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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오드리 헵번을 재현하다
  • 김미소 에디터
  • 승인 2019.02.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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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이 넘은 나이에 유튜버로 변신, 누구보다도 통쾌한 인생 역전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할머니가 된 박막례 할머니. 예능과 광고 출연, 잡지 화보 촬영, 책 출간을 앞두고 있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라피>는 박막례 할머니와 손녀 김유라씨를 초대해 그녀들의 흥미진진한 인생을 화보로 풀어내고 더불어 인생 스토리를 전한다. 
 
박막례 할머니의 화려한 외출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박막례(이하 박): 얼마 전 베트남 가서 예능을 찍었어. 그게 기억에 남아.
김유라(이하 김): 유튜브를 하면서 많은 곳에서 섭외 연락이 왔지만 방송이나 예능 출연은 안 하고 있었어요. 이번에 처음으로 예능 출연을 결정한 것은 할머니의 이름을 걸고 해외에서 진행하는 예능이고 스태프 분들이 많은 배려를 해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식당을 40년 동안 운영하다가 지금은 그만두셨는데 가상이지만 다시 사장이 될 수 있는 기회였기에 할머니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됐습니다.

미장원을 직접 운영해보니 어땠나요?
박: 내가 미용을 못해 디자이너로 나설 순 없었지만 직원들을 두고 장사를 하니깐 짭짤하더라고.(웃음) 식당에서는 내 손으로 만날 요리하면서 벌었는데 이건 말만 잘해도 돈이 들어오니 좋았어. 수입이 꽤 좋았는데 미장원에서 번 돈은 전액 기부했지.

방송을 보니까 현지인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도 많이 방문했더라고요.
박: 외국인들이 나 한번 쳐다보고 휴대폰 한 번 보고. 그 사람들 말 로 ‘맞다’라고 했던 거 같아. 나를 알아보고 사진 요청도 많이 받았지.

언어의 장벽은 어떻게 극복했나요?
박: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는다고 몸동작을 보고 알아차렸지. 내가 미장원 대표니깐 외국인이 오면 앞에 나가서 안내를 해줘야 하는데 말이 안 통하니깐 못 나가겠더라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지. 못 배운 것이 한이야. 젊은 사람들은 외국어를 알아들을 수 있으니깐 내가 못하면 우리 직원들 불러서 통역을 부탁하기도 했지. 내가 주름이 하나도 없었는데 그것 때문에 주름이 생겼어.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나오는 박막례 할머니와 손녀 김유라 씨.
박씨네 미장원 방문 손님 중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요?
박:
한국 편(팬)이 나 왔다는 소식 듣고 찾아왔더라고. 나랑 2시간을 놀다 갔지. 엄청 재밌었어. 예전에 유튜브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부산에서 가족들이 식당으로 찾아왔는데 그 편들도 기억에 남아. 또 아침 일찍 대구에서 아가씨 혼자 찾아온 적도 있어. 놀이동산이라도 구경시켜줄려고 했는데 차를 예약해놨다고 급하게 가더라고. 멀리서 찾아와준 편들이 정말 고마워. 지금은 딸이 식당을 하니깐 편들이 가게에 오면 종종 가곤 하지.

현지인의 반응은 어땠나요?
박: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 현지인도 있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많이 알아보더라고. 호주 사람들도 있었어.

처음 유튜브에 올린 영상도 호주 여행기였죠?
박:
맞아. 올해 3월이 되면 유튜브 시작한 지 딱 2년이야.

2년 만에 인생이 확 바뀌었네요.
박:
그러게. 내 인생이 이렇게 뒤집어 질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쥐구멍에도 볕 든 다는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어. 옛날에 집 없어서 고생할 때 오두막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43년 장사해서 아파트 한 채 장만 하고 유튜브 시작해 예능도 찍고, 화보도 찍을 줄은 나도 몰랐지.

이번 화보에서는 오드리 헵번으로 변신하셨어요.
박:
처음 콘셉트를 듣고 내가 할 수 있을까, 망치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유라가 할머니 할 수 있다고, 가서 촬영하자고 하더라고. 할머니 옛날 스타일대로 하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박막례 할머니를 오드리 헵번으로 완벽하게 변신시킨 디오드뷰티 이찬 원장
실제로 촬영해보니 어땠나요?
박:
머리도 예쁘게 해주고 아주 마음에 들었어. 곧 유라 동생이 결혼하는데 오늘처럼 하고 갈까봐. 앞머리 가발은 처음 써봤는데 구매해야겠어.

유튜브를 시작 안 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박:
우울증 안 걸리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겠지. 우리 언니들이 모두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계시는데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많으니깐 나도 치매에 걸릴까봐 우리 가족들이 엄청 신경 썼어. 그래서 유라가 나 치매 걸리지 말라고 유튜브를 시작한 거야. 즐겁게 살아야 치매에 안 걸린다고 해서. 지금은 유튜브를 하니깐 오늘처럼 강남에도 나오고 다양한 경험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가 돼서 정말 좋아.

유튜브 기획에도 참여하시나요?
박:
유라랑 같이 상의해서 찍어. 며칠 전부터 고민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생각나는 대로 찍는 편이지.

김: 일반적으로 구독자가 증가하면 요일을 정하고 영상을 규칙적으로 업로드하는데 그렇게 되면 부담이 되고 더 이상 유튜브를 즐길 수 없을 것 같아 저희는 정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직업이지만 할머니의 인생을 즐기기 위해 유튜브를 하는 이유도 있으니까요.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을 때는 일주일에 3편 올릴 때도 있어요.
 
박: 우리 또래는 유튜브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잖아. 얼마 전에는 어떤 사람이 왜 손녀 발목을 잡고 있냐고 말하더라고. 왜 백수로 놔두냐고 말이야.
 
김: 정말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저는 그게 항상 안타까워요. 같은 시대에 살고 있는데 더 다양한 세계를 경험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서요. 그래서 앞으로는 노년에 대한 편견을 깨거나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저희 영상이 구독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거나 소외계층을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작은 시발점이 되었으면 해요. 
 
" 처음 콘셉트를 듣고 내가 할 수 있을까, 망치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유라가 할머니 할 수 있다고, 가서 촬영하자고 하더라고." 손녀 김유라 씨의 말처럼 사랑스러운 오드리 헵번으로 변신한 박막례 할머니.
책 출간도 앞두고 있네요.
김: 책 출간 제안은 유튜브를 시작하고부터 들어왔어요. 책은 무거운 매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초반에는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반짝 인기일 수도 있는데 책을 출간한다는 게 과욕인 것 같아서요. 지금은 유튜브를 1년 넘게 지속했고 할머니를 궁금해 하는 분들도 많이 생겨나서 작년부터 출간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할머니의 유튜브 시작 전후 스토리를 에세이로 풀어가고 있어요. 4월 출간을 목표로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올해 또 다른 계획이 있나요?
김:
올해에도 할머니에게 새로운 자극과 설렘을 계속 주고 싶어요. 치매 예방에는 약간의 스트레스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또 다른 예능에 도전해볼까 합니다. 유튜브는 저와 둘이 촬영하니까 편한데 방송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긴장감을 할머니에게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에디터 김미소(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신정인 헤어 이찬(디오드뷰티) 메이크업 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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