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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헤어 디자이너, 경동시장에 가다
  • 최은혜
  • 승인 2019.06.2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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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r. 토모 

새벽 4시, 모두가 잠든 시간. 경동시장은 벌써부터 분주하다. 골목 사이에서 두런두런 어제의 삶을 나누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너머로 새벽일에 지친 일꾼들이 잠시 쉴 수 있는 작은 식당들이 즐비하고 그 문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푸르스름한 조명 빛에 시선을 빼앗길 때쯤, 고요를 깨는 발걸음 소리가 모여들기 시작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가장 먼저 아침을 알리는 경동시장은 6·25 전쟁 이후 서울 사람들의 생활이 회복되는 시기에 자연스레 형성됐다.

경기도 북부 일원과 강원도일대의 농민들이 생산 채취해 오는 농산물과 채소 및 임산물이옛 성동역과 청량리역을 통해 몰려들면서 집산지 공간이 필요했고 또 반입과 판매를 감당하고자 전토를 매립한 공지에서 하나둘 장사를 벌이기 시작, 점차 상인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으로 발전했다.

동대문구 제기동, 용두동, 전농동 일대의 서울약령시, 경동신시장, 경동구시장 등 유사시장으로 이루어져있으며 흔히 경동시장이라고 부른다. 현재 경동시장은 국내한약재의 약 70 가 유통되는 한약재의 메카다. 조선 효종 때귀한 한약재의 수집을 위해 주요 약재 생산지에 관찰사를 상주시키고 왕명으로 만든 약재상의 집결지였던 서울 약령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약령시는 약재의 채취, 수확 시기에 맞추어 춘령시와 추령시로 1년에 두 번 열리는 계절장이었으며, 국내 타 약령시보다 규모나 역사로 볼 때 가장 큰 시장이다.

hair. 토모 
hair. 토모 

지금과 같은 규모와 상품 구색을 갖춘 것은 1970년대이다. 종로4가와 종로5가에 모여 있던 전통 토박이 약재상들이 경동시장으로 옮겨오면서 서울 약령시가 약재 집산지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흔히 경동시장이라 하면 직접 시장에 들어가보지 않은 사람도 한약재 파는 곳이냐며 묻곤 한다. 그도그럴 것이 경동시장 주변을 거닐 때면 한약재를 다리는 오묘한냄새가 바람을 타고 흘러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동시장에서울 약령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재래시장으로 분류되는 광성상가, 경동신시장, 경동구시장 등에는 제수용품, 인삼, 벌꿀, 야채 등이 거래된다. 한약재부터 인삼, 다양한 과일, 야채, 먹거리까지 갖춰져서 인지, 경동시장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hair. 토모 
hair. 토모 

그들이 시장을 찾는 이유는 단지 물품 구입을위해서 일까. 진담 반, 농담 반으로 1000원만 더 깎아달라는 손님과 마지못해 그러자는 상인들을 가로질러, 도태되지 않은옛 모습을 간직한 시장 한가운데 서 있노라면 온 몸으로 사람냄새가 스며드는 기분에 이끌린 것은 아닐까.

최첨단 시설로무장한 현대적인 쇼핑센터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 옛 것을 그리워한 마음을 사로잡았을지, 삭막한 도시 생활에 지쳐 온정을쫓아 발걸음 했는지. 무수히 많은 사람들 개개인이 어떤 이유로 한 자리에 모였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렴 어떤가 오늘도시장은 사람 냄새와 한약재 냄새, 마음 따스한 향으로 가득할뿐이다.

토모(마루니헤어)

토모는 서울 신사동에서 마루니헤어를 운영하는 일본 헤어 디자이너이다. 그는 그 나라의 진정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시장을 꼽는다. 인파로 인해 촬영이 쉽지않을 것이라며 포토그래퍼가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토모가 굳이 경동시장을 선택한 건 그곳만의 분위기, 빈티지 함에 매료되어서다. 서울 경동시장에서 일본인 헤어 디자이너가 만들어낸 이질적이면서도 독특한 헤어스타일의 오라를 감상해보자.  

에디터 그라피 편집부 포토그래퍼 한용만 헤어 토모(마루니헤어) 모델 김단 참고자료 경동시장 홈페이지(www.kyungdongm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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