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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1분 영상으로 인스타그램 평정한 고바이 현석
  • 김미소 에디터
  • 승인 2019.05.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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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1분 영상으로 인스타그램을 평정한 고바이 현석 원장. 현직 헤어 디자이너들이 그의 계정을 주목하는 이유는? 
 
고바이 현석 원장 ''대중이 좋아하는 머리를 합니다"
최근 헤어 디자이너들이 챙겨보는 인스타그램으로 고바이 계정이 유명합니다.
고객들을 위해 1분짜리 커트 영상을 올렸는데 헤어 디자이너들에게 반응이 오더라고요.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지는 2년 정도 됐어요. 컴맹이어서 SNS를 전혀 할 줄 몰랐는데 제가 보기에 실력이 많이 부족한 디자이너들이 SNS상에서 엄청난 실력자로 과대 포장돼 있더라고요. 비미용인들은 혹할 수 있어요.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진짜 미용이란 무엇인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디자이너들이 열심히 한다는 것은 인정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디자이너보다 훨씬 더 성장할 거예요.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돼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만큼 집중해 실력을 쌓으니 성장도 빠르겠죠.

헤어 디자이너들이 유독 원장님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세련된 느낌에 반응하는 것 같아요. 귀엽거나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해도 저는 세련된 느낌을 놓치지 않아요. 세련된 스타일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스타일의 가치가 바뀐 것일 수도 있죠. 20대 후반에 영국 토니앤가이 아카데미에서 커트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데 제가 보기에 그 스타일이 굉장히 세련됐어요. 그 스타일을 고객들에게 하려고 하니 당시에는 대부분 거부하더라고요. 모두 무거운 스타일을 유지했는데 제 눈에는 굉장히 촌스러웠어요. 고객들이 세련된 스타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어요.

인스타그램을 보고 교육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고요?
많은 미용인들이 교육 문의를 해요. 저도 살롱워크를 하는 디자이너로 커트 강사가 아니기 때문에 정중히 거절했는데 한 후배가 기술을 가지고 있다가 죽을 때 가지고 갈 거냐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충격적이었어요. 이제는 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나눠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렇다고 교육으로 완전히 전향할 생각은 없어요. 고객과 소통해야 트렌드를 읽을 수 있거든요. 교육은 원데이로 3명씩 소규모로 진행하고 두 달간 총 24명의 수강생과 만나게 됐습니다. 전문 강사가 아니라 커리큘럼이 고민되기는 합니다. 느낌으로 커트하는 디자이너니까요. 많이 생각해봤는데 저에게 교육받으러 오는 분들은 커트 공식을 배우고 싶은 게 아니라 그 느낌을 배우고 싶은 거예요. 화려한 용어와 설명은 없지만 제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그분들이 반응하는 건 한 끗 차이일거라 생각합니다.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고바이 내부
지원자는 몇 명 정도였나요?
24명을 모집했는데 800명 정도 지원했어요. 군산,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교육을 받으러 오는데 제 교육을 듣는 분들이 많은 것을 얻어갔으면 해요. 6월에도 교육을 진행할 생각이니 이번에 듣지 못한 분들은 그때를 기다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미용의 첫 시작은 어땠나요?
꾸미는 걸 좋아해 패션과 미용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느 쪽을 선택해도 잘할 자신이 있었는데 패션은 대학도 가야 하고, 유학도 가야 하더라고요. 빠른 시간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은 미용이라 생각해 헤어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미용을 한다니까 아는 누나가 압구정동 가서 일하라고 하더라고요. 무작정 압구정역에서 내려 보이는 미용실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저의 스승을 만났죠. 제 스승은 깔끔하게 슈트를 입고 근무했는데 그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어요. 현재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살롱워크를 하고 있습니다. 스승의 스승은 칠순이 넘었는데 두 분이 같이 살롱워크를 해요.

스승의 가르침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나요?
대중이 좋아하는 머리를 하라고 강조했어요. 대중에게 통하는 머리를 하니깐 미용인들도 반응한다고 생각해요.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을 하는 아티스트도 좋지만 대중이 좋아하는 머리를 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아티스트이고 싶지 않아요. 제가 미용을 하는 한 대중을 사로잡는 머리를 하고 싶습니다.
 
멋스러운 액자로 살롱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요즘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젊은 디자이너들은 자기 포장을 잘 해요. 하지만 저는 자신을 포장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기술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아요. SNS로 유명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실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겸손할 줄도 알아야 해요. 일반 사람들을 현혹시키거나 대단하게 포장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알맹이가 없으면 금방 들통나기 마련이거든요. 내실을 먼저 다지고, 자신을 홍보하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요즘 주목하는 헤어 디자이너가 있나요?
아이디헤어의 고형욱 원장이요. 가수로 치면 저는 발라더, 고형욱 원장은 로커 같아요. 스타일은 굉장히 아트적인데 그 스타일을 살롱에서도 한다는 게 놀라워요. 인스타그램에서 알게 된 분이라 친분은 없어요. 제가 할 수 없는 분야의 미용을 하는 사람이에요. 미용에 빠져 있다는 것을 느꼈죠.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아트적인 스타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나요?
고객들이 세련된 스타일을 거부할 때 살롱워크가 재미없었어요. 그때 신인 가수들 머리를 하면서 재미를 찾았죠. 과감한 스타일을 하긴 했어요. 신인 가수들은 튀어야 하니 과감해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거든요. 최근에는 배우 이다희, 윤진이 등의 헤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윤진이가 <하나뿐인 내편>에서 유지한 쇼트커트를 제가 잘라줬어요. 반응이 꽤 좋았죠.
 
"고바이(go by)에는 많은 뜻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시간이 흐르다’예요."
많은 여성들의 쇼트커트를 담당하는데 남성 고객도 있나요?
현재 남성 고객은 10명 정도 있는데 신규 고객은 받지 않아요. 남성 머리는 재미를 못 느끼겠고 군대에서 질리도록 잘랐기 때문에 더 이상 자르고 싶지 않습니다. 주 고객은 30~40대 여성이에요. 긴 머리에서 짧은 머리까지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으니 훨씬 재밌더라고요.

어떤 미용인으로 남고 싶나요?
시간이 흘러 트렌드가 변해도 세련된 머리를 하는 헤어 디자이너로 남고 싶어요. 고바이(go by)에는 많은 뜻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시간이 흐르다’예요. 시간이 흐른다는 게 슬프다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좋아요. 살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졌어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제가 맞는 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도 생겼고요. 앞으로 살롱워크를 하면서 제 기술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에디터 김미소(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사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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