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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철인 3종 하는 미용인이 말하는 '운동은 나의 힘!'
  • 최은혜
  • 승인 2019.06.1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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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마라토너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묘비에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라고 쓰고 싶다고 했다. 하루라도 달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이들에게 운동은 어떤 의미일까?

마라톤을 하는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서영민 국장, 철인 3종 경기를 하는 아벡누뷰티 씰 원장

각자 어떤 운동을 하고 있나요?

서영민 국장(대한미용사회중앙회): 13년째 마라톤을 하고 있어요. 2007년도에 시작해 첫 대회에 서 10km를 기록했죠. 그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슬럼프를 겪고 마흔이 되도록 틀에 박힌 삶을 사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나가서 뛰기 시작했어요. 본래 정적인 사람이라 어떤 일탈처럼 느껴지기도 했죠. 작년에는 일반 마라톤보다 더 긴 코스인 울트라마라톤, 트레일런에 도전했습니다.

씰 원장(아벡누뷰티): 철인 3종(트라이애슬론) 경기를 하고 있어요. 슬럼프가 왔을 때 <타이탄>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극한 운동을 하면서 한계에 도전하는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저 역시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었고, 버킷리스트에 있던 철인 3종 경기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어요. 2017년 시작해 3년 동안 3번의 대회에 참가했고 올해도 2개 경기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철인 3종 경기도 여러 코스가 있어요. 가장 짧은 스프린트, 올림픽, 킹 코스 등인데 저는 올림픽 코스에 참여하고 있어요.

기록은 어떤가요?

서영민: 최고 기록은 3시간 6분이에요. 마라톤을 시작하고 1년간은 풀코스 완주 조차 못했어요. 첫 대회에서는 제시간에 못 들어와서 무효가 됐고요. 정식 기록이 나온 건 춘천마라톤이었는데 올해 동아마라톤까지 풀코스 108회 완주를 기록했어요. 100번을 채우고 트레일런(산 등의 자연 길을 뛰는 스포츠)에 도전하려고 스페인 대회에 갔는데 완주를 하지 못했어요. 다양한 경험도 해보고 체력이 될 때 좋은 기록을 내고 싶어요. 아마추어로서 즐길 뿐이죠. 마라톤 하는 정형외과 의사에 게 2년에 한 번씩 엑스레이를 찍고 관절 검사도 받고 있어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몸에 큰 변화가 없네요.  

씰: 경기의 목적은 저마다 달라요. 어떤 사람은 기록, 어떤 사람은 참가에 의미를 두기도 하죠. 저는 항상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기록이 3시간이 넘기 때문에 3시간 안에 완주하고 순위권에도 들어가고 싶어요. 경기에서 뛰다 보면 저보다 연세가 많은 분들도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다들 정말 열심히 하고 기록도 좋아요. 

어떤 대회에 참가하고 있나요?

서영민: 국내 주요 언론사에서 마라톤 대회를 많이 주최하고 있습니다. 매년 3월에 열리는 동아마라톤(국제육상경기연맹 인증 골드라벨 레이스)이 가장 수준이 높은데 마라토너들의 연례행사죠. 가을에는 춘천마라톤, 중앙마라톤이 1~2주 간격으로 열리기도 합니다. 여수, 통영, 삼척, 부산 등 전국을 다니며 대회에 참가하고 오사카, 중국 마라톤 대회에도 갔었고요.

씰: 통영트라이애슬론이 가장 대표적이고, 가수 션이 참가하는 은총이와 함께 하는 철인 3종 대회도 유명해요.(참가비 전액 기부) 1년 내내 많은 철인 3종 경기가 열리고 있어요. 통영 대회의 경우 코스가 예쁘지만 무척 힘들어요. 

운동은 주로 언제, 어디에서 하나요?

서영민: 헬스장이든 집 앞이든, 남산, 우장산 등 뛸 수 있는 코스는 거의 다 다닌다고 보면 돼요. 여행이나 출장을 가서도 운동화를 챙겨가 운동을 하고요. 평균 2시간 이상 운동하는데 한 달에 500km까지 뛰기도 했어요. 머리가 복잡할 때는 생각이 정리가 돼요. 누군가에 대한 미움도 뛰고 나면 어느새 사라지죠.

씰: 시간이 별로 없어서 새벽에 양재천 앞에서 운동해요. 자전거 4바퀴 40km 돌고 2바퀴를 뛰어요. 토요일에는 라이딩팀 ‘댄싱퀸‘과 함께 북악 스카이웨이를 돌기도 하고, 매일 새벽 4시 45분 일어나서 SNS에 인증샷을 남기는 445클럽을 통해 게을러지지 않도록 노력하고요. 저도 차 뒤에 자전거를 항상 싣고 다녀서 가족 여행을 가면 자전거 타고 여행지를 한 바퀴 돌아보기도 해요.

운동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서영민: 마라톤은 시계와 선글라스, 운동화가 기본입니다. 보통 운동화는 아식스나 나이키를 신는데 800km를 달리면 쿠션이 떨 어져 교체해요. 운동화는 대회별, 목적별로 5~6켤레를 가지고 있어요. 또 철분제, 마그네슘, 비타민 등도 챙겨 먹고요. 마라톤 참가비는 5만원 내외인데 대회를 많이 나가다 보니 참가비도 무시 못하죠. 또 동호회 4개를 하고 있는데 활동비나 회원들 경조사 비로 지출이 생기기도 하고요. 동호회 회원들과 대회에 참가해 단체전 상금을 받아 기부도 해요.

씰: 자전거가 무척 비싸요. 저의 경우 철인 3종 경기에 최적화된 아르곤18을 타고 있어요. 보통 1500만원대인데 그나마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했어요. 대회 참가비는 8~12만원 나가는 거 같아 요. 그리고 자전거 탈 때는 쥐가 나면 큰일 나니까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고요. 

행복해지려고 사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라톤을 통해 좋은 인간관계, 건강, 사명감, 삶의 목적이 생겨요. -서영민 국장
서영민 국장이 각종 마라톤 대회에서 받은 메달
서영민 국장의 마라톤 기록증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직업군이 많은가요?

서영민: 자기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공무원, 자영업 하는 분들.

씰: 철인 3종 경기 대회장에 모인 선수들의 자전거를 모으면 100억원 정도 될 거예요(웃음) 그래서 이 운동이 돈이 있는 사람들만 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전문직 종사자가 많은 편이죠. 그런 분들이 운동하는 걸 보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노력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경기에서 정상에 올랐을 때,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쾌감 같은 게 있는데 그것 때문에 계속 참가하게 되는 것 같아요. 대회에서 종종 60대 양팔이 없는 분을 만나는데 전체 경기를 꿋꿋하게 마무리하시더라고요. 그분을 보면 세상에 못할 게 없는 것 같아요. 경기만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 모두 가능케 하리라는 희망이 생겨요. 

대회에 나갈 때 주의점이나 지켜야 할 것이 있나요?

서영민: 경기 중에 사망하는 사람도 있어요. 준비 없이 격한 운동을 해서 무리가 오기 때문이죠. 이봉주 선수가 했다는 식이조절이 좋다더라, 아침에 찰밥을 먹으면 좋다 등 별별 속설이 다 있어요. 저는 주로 금주를 해요. 술을 마시면 새벽 운동이 귀찮아지니까요.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금주했죠. 체중감량도 필요해요. 또 뛸때 힘이 덜 들도록 잔근육을 키워야하죠. 아직도 5kg를 더 빼야 해요.  

씰: 마라톤은 뭘 먹을 틈이 없는데 철인 3종 경기는 자전거로 갈아탈 때 에너지바나 에너지젤을 먹으며 힘을 보충해요. 힘이 많이 들어가니까요. 어떤 소프라노는 에너지를 위해 공연 전 파스타를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힘이 정말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라 저도 대회 전부터 단백질 식단을 실천하고 대회 날은 파스타를 먹어요. 에너지를 내는 데는 탄수화물이 좋으니까요. 

미용인들에게 철인 3종 경기를 권하고 싶어요. 미용인은 병이 많은데 제일 큰 병은 마음의 병이에요. 한 공간에 오래 있고 늦은 시간 일을 마치고 술로 풀어요. 다음 날 지친 몸으로 고객을 만나고요. 운동을 하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어요. - 씰 원장
씰 원장이 철인 3종 경기에서 받은 메달

운동 시작 전후로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서영민: 인생에서 별로 어려운 게 없어요. 한겨울 극한의 추위에서 뛰다가 몸 한쪽에 마비가 오고, 혈뇨를 보기도 하고 미세 혈관이 얼기도 했어요. 인생은 마라톤이란 말도 있듯 마라톤은 장기적인 승부예요. 길게 보고 인내력을 길러야 내공이 생겨요. 도 닦는 거랑 비슷해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더 뛰죠. 저는 마라톤을 하고 나서 감기에 걸린 적이 없어요. 여러 극한의 환경에서 운동을 하다 보니 몸이 추위, 더위를 잘 견뎌요.

씰: 마음이 단단해지고 일에 대해 명확한 목표가 생겨요. 물론 건강도 좋아졌고요.

서영민: 대부분 우리나라 50~60대가 당뇨 같은 질병이 많은데, 저희는 당뇨나 고혈압이 거의 없어요. 나이에 비해 건강 편이죠.

반면 슬럼프는 없었나요?

서영민: 매일 있어요. ‘다시는 뛰지 않겠다’고 결심 하다가도 3일 지나면 잊어버려요. 스피드 훈련은 토할 정도로 힘들어요. 행복해지려고 사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라톤을 통해 좋은 인간관계, 건강, 사명감, 삶의 목적이 생겨요. 하지만 마라톤을 하는 미용사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몇 명 있긴 했는데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들 은 없었어요.) 미용사는 한정된 공간에서 일하면서 건강에 문제도 많아요. 그래서 마라톤을 권하고 싶어요. 이를 통해 균형 잡힌 삶, 건강한 삶과 더불어 우울증 극복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 해요.

씰: 허리가 안 좋은 편이라 자전거로 50km 달리는 지점부터 허리가 아파와요. 하지만 많이 극복했어요. 저도 미용인들에게 철인 3종 경기를 권하고 싶어요. 미용인은 병이 많은데 제일 큰 병은 마음의 병이에요. 한 공간에 오래 있고 늦은 시간 일을 마치고 술로 풀어요. 그리고 다음 날 지친 몸으로 고객을 만나고요. 운동을 하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요. 특히 마라톤이 좋은 것 같아요. 요즘 트렌디한 달리기 모임도 많더라고요.

서영민: 육체적, 정신적 운동이 병행되어야 해요. 육체와 마음은 분리된 게 아니라 밀접한 관계가 있죠. 마라톤은 육체적이면서도 정신적인 운동입니다. 간혹 주변에서 마라톤을 하는 저를 보고 “그러다 죽어”라고 하는데 “뛰다 죽으면 최고지”라고 받아쳐요.(웃음) 초연해지는 거죠.

운동을 통한 각자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서영민: 70세가 되어도 운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운동은 제 삶의 일부예요. 여행을 가면 새벽에 뛰면서 그 도시를 둘러봐요. ‘이 도시는 이런 느낌이구나’ 라고 뛰면서 관찰하다 보면 살아있음에 대한 묘한 희열과 감사함을 느끼게 되죠. 나이가 들수록 도전이 두렵다고들 하지만 저는 그런 게 없어요. 일단 도전하고 보는 거예요.

씰: 미용인 자전거 동호회를 만들고 싶어요. 저는 서국장님에 비해 큰 경력은 없지만 오늘 국장님 말씀을 듣고 나니 해외 대회도 나가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체력을 더 키워서 좋은 기록을 내고 싶어요.  

에디터 최은혜(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신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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