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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객 힘들어요" 미용실 '블랙 컨슈머'-2편!
  • 김수정 에디터
  • 승인 2019.03.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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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인들이 전하는 각양각색 JS 고객과의 스토리!

일러스트: 임동균
일러스트: 임동균
‘계속 스타일을 바꿔달라는 고객’
 
에이컨셉 강남점 서승예 점장
에이컨셉 강남점 서승예 점장
10년 넘게 미용을 하며 다양한 고객을 접했어요. 한 번은 손상이 많이 된 고객이 찾아오셨죠. 어떤 시술을 해도 예쁘게 안 나올 거 같다고 말씀드린 후 돌려보내려고 했죠. 하지만 머리를 꼭 해야 한다고 해서 최선을 다해 시술해드렸어요. 그런데 다음 날 남편이랑 같이 매장에 찾아왔어요. 우람한 체격의 남편은 소리를 지르면서 아내 머리를 이렇게 만들면 어떡하냐고, 다른 고객들이 앞에서 큰 소리를 내더라고요. 그래서 클리닉도 해드리고, 트리트먼트 제품도 드리고, 환불도 해드렸습니다.
 
그냥 소신대로 했어야 됐는데 제 불찰이었던 것 같네요. 또 한 번은 C컬펌을 해달라고 오셨어요. 그런데 다음 날 C컬이 자기한테 안 어울린다고 S컬로 바꿔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결국 S컬로 다시 해드렸죠. 그러더니 일주일 뒤에 다시 오셨고, S컬을 해서 머리가 상했다며 볼륨매직 해달라고 하는 거예요. 결국 머리를 원상 복구해드렸습니다. 참 먹고살기 힘들어요. 미용인들 파이팅입니다!
 
‘각서도 썼지만 환불해준 고객’
 
파란헤어 강남점 고수 팀장
파란헤어 강남점 고수 팀장
모발이 너무 상해 시술이 안 되는 상태의 고객들이 간혹 오는데, 안 된다고 말씀을 드려도 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번은 탈색을 많이 했던 고객이었는데 웨이브펌을 원하셨죠. 웨이브가 안 나올 것 같아 차라리 염색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하지만 계속 펌을 해달라고 해서 실랑이만 30분 정도 했네요. 책임을 묻지 않을 테니 시술만 해달라고 하셨죠.
 
그래서 ‘추후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디자이너에게 묻지 않겠습니다’라는 각서를 받고 최선을 다해 시술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웨이브는 잘 나오지 않았고 고객은 괜찮다며 가셨죠. 하지만 이틀 뒤에 환불 요청 전화가 왔어요. 일주일 동안 매일 같은 시간에 살롱으로 항의 전화를 하셔서 울며 겨자 먹기로 환불해드렸죠. 사실 안 해드려도 되는 사례였지만, 스트레스 받을 바에 그냥 환불해주는 게 낫겟더라고요.
 
‘결혼식 날 가족 12명이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고 돈을 못 내겠다고 한 고객’
 
디오드뷰티 청담점 이찬 원장
디오드뷰티 청담점 이찬 원장
지금 생각해보면 가족 사기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주말 오전에 혼주 메이크업 두 분을 예약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일 살롱에 오신 일행은 총 12명이었어요. 남자 7명에 여자 5명. 할머니와 그 밑에 형제, 자매 그리고 그 형제의 자녀분들까지 다 오신 거예요. 시간 괜찮으면 12명 모두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고 싶다고 하셨죠. 다행히도 그날 예약이 비어 있는 상태였기에 시술을 시작했고요. 지방에서 오신 분들이었고, 가족들 모두가 헤어와 메이크업을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예약자가 뒤늦게 숍으로 도착했고 스타일을 바꿔라, 메이크업을 더 진하게 해달라는 등 수정을 요구했어요. 그분이 마지막으로 메이크업을 받으셨는데 의자에 앉는 순간부터 얼굴 표정이 안 좋더군요. 사건은 계산할 때 발생했어요. 저희는 고객님께 12명의 시술 요금 130만원을 말씀드렸어요. 물론 그 금액도 할인된 금액이었죠. 하지만 예약자는 ‘우리 가족은 체험단으로 왔다’며 돈을 지불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살롱은 체험단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남자 직원이 전화로 그렇게 해주기로 했다면서 끝까지 우기더라고요.(남자 직원은 저밖에 없습니다)
 
저희도 그런 적이 없다며 강하게 대응했어요. 통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느꼈는지 ‘다시 생각 해보니 체험단으로 온 것이 아니고 인터넷을 보고 방문했고 5만원에 해주기로 했다’며 말을 바꿨죠. 그 말을 들은 순간 이분들이 작정을 하고 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깡패 같은 오라를 풍기던 예약자의 남편은 갑자기 문을 막고 서더니 ‘좋은 날 돈 가지고 그러지말라’며 저희를 위협했죠. 경찰을 부를 거라고 말하니, 소리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언성이 높아지자 결국 예약자 분이 15만원에 하고 가겠다며 15만원만 주고 도망가듯이 우르르 숍을 나갔어요.
 
공짜로 시술 받으려고 작정한 고객들 같았지만, 결혼식에 경찰까지 부르고 시끄럽게 하기 싫어서 그냥 넘어갔어요. 그 일 이후 예약을 보다 꼼꼼하게 받습니다. 신규 고객이라면 어떻게 알고 전화를 주셨는지, 본인 외에 일행은 없으신지, 시술 전 스타일 상담이 이루어질 때 요금에 대한 상담은 필수로 확인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금으로 진상을 부리는 고객이 있다면, CCTV 캡처와 상담 내용에 관한 메모를 정확히 해서 고객과 숍의 대화 내용을 전달하도록 조치했어요. 이런 고객에게는 증거 확보가 최선입니다.

‘회사 파티 행사로 헤어·메이크업 15명을 예약한 후 방문하지 않은 고객’
지난해 12월 겪은 일입니다. 연말은 10명 이상의 단체 고객이 많은데 많은 인원을 정해진 시간 안에 시술하려면 헤어 팀 4명, 메이크업 팀 4명 이상은 있어야 케어가 가능합니다. 상냥한 목소리의 여성분에게 예약 전화가 왔습니다. 회사에 파티가 있어서 여자 12명, 남자 3명 헤어와 메이크업을 해야 하는데 3시간 안에 끝나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미리 예약하시면 시술 가능
하다고 저희 직원이 안내해드렸더니, 너무 감사하다면서 꼭 예약해달라고 했죠.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다 보니 통화로도 사람의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하는 편이라 노쇼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실수였습니다.
 
예약 하루 전 확인 문자를 보내고 프리랜서 메이크업 선생님 두 분을 더 섭외했어요. 15명을 3시간 안에 신속하고 완벽하게 마무리하려면 헤어·메이크업의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짧게나마 직원들끼리 회의도 했었죠. 그리고 당일 예약 시간이 되었는데도 고객들이 안 오는 겁니다. 전화도 안 받았고요. 2시간을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 프리랜스 디자이너들에게 소액의 임금을 지불하고 보냈습니다. 당연히 올거라 믿어 예약금을 받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나중에 너무 바빴다며 죄송하다는 문자 한 통 보내왔더라고요.
 
에디터 김수정(beautygraphy@naver.com) 일러스트 임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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