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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위 아티스트, 세계적인 한국인 네일리스트 ‘진순’
  • 최은혜
  • 승인 2019.04.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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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4백 달러를 들고 뉴욕으로 건너가 스칼렛 요한슨, 비욘세를 비롯한 셀럽은 물론 각종 패션지, 패션 브랜드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네일리스트 진순.
요즘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여전히 뉴욕패션위크(마크 제이콥스, 마이클 코어스, 티비, 필립 림, 롱샴 등), 패션 캠페인(마크 제이콥스, 디올, 지미추, 베르사체, 끌로에, 모스키노 등)의 화보 촬영에 참가하고 진순 네일 라인과 네일 스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의 네일 트렌드는 어떤가요?
뉴욕은 아직까지 기본 형태의 솔리드 네일 팔리시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젤네일과 심플한 젤 네일아트도 전보다 많아졌습니다. 이번 뉴욕패션위크에서는 유니크한 뉴트럴 컬러와 새틴 매트 피니시의 느낌이 두드러졌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인스타그램 덕분에 여러 가지 색상을 사용하거나 심플하고 모던한 주얼리를 사용하는 K-Style의 네일 아트가 트렌드로 떠오른 점이죠.

‘진순’ 네일 제품의 콘셉트와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10-free, chip-free, always in fashion, fashion in a bottle이 진순의 슬로건입니다. 오랫동안 패션 사진작가 스티븐 마이젤과 일을 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발색이 뛰어난 하이패션 콘셉트의 네일 컬러를 만들게 되었어요. 네일 스파도 운영하고 있어서 네일 컬러뿐만 아니라 퀄리티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 이 부분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예를 들어 젤 성분을 전혀 쓰지 않되 젤 테크놀리지를 도입해 지속성을 늘렸고, 광선에 색이 바뀌지 않도록 UV 프로텍션 기능을 더했어요. 또 해로운 화학 성분을 쓰지 않아서 10-free 네일 폴리시가 됐습니다. 손톱을 말리는 데 인내심이 없는 분들을 위해 퀵 드라이(quick dry) 기능을 넣고, 패션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엑스트라 하이 글로스 성분을 첨가해 색다른 느낌을 더했죠. 향후 손과 발을 위한 케어 라인도 만들 계획입니다.

28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네일리스트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궁금합니다.
뉴욕에 와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언어의 장벽이 제일 큰 문제였고 네일리스트는 거의 마지막 선택이었어요. 미국에서 한국인이 많이 하는 일 중 네일이 가장 스킬을 요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고 고객을 일대일로 만나는 일이라서 생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점도 끌렸어요. 웃기지만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선택한 점도 있고요. 쉽게 말하면 먹고살기 위해 선택한 거죠.
 
2016 F/W 뉴욕패션위크에서.
2017 F/W 뉴욕패션위크에서.
자신만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Work hard, Execute your idea into reality, Good relationship with people. 열심히 일하고 내가 가진 재능을 찾고 꾸준히 개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추진력입니다.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결과가 보이도록 추진을 한 거죠. 아무리 재능이 많고 스펙이 좋아도 추진하는 능력이 없으면 성공으로 갈 수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운이 좋게도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았어요. 가진 것이 없는 저에겐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었어요. 그분들이 그들의 지인들을 저에게 연결해주었고, 조언도 많이 해주었지요.

기억에 남는 작업이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2001년 <뉴욕 타임스>에 실린 네일 아트 화보인데요. <뉴욕 타임스> 역사상 처음으로 총 7페이지의 네일 아트 화보를 선보였고 그로 인해 많은 네일 브랜드가 네일 아트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물론 많은 네일 아티스트들이 네일 아트를 하고 있었지만 그때는 인스타그램이 없던 시절이어서 네일 아트를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는데 영광스럽게도 저의 작업을 잡지에 선보일 수 있었죠.
그리고 오래전에 팝가수 비욘세와 오스틴 파워 시리즈 무비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는데 보통 스페셜 프로젝트를 하면 촬영 전에 정보를 줘요. 그런데 어느 누구도 저에게 네일 아트를 해야 한다는 정보를 주지 않았어요. 준비 없이 갔는데 갑자기 가짜 손톱에 네일 아트를 해야 한다고 해서 무척 당황했죠. 게다가 그녀가 가짜 손톱을 붙일 때 사용해야 하는 접착제인 글루를 싫어했고,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마침 키스라는 네일 회사에서 출시한 ‘One Easy Step’ 프레스 칼라 네일 팁에 물에 닿으면 떨어지는 글루가 있었어요. 그것을 이용해 손톱에 바른 후 스와로브스키 라인 스톤을 올려서 네일 아트를 만든 적이 있어요. 다행히 그녀가 좋아했죠.

올해는 어떤 컬러, 어떤 디자인이 주목받을까요?
하얀색에 가까운 연한 파스텔 톤(JINsoon Pinky)이나 파스텔 노랑, 패션 브랜드 티비와 필립 림과 작업할 때 사용한 쿨한 내추럴 컬러(JINsoon Dulcet&Nostalgia), 그리고 다양한 코럴 컬러(JINsoon Winky&Coral Peony)가 트렌드입니다. 디자인은 모던함을 보여주는 심플한 컬러 블록, 라인 아트, 컬러풀한 무광 글리터, 추상적인 아트(abstract art)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일에 대한 영감은 어디에서 얻고 있나요?
패션, 아트, 자연, 어떤 장소, 그래픽 디자인, 영화 등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받아요. 패션은 화보 촬영이나 쇼에 참여했을 때 많이 접하면서 배우고요. 저는 패션의 역사나 아트에 대한 조사를 많이 합니다. 뭔가 배우면서 영감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박물관에 가는 것을 좋아해요. 길을 걷다가 눈에 띄는 포스터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죠.

일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꾸준히 배우고 받아들이고 열심히 일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최고로 생각하는 건 무엇을 하든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또 끊임없이 연습하고 경험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2019년 진순 네일의 봄 트렌드.
2019년 진순 네일의 봄 트렌드.
2019년 진순 네일의 봄 트렌드.
 국내에서 반디 네일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진순 네일 제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네일 컬러나 평상시 대표님의 네일이 궁금합니다.
저는 핫레드 컬러(JINsoon Vanity, Ardor)를 좋아합니다. 한 컬러로 귀여움부터 여성스러움과 섹시함 등 모든 장르를 표현할 수 있고 클래식과 모던함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컬러니까요. 네일 아트는 모던 아티스트 엘스워스 켈리(Ellsworth Kelly)의 페인팅 같은 심플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즐겨 찾는 해시태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트에 연관된 해시태그를 즐겨 찾습니다. #art #modernart #museum

항상 긴 생머리를 고수하는 것 같습니다. 헤어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한 가지 제품을 쓰지 않고 여러 가지를 돌아가면서 사용해요. 그중에서 샴푸와 린스는 Bumble&Bumble Hairdresser’s Invisible Oil Shampoo and Conditioner를 자주 사용합니다. 헤어숍은 K-town에 있는 ‘까까뽀까’ 원장님에게 커트하고 가끔 트리트먼트를 받습니다. 

미래의 네일은 어떤 모습일까요?
아트나 보석에 관련된 네일 아트 재료가 등장할 것 같아요. 메탈이나 리사이클 재료로 조각가의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네일 아트도 나올 수 있고 핸드 페인팅으로 시작해 네일 아트로 이어지는 시도도 신선하겠죠? 젤 팔리시를 LED 라이트에 굽지 않아도 톱코트나 스프레이로 젤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될 것 같아요. 

에디터 최은혜 사진 진순, 반디 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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