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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미용실 인턴들이 말하는 그곳 이야기
  • 김미소 에디터
  • 승인 2019.05.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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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1년, 3년, 5년 차 인턴들이 말하는 청담동 미용실과 그들의 이야기.
 
출처: Shutterstock
프랜차이즈 미용실 인턴 생활 접고 청담동에 입성
3년 차: 고등학교 때부터 미용을 했다. 스무 살이 되고 대학교를 다니며 미용실에서 일했다. 그곳에 계속 있었다면 졸업 후 바로 디자이너가 되었겠지만 청담동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 과감히 퇴사했다. 우선 헤어 디자이너로 일해도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타 지역은 빨라도 8시, 보통 10시까지 영업하는 곳이 많다. 청담동은 6, 7시면 근무가 끝난다는 말에 ‘이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구나’ 생각했다.
5년 차: 미용대학을 졸업하고 실무 능력을 쌓기 위해 프랜차이즈 미용실에서 인턴으로 1년 반 동안 근무했다. 몇 개월만 있으면 디자이너로 승급하는 상황이었는데 당시 새롭게 입사한 인턴이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 인턴은 청담동 미용실에서 근무하다 내가 일하던 미용실로 이직한 것인데 나에게 청담동 미용실에 대한 환상을 갖게 했다. 고민 끝에 다자이너 승급은 잠시 미루고 청담동 미용실에 입사했다.

타 지역에 비해 높은 단가 때문에 청담동에 입성
1년 차: 제대 후 청담동 미용실에 입사한 지 1년 정도 됐다. 단가가 높은데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청담동에서 커트 요금은 기본 4만4천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타 지역에 비하면 굉장히 비싼 축에 속한다. 이곳에서 일하면 나도 내 첫 커트비로 4만4천원을 받을 수 있겠다는 마음에 일을 시작했다.

독한 사람만 살아남는 근무 환경
1년 차: 커피 심부름은 다반사고 디자이너의 개인적인 은행 업무도 내 일이다. 한번은 백화점에 가서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건을 사오라고 한 적이 있다. 부당한 일이지만 근무 시간에 시키는 일이고 어떻게 보면 살롱에서 근무를 안 하고 쉴 수 있으니 크게 불만은 없다. 물론 바쁠 때는 같이 일하는 인턴들의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3년 차: 이번에 살롱에서 배운 적 없는 커트가 승급 시험에 나왔다. 커트를 가르쳐달라고 해도 아카데미가 더 체계적이니 직접 아카데미를 등록해 배우고, 살롱에서는 응용을 배우라는 답변을 받았다.
5년 차: 물론 지금 살롱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전 프랜차이즈 미용실과 비교하면 당시 인턴 때 받던 월급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받고 근무하고 있다. 올해 시급이 오르면서 월급도 올랐지만 그만큼 공제되는 부분이 늘었다. 살롱에 아카데미가 없고 정기적인 교육 스케줄도 없는데 교육비를 공제하고, 재료비 명목으로 매달 5만~10만원씩 월급에서 제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재료비와 교육비가 어떤 방식으로 책정되는지 명확하게 얘기해달라고 해도 항상 이야기는 흐지부지 끝나버린다. 요즘 노동법이 강화되면서 시급을 철저하게 지키고 운영하는 곳도 많다고 들었다. 하지만 살롱에서 편법을 써서 인턴의 월급을 낮추면 우리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물론 한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느 곳에서든 배우는 입장은 철저하게 ‘을’이다.
3년 차: 예전에 내 담당이었던 헤어 디자이너는 유독 네이버 검색 순위에 집착했다. 본인이 검색 순위에서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인턴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아침저녁으로 10번씩 검색하라고 시켰다. 그 모습을 보고 다른 디자이너들도 따라 본인의 인턴에게 검색하라고 시키기 시작했다. 또 한 디자이너는 내가 엑셀을 못한다는 이유로 꾸짖기도 했다. 인턴의 업무가 어디까지인지 그 기준이 애매하다.

그럼에도 청담동에서 일하는 이유
1년 차: 원장님 밑에서 계속 일하면 어디 가서 기술이 떨어진다는 말은 안 들을 자신이 있다.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다. 또 단가가 높다 보니 중상층 고객들이 주를 이루는데 매너가 좋은 고객이 많다. 연예인 고객도 많아서 자기 홍보를 할 때 활용하기 좋다. 근무 시간도 평일, 주말 상관없이 대부분 6시면 끝난다.
3년 차: 타 지역과 가장 큰 차이는 출장과 웨딩이 아닐까 싶다. 보통 드라마 촬영을 많이 나가는데 나와 팀인 디자이너의 담당 연예인이 드라마 촬영이 잡히면 디자이너 대신 그 디자이너의 인턴이 현장에 나가 근무한다. 밤을 꼬박 새우고 집에 들어가 씻고 다시 촬영장에 가야 할 때도 있지만 힘들게 일한 만큼 보람도 크다. 내가 스타일링한 연예인의 사진이 포털 사이트에 올라갔을 때 머리가 예쁘다는 댓글이 달리면 그것만큼 뿌듯한 것이 없다. 내가 청담동에서 미용을 하려고 마음먹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고객이 연예인 사진을 들고 와 “이렇게 머리를 해주세요”할 때 그 사진 속 연예인 헤어스타일을 만든 헤어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트렌드를 좇아가는 게 아니라 선도하고 싶어 청담동에 들어왔다.
5년 차: 처음에는 6개월만 일할 생각으로 입사했는데 처음 함께한 담당 디자이너 선생님의 기술에 매료돼 계속 일하게 됐다. 이전 미용실에서는 펌을 하면 롯드로 말고 끝이었는데 이곳에서는 고객의 모질, 두상, 스타일 등 많은 것을 고려해 다양한 기법으로 펌을 한다. 블로우 드라이도 이전에 내가 볼 수 없었던 테크닉으로 스타일을 완성했다. 인턴 기간이 타 지역에 비해 터무니없이 길지만 헛된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기초를 탄탄히 하면 내가 디자이너가 됐을 때 그 실력의 차이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또 타 지역에서는 디자이너가 돼도 직원처럼 일한다. 디자이너는 프리랜서로 분류되지만 근무 시간에는 매장을 벗어나서도 안 되고 매장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디자이너는 철저하게 프리랜서로 계약한다. 내가 일하는 살롱의 경우 예약이 없다면 재량껏 외출할 수 있다. 쉬는 날도 내 스케줄에 따라 바꾼다.

험한 정글 속으로
5년 차:
간혹 ‘청담동 미용실에서 일하면 연예인을 볼 수 있으니’ 혹은 ‘폼 나니까’ 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입사하는 인턴들이 있다. 물론 오래 버티지 못하고 금방 퇴사하기 일쑤다. 겉은 화려해 보여도 속은 어느 곳보다 험한 정글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마음을 굳게 먹고 들어왔으면 한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가르침을 줄 것이고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무한한 길을 열어주는 곳이 ‘청담동’이다. 

에디터 김미소(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신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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