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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미용실을 경영하다! 엄정철, 이솔, 도경
  • 최은혜
  • 승인 2019.06.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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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엄정철, 도경, 이솔.

한창 헤어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쌓고 있을 20대에 용감하게 경영에 뛰어든 로얄바엠 바버샵 엄정철 원장, 에이컨셉 강남점 도경 점장, 분당 르파피용 베라시티 이솔 원장. 그들이 20대 경영자로서의 고충과 보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경영자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도경: 미용인들은 살롱 운영에 대해 막연한 긍정과 기대가 있죠. 저 또한 그중 한 명이었어요.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청담의 유명숍에서 4년 가까이 일하다가 홍대에서 일하고, 그다음 에이컨셉 강남점에 입사했어요. 입사한 지 6~7개월 되었을 때 직영점 통틀어 최단 시간에 최고 매출을 기록했죠. 그러다가 대표님이 경영을 해볼 것을 권유하셨어요. 아직 세상을 모르고, 자리 잡는 시기라고 생각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나중에는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해서 경영을 해보기로 결심했죠. 역시 경영을 해보니 살롱 운영은 열정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준비와 판로가 필요하더군요. 항상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주시는 에이컨셉 유신 대표님과 인연을 맺은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솔: 미용을 하면서 누구나 경영을 꿈꾸는데 이왕 할 거라면 20대가 가장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책임질 가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젊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과 돈을 저희 직원과 숍을 위해 투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에도 디자이너로 일할 때 가정을 책임 져야 하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죠. 20대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만의 젊고 색다른 경영을요!

엄정철: 자유로운 영혼(?)이라 누군가의 직원으로 일하고 프랜차이 즈 매장을 하기보다 나만의 것을 하고 싶었어요. 바버샵을 택한 이유는 포화된 미용시장보다 남성 전문숍이 승산 있다고 봤죠. 경영이 처음이지만 너무 재밌어요. 

나는 어떤 경영자라고 생각하나요?

도경: 저는 책임감과 압력을 강하는 느끼는 관계지향적 경영자라고 생각해요. 제 위치에서 직원들에게 지시가 아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살롱의 단합을 도모합니다. 제가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살롱의 분위기와 성취를 크게 좌우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먼저 시작하면 다 같이 참여하죠. 청소, 재고관리, 오픈, 마감 등을 전부 제가 하고 있습니다.

이솔: 회의를 통해 직원들 의견을 많이 듣는 편이에요. 제 경영 방침은 내가 가장 잘하는 걸 선택하고 나머지는 포기하는 것이에요.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선택해 그 결과에만 집중하고 끌고 갈 수 없는 건 다른 장점이 있는 직원에게 맡기는데, 그래서 저희 살롱은 직원 한 명 한 명의 역할이 큰 편이죠. 그만큼 직원을 믿는 편이라 “왜 그 정도까지 하세요?”라는 말을 들을 정도죠. 도경 점장님처럼 솔선수범은 아니지만 직원들 고민을 가장 많이 들어주고 조언도 합니다.  오너로서 직원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면 함부로 직원을 판단 하거나 다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엄정철: 가치를 만드는 경영인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경영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디자이너와 의견도 많이 나누고요. 디자이너는 개성이 강해서 이들이 화합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일하는 것이 즐거워져요. 또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도 저의 몫이죠. 디자이너마다 장단점을 파악하고 매달 목표를 정하고 가이드를 해줍니다. 저는 지정 고객만 시술하고 있고 원장인 저와 직원들의 요금 격차를 많이 두었습니다. 직원들이 더 많은 고객을 시술하고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죠. 직원이 잘돼야 저도 잘되니까요. 

경영자가 되고 나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도경: 사람 상대가 가장 어려워요. 디자이너 때는 내 매출, 내 고객만 생각하고 다른 선생님의 일에는 크게 의미를 안 뒀는데 지금은 직원들 한명 한명이 신경 쓰입니다. 직원과의 가치관이나 스타일도 최대한 인정하며 살롱을 운영하려 하다보니 의견 조율도 쉽지 않고요. 직원들과 나이가 비슷한데 한 살 많거나 어리거나 해서 지시가 아닌 의견을 나누고 합의점을 찾는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솔: 저도 디자이너 시절 오랜 시간 동안 동고동락한 동료들을 데 리고 왔지만 오너가 되니 이들과 생각의 차이가 커지더라고요. 위치가 달라졌으니까요. 예전에는 경영자들을 보면서 ‘나라면 저렇게 하지 않을 텐데’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막상 제가 경영을 해보니 ‘그때 이래서 안 됐었구나’라고 깨닫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변명으로 들릴까 걱정도 되고요. 살롱 실장님이 중간 역할을 하면서 많이 도와주기도 합니다.

엄정철: 두 분의 말씀 모두가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디자이너와 경영자는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디자이너는 각자의 수입이 문제라면 경영자는 전체를 봐야 해요. 서로 조화롭게 이끌어 가려다 보니 힘든 것이죠.

엄정철 원장
1991년 생. 23세에 미용을 시작했다. 안산 로얄바엠 바버샵과 국제 이용학원을 운영 중이며, 남성 토털 뷰티 사업을 펼치는 미용계의 백종원을 꿈꾼다. 

후회한 적은 없나요?

도경: 본래 개인 매장을 하고 싶었어요. 후회는 하지 않지만 가끔 일과 직원에게 치여서 힘들 때는 ‘디자이너 때가 좋았지’라고 잠깐 생각하죠.

이솔: 예전에 제프 베조스의 후회를 최소화하는 법에 관한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저나 부모님이나 제가 작은 규모의 살롱을 차려 직원과 스트레스 없이 혼자서 일하는 것을 원했어요. 일할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며 많은 직원을 책임지지 않는 위치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했었어요. 하지만 그랬다면 더 후회 했을 것 같아요. 직원들이 있어 힘든 것보다 행복한 것이 많기 때문이죠.

엄정철: 마인드가 후회할 짓 하지 말자예요. 오픈하면서 빚이 많이 생겼지만 그다지 연연하지 않아요. 오히려 시작하지 않았다면 후회 가 남았겠죠. 망하든 성공하든 어차피 할 거면 일찍 하는 게 좋지 않겠어요? 무엇을 하든 서른 넘어서 시작하는 것보다 최대한 젊어서 경험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은 사업 확장을 생각할 정도로 너무 좋아요. 

매출은 어때요?

도경: 강남점에 있을 때부터 함께 했던 고정 고객만 시술하고 있어요. 그래서 개인 매출은 전보다 떨어진 편이에요. 그러나 7개월 된 이수점은 신규 고객이 늘고 숍 전체 매출도 높은 편이에요. 

이솔: 엄정철 대표님과 좀 다른 게 제 매출이 직원보다 커요(요금이 오르기도 했지만). 디자이너 시절 매출보다 두 배 올랐거든요. 전부터 생각한 게 대표가 잘 벌어야 직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경영에 더 힘써야 하는데 살롱워크를 겸하다 보니 힘들기도 해요.

엄정철: 매달 매출이 오르는데 총매출이 아직 5000만원은 안 넘어요. 앞으로 더욱 발전할 거니까 상관없어요. 안산에서 오직 남성 고객만 상대해서 올리는 수입이면 나쁘지 않죠. 모임에 많이 참여하는 편인데 월 1억 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을 보며 벤치마킹 하기도 하고요. 조만간 특수머리를 도입할 생각입니다. 본점에서 1억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솔 원장
1993년생. 분당 르파피용 베라시티 원장이자 르파피용 이사. 강남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르파피용 바버샵 정희철 대표와 인연이 되어 바버샵과 미용실을 결합한 르파피용 베라시티를 오픈했다. 
 

경영자가 되어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도경: ‘좋다’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주변에서는 어린 나이에 성공했다고 하는데 겉보다 속이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모든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솔: 수익이 늘어난 건 만족스럽고 만나는 분들이 달라졌어요. 경영을 하다 보니 지금은 사업하는 분들과 교류를 해요. ‘내가 이 나이에 이런 분들과 대화를 할 수 있구나.’ ‘일찍 경험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설령 경영상 어려움이 있어 문을 닫아도 투자한 만큼 충분히 경험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이전 보다 힘은 더 들지만 생활에 활력이 넘치고 얻는 게 많아요.

엄정철: 재밌어요. 경영은 게임으로 치면 레벨업 하는 느낌이랄까 요? 규모를 키워가는 재미, 직원과 고객이 늘어나는 재미, 매출이 늘어나는 재미가 있죠. 초반에는 잔고보다 지출이 많았지만 어려운 시기를 벗어났을 땐 뿌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편견을 느낀 적은 있나요?

도경: 저는 없어요.

이솔: 그 나이에 맞는 말투라는 게 있잖아요. 원래 이렇게 얌전하게 말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어릴 때부터 다양한 고객을 만나야 했고, 격식을 차려서 행동하니까 어리다고 편견을 갖는 분들은 없어요. 요즘은 원장이라고 하면 “젊으시네요”라고 하지 어리다고 무례한 행동을 하는 분은 없었어요. 그런데 특별히 나이를 밝히지는 않아요.

엄정철: 전 다 오픈해요. 고객에게 오히려 내가 한 머리가 마음에 안들면 “난 원장이고 상관없으니 만족한 만큼 요금을 내고 가라, 마음에 안들면 요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해요. 아직까진 요금을 다 지불하고 가더라고요.(웃음) 고객이 요금을 안내면 ‘내가 더 연습해야 하는구나’ 생각하면 되죠 뭐. 수많은 자격증을 숍에 다 진열해놓고 나 이런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기도 하고요. (웃음) 

롤모델이 있나요?

도경: 저의 메인 선생님이셨던 제니하우스 박상현 원장님, 살롱드리프 김선태 원장님입니다. 항상 존경하고 인턴 시절부터 많은 노하우와 기술을 전수해주셨어요. 디자이너가 되어 원장님처럼 일하는 모습을 그려 왔습니다. 경영과 관련해서는 유신 대표님의 추진력과 마인드를 존경합니다.

이솔: 롤모델은 어디에나 있죠. 엄정철 원장님처럼 어리지만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이죠. 또 신라호텔 총주방장 출신인 스시효 안효주 대표님을 존경해요. 친형이 일식업을 하는데 가끔 뵌 적이 있어요. 제가 미용을 시작했을 때 학생인 저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신 분이에요. 이분에게 감동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분 밑에서 일하는 형을 해외에 보내 새로운 경험을 시키더라고요. 보통 좋아하는 직원은 자기 옆에 두고 싶어 하지만 오히려 밖에서 넓은 시야를 갖도록 키워 주는 것이었죠. 저도 경영을 하고 있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에요. 중요한 직원이 빠지면 매출도 줄어들고 힘드니까요. 저는 형제들이 모두 기술직이다 보니 서로 조언도 해줘요. 가족들 모두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는 편인데 그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았나 봐요.

엄정철: 모든 사람들이 제 롤모델이에요. 제가 모임에 많이 나가는 이유는 한 분 한 분 장점과 배울 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에요. 하물며 아이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도경 점장
1992년생. 에이컨셉 이수점 점장. 경남 창원에서 자랐고 중3에 미용을 시작, 부산 미용고를 나와 서울에서 인턴 생활을 마치고 디자이너 생활을 하던 중 유신 대표의 권유로 경영자가 됐다.
 

경영자로서 노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도경: 늘 기술 공부를하고, 일하는 과정 속에서 배우고 있어요. 하루하루가 배움의 연속인 것 같아요. 살롱에서 교육도 맡고 있는데 본래 가르치는 일을 좋아해요. 가르치려면 저도 그만큼 알아야 하니 까 공부하게 돼죠. 또 나만의 꿀팁을 알려주는 걸 좋아해요. 스태프 시절에 스터디 그룹을 만들기도 했었죠.

이솔: 직원들이 저보고 소름이 돋는다고 하는 게 있는데, 매번 회의를 진행하면 노트에 직원들이 말했던 걸 다 적어놔요. 사소한 투정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아요. 사소한 것을 챙겨줄 때 직원들은 감동하는 법이죠. 또 무조건 오너가 마지막에 나가야 한다는 원칙이에요. 항상 제가 마지막에 불을 끄고 나가고 외근했다가 마감 후 돌아가면 불꺼진 매장에 돌아가 점검하고 귀가합니다.

엄정철: 주변에 조언을 해주는 원장님이 많아서 궁금한 점이 생기면 여러 원장님들께 조언을 구해요. 그러면 각자 해결 방안이 다르더라고요. 사안에 따라 직원과 할 얘기가 있고 원장과 대화할 내용이 다르니까요. 잘나가는 분들은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40대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도경: 더 많은 지점을 운영하고 청담의 고퀄리티 서비스와 기술을 합리적으로 제공하고 싶어요. 우리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려서 1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일만 했어요. 그래서 빨리 나이를 먹고 싶어요. 오히려 지금보다 그때가 더 멋있을 것 같아요.

이솔: 르파피용과 로얄바엠 바버샵이 함께 일하고 있지 않을까요? (웃음) 워낙 엄정철 원장에 대해 많이 들었고 확실히 남다른 면이 있어요. 르파피용과 로얄바엠이 합쳐지면 굉장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미용인으로서 39세를 마지막으로 가위를 놓을 생각이에요. 그때 새로운 감각의 20대가 미용계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찍 시작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르파피용으로 커피숍, 테일러숍, 타투숍 등 여러 사업장을 늘리고 싶습니다. 사업가가 되어 있겠네요!

엄정철: 미용계의 백종원이 되고 싶어요. 남성 뷰티 전문뿐만 아니라 네일, 피부, 메이크업까지 아우르는 토털 뷰티 사업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또 큰 섬을 하나 사서 미용인 서바이벌 모임을 만들어서 산악 오토바이 대회도 주최하고 싶어요. 사실 제가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어요. 다만 목표가 있고 방향이 있으니 열심히 즐겁게 일하고 싶어요.  

에디터 최은혜(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신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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