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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하려면 두 달 대기" 까벨로 블랑코 리키 원장의 동네 미용실 생존법
  • 최은혜
  • 승인 2019.03.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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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돌리는 곳마다 미용실이 보이는 동네 상권에서 모르면 지나치기 십상인 2층에 위치한 살롱. 그럼에도 두 달 치 예약이 차 있는 까벨로 블랑코 리키 원장의 경영 노하우. 
 
낙성대 까벨로 블랑코 리키 원장.
까벨로 블랑코 서울 낙성대역 인근 위치. 2017년 9월 11일 오픈. 리키 원장은 남자 고객, 아내인 보람 디자이너는 여자 고객을 주로 시술한다.

[리키 원장의 하루 일과]
출근 시간: 오전 11시 반에 출근해 가게 오픈 준비 및 식사, 오후 12시 오픈.
퇴근 시간: 평일 오후 10시, 토요일 오후 9시 퇴근. 일요일과 공휴일은 정기 휴무. 디자이너 시절에는 일요일, 공휴일에도 일을 해야 해서 지인이나 가족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런 부분이 아쉬워 숍을 오픈해서는 일요일, 공휴일을 쉬는 날로 정했다.  
퇴근 후, 쉬는 날: 집에서 매장까지 1시간 걸리는데 퇴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음악을 들으면서 휴대폰으로 사진과 블로그 작업을 한다. 집 도착 후 식사를 하고 TV 를 보며 휴식. 쉬는 날에는 프리다이빙을 하거나 반려견 달봉이, 달자와 놀아준다.
 
[리키 원장의 살롱워크] 
·하루 평균 고객 10~12명.
·한 달 평균 고정 고객 200여 명.
·고정 고객 1034명.
·블로그 유입 고객 70%, 소개 고객 30%
·주 연령층 20~30대.
·고객 분포 남자 고객이 90% 이상이며 가끔 여성 고객도 있다. 쇼트커트를 좋아하 거나 헤어 스크래치, 특수한 디자인을 원하는 고객들이다.(대부분의 여성 고객은 부 인인 보람 디자이너가 맡고 있다.)
·예약 주말의 경우 2~3개월 전, 평일 낮 예약은 한 달 전, 평일 저녁은 한달 반에서 두 달 반 전에 끝난다.
하루 신규 고객은 2~3명으로 제한. 고정 고객을 우선으로 하는 편. 고정 고객은 대부분 머리를 하면 다음 방문 날짜 2~3일치를 동시에 잡고 가기 때문이다. 예약제로 운영하며 시술 시간대도 정해놓았다. 오후 12시~12시 반 커트 고객, 1시부터 펌 고객을 받으며, 오후 3시쯤 식사를 한다. 다시 4시부터 펌 고객을 시술하며 7시부터 커트, 염색, 다운펌 위주로 고객을 시술한다. 커트는 거의 저녁에 몰아서 하는 편인데 펌, 염색은 연차를 내서라도 시술을 받으러 오지만 커트만을 위해 휴가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주특기 포마드 및 페이드 커트. 포마드펌, 스왓 커트, 크롭 커트, 짧은 머리펌(~2cm), 아이론펌 고객이 많고 머리가 엄청 뜨는 직모 고객이 많다. 직장인 고객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전역을 앞둔 군인이나 직업 군인 고객이 큰 폭으로 늘었다.
·재방문 유도 비결 기술적으로 다른 곳에서 안하는 부분을 해주는 것. 기술력과 요금 경쟁력이 있다. 미용과 바버 스타일을 믹스해 큰 호응. 
 
[리키 원장의 미용 인생]
미용을 하게 된 계기: 진주 출생. 모델이 꿈이던 시절 우연히 미용실에 갔다가 디자이너에게 미용을 권유받았다. 2006년 미용 시작. 공군 이발 특기병 1호로 군복무. 군에서 이발을 배우고 이발병으로 활동하면서 앞으로의 인생 계획을 세웠다.
미용을 하면서 힘들었던 시기: 2010년 전역 후 당시 미용을 하고 있던 모친에게 100만원을 빌려서 상경. 강남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왔지만 박봉에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미용실에서 제대로 된 식사도 못하고 빠 듯한 생활비에 지쳤으며 늦은 나이에 다시 시작한 만큼 압박감이 이루말할 수 없었다. 그렇게 일을 하면서도 어느 미용실이 무엇을 잘한다고 하면 그곳에 가보고, 커트 고객이 많은 대학가 미용실에 들어가 커트를 단련하 기도 했다.
미용을 하면서 최고의 시기: 지금이 아닐까.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는 지금의 내 모습이 좋다. 그전에는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취미는 커녕 몸이 상하는 줄도 모르고 일만 했다. 이제야 취미를 즐 길 여유가 생겼다. 강남, 청담 출신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그동안 노력하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것이다. 
 
까벨로 블랑코의 내부.
리키 원장의 트레이.
나에게 미용은 ‘길’ 이다. 일에 대한 나의 원칙은 ‘시간 약속’ 나에게 고객은 ‘산소’ 이다.
 
‘까벨로 블랑코’라는 이름이 독특하네요.
한국어, 영어 말고 뭔가 다른 나라의 언어를 찾아보다가 머리카락이라는 말을 어학사전에서 찾아봤어요. 그러다 까벨로라는 단어를 알게 됐죠. 스페인어로 까벨로는 머리카락이라는 뜻이고 블랑코는 백색이라는 뜻이에요. 까벨로 블랑코가 입에 잘 붙는 느낌이 들어 상호로 정했죠. 뜻을 합치면 백색 머리인데,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고객을 케어하고, 은퇴하는 날까지 열정을 갖자’ 입니다.

원장님과 보람 선생님(아내)의 업무는 어떻게 나뉘어 있나요?
보람 선생은 여자 고객을 담당하고 저는 남자 고객을 담당해요. 예전에는 남녀 구분 없이 고객을 만났다면 지금은 각자 자신 있는 분야를 맡고 있죠. 보람 선생은 미용 고등학교를 거쳐 미용대학까지 나왔고, 컬러와 펌을 주로 시술하는데 컬러 고객이 월등히 많아요. 저희의 장점 중 하나는 수준 높은 시술을 하면서도 동네 상권에 맞는 요금으로 가성비를 더한 것인데 컬러만 해도 기장 추가나 탈색 횟수 제한 없이 요금을 받으니 고객들에게 호응이 좋아요.
 
무엇보다 보람 선생은 친화력이 좋아요. 대화 몇 마디로 성향을 파악해서 조용한 고객은 조용하게, 대화를 좋아하는 고객은 그에 맞게 맞춰주는 식이죠. 초반에는 서로 안 맞아서 힘들었어요. 기장이나 탈색 횟수 등 추가금이 없는 운영 방식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고요. 보람 선생은 현재를 보는 스타일이고 저는 미래지향적이며 뭐든 계획을 해서 실천하는 편이에요. 가치관이 다르기는 하지만 결국 같은 일을 한다는 공감대와 이해가 큰 힘이 되죠.
 
동료이자 인생의 동반자인 보람 디자이너와 함께.
왁스마스터 주민님아와는 막역한 사이.
까벨로 블랑코가 성장에 탄력을 받았던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노력없이 얻어지는 건 없지만 운도 어느 정도 따라주는 것 같아요. 저희 동네(낙성대역 인근)는 골목에만 들어가도 5~6개의 미 용실이 나란히 있을 정도로 미용실이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여기 에 연연해하지 않았고 우리만의 스타일로 어필했고 고객들이 몰려 오기 시작했어요. 요즘은 고객들이 검색하며 찾아다니는 시대니까요.
 
사실 저희는 오픈 때부터 불황을 모를 정도로 기복이 없었어요. 나의 매장을 차리겠다고 계획하면서 미리 준비를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일하고 있던 살롱 원장님의 동의를 얻어 워킹 고객없이 저의 개인 고객만 받고 직접 고객을 관리했어요. 그래야 오픈을 하면 그 고객 그대로 가져갈 수 있으니까요. 신림동에서 일하다가 낙성대에 오픈하니 고객들도 매장을 옮기는 데 불편함이 없었죠.
 
그리고 오픈 이전부터 몇 년 동안 잠을 줄여가며 블로그 작업을 꾸준히 했어요. 또 저만의 시그너처 메뉴를 개발했지요. 미용사 대부분이 피하는 짧은 머리, 직모 고객을 공략했어요. 짧은 머리는 작업 시간도 오래 걸리고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아요. 직업적으로 혹은 천성적으로 머리가 짧거나 직모인 이들은 미용실 가면 “머리가 짧아서 안 된다” “스타일이 안 나온다” “머리를 더 길러서 와라”라며 퇴짜 맞기 일쑤인데, 제가 심하게 뜨는 직모이고 이런 고충을 알기에 노력과 연구 끝에 메뉴를 개발했어요.
 
그러다보니 점점 짧은 머리와 직모 고객이 오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직업 군인, 전역 군인 고객이 큰 폭으로 늘었어요. 블로그에 이런 부분을 어필하니 검색을 통해 혹은 소개로 오기도 하죠. 조금 노린 부분도 없잖아있어요. ‘짧은 머리 해결사 헤어 디자이너 리키’라는 타이틀도 생기고, 여자 아이돌에게나 주어지는 ‘군통령’이라는 수식어도 갖게 됐죠. 
 
[경영 노하우]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고객이 원하는 니즈를 파악하고 마치 핵사이다 같은 결과물을 보여준다. 그러면 한번 고객이 단골이 되고 소개 고객을 낳는다.
블로그를 정말 잘 운영하는 것 같아요.
오픈 전부터 했고, 매일 블 로그를 업데이트하고 이웃들과 소통했어요. 그렇게 잘 운영했는 데 저품질에 걸려서 계정을 없앤 적도 있지만요. 포털 사이트는 매번 진화하는데 저는 못 따라간 거죠. 블로그는 몸소 체험하며 깨달은 것이에요. 예전에는 1일 1포스팅이었지만 지금은 2~3일 에 한번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보람 선생과 제가 남녀 파트가 나 뉘어 있다 보니 보람 선생은 여자 머리, 저는 남자 머리 콘텐츠를 맡으며 교대로 포스팅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은 개인적인 내용 만 올리다가 어쩌다 헤어 사진을 올렸는데 문의를 주는 분들이 생 겨서 헤어 사진도 주기적으로 노출하고 있어요. 

블로그 고객 70% 유입의 비결이라면 무엇일까요?
사실적인 사진이 좋아요. 보통 애프터 사진만 올리거나 전문 모델을 쓰지만 저 는 실제 고객 시술 사진만 올려요(고객 동의를 받은 후). 고객들도 전문 모델인지 실제 고객인지 다 알고, 사실적인 모습에 더 관심 을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시술 전후의 변화가 뚜렷하게 느껴지도록 비포, 애프터 사진은 꼭 함께 보여줍니다. 예전에는 블로그를 비밀스럽게 운영한 적도 있어요. 시술 사진은 올리면서 제가 어디 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인지는 밝히지 않아 사람들이 궁금하게 만드는 거죠. 그런데 사진에 찍힌 아주 작은 간판만 보고 찾아온 고 객도 있었어요. 정말 놀랐어요. 
 
까벨로 블랑코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00% 예약제, 디자이너 일대일 살롱이에요. 예전에 디자이너로 일할 때는 동시에 여러 고객 시술이 가능해서 매출 증대에는 도움이 됐지만 고객의 불만은 많았죠. 예약제가 아니다 보니 고객들이 1~2시간 기다리다 화를 내기도 했고요. 이곳도 예약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선지 노쇼도 생기고 자리 잡기까지 힘들었지만 정착된 후 이젠 고객들 스스로 시간을 잘 지키고 있죠. 스태프 없는 살롱에서 예약제와 일대일 운영은 시술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고 매출에도 한계가 있지만 디자이너가 한 고객에게 올인해 끝까지 케어한다는 점은 고객 입장에서는 엄청난 매력이 있죠. 

까벨로 블랑코 고객들이 요즘 선호하는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연예인 스타일보다는 자신만의 문제를 잘 알고, 원하는 스타일을 분명하게 제시하는 분들이 많아요. 동네 미용실이지만 정작 동네 주민보다는 전국구 고객들이에요. 요즘은 고객들로부터 배우는 게 많아요. 고객들이 이제는 전문 용어나 트렌드를 파 악하고 와요. 고객이 이런 게 있다고 보여주면 퇴근 후 찾아보고 공부할 때도 있어요. 저희가 열심히 하지 않을 수가 없죠.

최근에 인스타그램에서 제주도에서 올라온 고객의 이야기를 봤는데 실제로 멀리서 오는 고객은 어떤 이들인가요?
헤어에 대해 예민한 분들이고 여기저기에서 실패를 거듭하다 연 락을 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주로 검색을 통해 경기도 및 부산, 울산, 대구 등에서 오는 것은 물론 미국, 호주, 일본 등 외국에서도 연락이 와요. 부담은 되지만 뿌듯하고 감사한 일이죠.
 
멀리서 오는 고객은 헤어 시술에 실패하고 마지막이다 하는 심정으로 오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 저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시곤 하죠. 머리가 타 있거나 커트가 엉망이거나 온전한 상태가 아닌 분들이 많아 힘들기도 해요. 하지만 만족해서 돌아가는 고객들을 보면 그 뿌듯함은 이루말할 수 없지요. 보람 선생은 옴브레 컬러가 특기라서 전국에서 찾아오죠. 실력도 실력이지만 아무래도 성격이 맞고 마음이 맞는 고객들이 찾아주는 것 같아요. 

까벨로 블랑코처럼 동네 상권에서 살롱을 운영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동네상권에만 연연하지 마라! 요즘은 마케팅 시대이자 고객이 찾아오는 시대예요. 조바심을 갖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결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자신의 특기를 살려 밀고 나가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거리가 멀어도 맛집을 찾아가듯이 그 집만의 특기는 분명 있지 않을까요. 매년 불경기, 불황이라지만 준비가 되어 있고 현실에 안주해 그저 고객이 찾아오길 기다리지만 않는다면 불황이란 없을 것입니다.
 
까벨로 블랑코 리키 원장.
미용인으로서 공부하는 부분이나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블로그, SNS 마케팅을 위해 주로 드라마, 잡지를 보며 트렌드를 파악하고 프롬어스라는 미용인 스터디 모임도 하고 있어요. 모임에는 왁스마스터 주민님아를 비롯해 강남, 강북 등 다양한 상권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있어요. 공부도 하고 기술이나 정보도 공유하고 직접 트렌드를 만들어 함께 홍보하기도 하죠. 지금까지도 헤어 트렌드 키워드가 되고 있는 애즈펌, 가일컷도 
저희 모임에서 시작된 것들입니다. 

오픈을 고민하는 디자이너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무작정 허황된 꿈을 갖고 오픈하지 말았으면 해요. 실력이 전부는 아니에요. 우선 고정 고객을 확보하고 시간을 쪼개 마케팅에 투자하길 바랍니다. 경쟁력 있고 가장 자신있는 부분을 돋보이게 하세요. 이제는 멀티 디자이너 시대가 아닌 자신만의 경쟁력이 중요한 시대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스태프가 없지만 교육에 대한 관심도 많아서 후배를 양성하고 싶어요. (그와 같은 미용실에서 근무했던 아내인 보람 디자이너의 말에 의하면 스태 프 시절부터 늘 해오던 말이라고 한다.) 언젠가는 체인 사업도 해보고 싶고요.
 
올해는 4월 말에 태어날 또또(태명)를 위해 무한한 애정을 쏟을 것 같네요. 책임감이 무겁지만 고객에게도 소홀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시작한 프리다이빙 라이선스를 취득할 예정이에요. 서울에 와서 저의 인생 목표 그래프를 만들었는데 현재 그 목표대로 잘 이뤄가고 있어요. 꾸준하고 변함없이 고객과 신뢰를 쌓고 목표를 이뤄가며 더 큰 꿈을 완성하고 싶어요. 
 
에디터 최은혜(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사재성, 신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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