들 수 있었죠. 모델 활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아카데미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지금의 제 소속사이기도 하죠. 그때부터 아카데미에서 매주 1회씩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워킹, 포즈, 연기 등 다양한 교육을 받아요. 포토슈팅을 하면서 포즈와 표정도 연구하고요.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큰 부담일 수 있는데 알고 보니 카메라 체질이었네요?
올해로 65세가 되었어요. 앞서 말했듯이 제 나이에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움이에요. 그 일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해야 하는 일일지라도 부끄럽고 부담이 된다기보다 재미있어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시니어 모델들을 위한 무대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수차례 오디션을 봤지만 시니어 모델을 원하는 곳은 생각보다 적더라고요. 대부분 젊은 모델을 원하죠. 제가 다니는 아카데미에 다른 시니어 모델들도 많지만 저처럼 활동을 하는 모델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무대에 서고 싶지만 설 수 있는 무대는 굉장히 한정적이거든요.

다른 시니어 모델들에게는 김칠두라는 인물이 선망의 대상이겠네요.
저 또한 아직 배우고 있는 단계로 갈 길이 멀죠. 그래도 저를 모델로 찾아주는 곳이 있다는 점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저 같은 캐릭터의 모델이 없었잖아요. 새로운 이미지의 모델이라는 점에서 신선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연기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어요. 1월 말부터 안똔체홉극장에서 <검은 옷의 수도사>라는 연극으로 관객과 만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현재 수염도 자르지 않고 기르는 중이고요.
 
I'm a model, KIM CIL DU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요?
수도사 역을 맡았습니다. 러시아의 소설가 안톤 체홉의 소설 <검은 옷의 수도사>를 정통 희극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모습을 초현실주의적 색채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연극은 3월까지 계속 될 예정이니 많은 분들께서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더 바빠지실 것 같아요. 지금도 알아보는 팬이 있을 것 같은데요. SNS의 힘이 크다고 생각해요. 딸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줘서 제가 촬영한 사진을 종종 올리곤 하는데 제 인스타그램을 봤다며 먼저 인사를 건네는 분들이 몇 분 있어요. 요청을 하면 같이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제 사진을 보고 그림을 그려줬는데 뛰어난 그림 실력에 놀랐어요. 저를 좋아하고 응원해주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모델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해외 무대에 서보고 싶습니다. 모델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무대가 있잖아요. 4대 패션위크요. 저 만의 꿈이 아닌 저와 함께 배우고 있는 시니어 모델 모두의 꿈이기도 합니다. 또 해외 무대에 서서 시니어 한류를 전파하는데 일조하고 싶어요. 제 꿈을 꼭 이룰 수 있으리라 확신해요. 그날까지 여러분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라피> 2월호에서 더 많은 사진을 만나보세요! 

에디터 김미소(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사재성 헤어 조인형(스타일하우스) 메이크업 이한솔(스타일하우스) 모델 김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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