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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미용사 뚱원장입니다
  • 이미나
  • 승인 2019.08.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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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골목길 미용사 뚱원장입니다>
<골목길 미용사 뚱원장입니다>라는 책을 낸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이번이 첫 책은 아닙니다. 15년 전에 <머리 짓는 여자>라는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고, ‘이렇게 서점에서 볼 수 있는 미용관련 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몇년 전에 책을 냈죠. 그때는 제가 직접 주문을 받고 배송까지 했어요. 그렇게 했더니 살롱이 거의 마비가 되더라고요. 이번에는 출판사에 맡기고,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유통하기로 했습니다. 젊은 디자이너들이 제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지방 교육이 많던데 살롱 운영은 어떻게 하나요?
작년부터 매장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4일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월화수 3일은 교육 다니고요. 이렇게 운영할 수 있는 것은 ‘못하는 것은 포기’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잘하는 메뉴 위주로 조정하고 초중고생 고객은 받지 않는 것으로요. 커트, 펌, 염색만 합니다. 업스타일, 드라이, 샴푸 등은 하지 않고요. 대신 펌을 10가지로 세분화해서 메뉴를 만들었죠. 펌 메뉴명도 고객에게 와닿게 만듭니다. 매직 잘하는 미용실의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그 어떤 곱슬도 펴드리겠습니다’를 내걸고 있죠.
 
주4일 운영이 어떻게 가능하죠?
7년 전부터 교육을 시작했는데, 교육과 살롱 운영을 같이 하니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작년 3월부터는 살롱 운영 시간을 4일로 줄였습니다. 처음에는 단골 고객이 많이 떨어져나갔어요. 6개월가량 후회와 고민이 많았어요. ‘과연 이 선택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죠. 신기하게도 1년 가까이 지나자 떨어져 나간 단골 고객 이상의 신규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미용실은 처음 인테리어할 때만 잠깐 동네 사람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하지만 2~3년 이상 시간이 흐르면 미용실은 동네의 가로수 같은 존재, 그저 하나의 풍경이 되고 말죠. 주 4일로 운영을 바꾸고 6개월 정도 지난 후 매장 입구 앞에 ‘벤치’를 설치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어요. 그랬더니 매일 동네 할머니들이 앉아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되자 동네 사람들이 ‘저기는 뭐 하는 데지?’ 하고 보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신규 고객 분들에게 ‘어떻게 오셨어요?’ 하고 물으면 30%는
SNS를 통해, 70%는 동네에서 지나가다가 보고 오신 분들입니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주 4일 운영이 자리 잡았어요.
 
주로 어떤 교육을 하나요?
기술 교육과 관련해서는 열펌 등 시기에 따라 조금씩 교육 내용에 변화를 주는 편입니다. 요즘은 ‘소형숍 생존기’라는 주제로 교육을 하고 있어요. 1인숍이나 소규모 매장 운영자들로부터 교육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 편입니다.
 
‘소형 숍 생존기’라는 세미나 타이틀이 재미있습니다. 세미나는 주로 어떤 내용이죠?
지방에서 ‘할머니 펌’(일반 롯드 펌)으로만 월 5천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는 미용사 부부가 있었습니다. 제게 열펌 강의를 요청해서 그곳에 교육을 하러 갔죠. 그런데 교육을 받아도 열펌에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분들에게 말씀드렸죠. “제가 알려드리는 걸 하기보다 원래 하시던 할머니 펌을 계속 하시되, 요금을 좀 더 올려보는 게 어떨까요?” 다행히 그분들이 저의 제안을 수용해 4만원/8만원짜리 할머니 펌으로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용 경력이 길어질수록 기술에 대한 자신감은 커지지만 감각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뒤처지기 마련입니다. 젊은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하는 경우 고객 선택을 받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죠. 모두들 블로그는 필수라 하니 너도나도 사진찍어 올리는데, 실물에 비해 사진으로 잘 표현하지 못하면 고객 눈에도 실망스럽고 오히려 그것이 살롱 운영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지’가 아니라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살롱 운영을 하는 것, 미용을 보다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법 등을 많은 미용인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어요.
 
‘우리 미용실이 돋보이게 하는 법’과 관련해 제 첫 조언은 청소입니다. ‘지상 최고의 인테리어’는 청소에요. 주로 지금 내 자리에서 할 수 있고 더 나아질 수 있는 미용실 운영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죠.
 
어떤 분들이 교육을 듣고 싶어 하나요?
주로 공부하는 분들이 교육 요청을 해옵니다. 4년 전 2박 3일 일정으로 ‘미용하는 친구들의 소통’이라는 제목의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전국에서 120명의 미용사가 참석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전국 각지에 미용 스터디 모임이 많더라고요. 그 분들이 많이 찾아줍니다. 
 
저자 윤길찬 원장은 카페 '헤어쟁이들의 좋은 만남' 운영자이기도 하다.
‘헤어쟁이들의 좋은 만남’이라는 카페 운영자이기도 하죠? <그라피>도 예전에 그 카페에 가입했다가 홍보글을 올렸는데, 바로 강퇴를 당했습니다. 매우 원칙적으로 운영하시는 것 같아요. 카페를 만든 목적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운영자가 아주 열심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별로 없어요. 광고를 허용하면 관리가 안될 것 같아서 미리 차단했습니다. 광고할 수 있는 다른 미용인 커뮤니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우리 카페에서는 광고 없이 카페 이름처럼 미용인들이 순수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매니저인 저도 유료로 강의를 진행하지만, 저희 카페에 광고를 하고 있지 않아요. 얼마 전에 5천만원에 광고해달라고 연락한 분도 있었는데 거절했어요. 15년 동안 하루 8000명 이상의 회원이 꾸준히 모이는 이유는 바로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원장님 SNS에서 쟁이NO.1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미용실을 방문했던 걸 보았습니다. 쟁이NO.1은 무엇인가요?
운영자가 자기관리를 얼마나 잘하고, 준비된 모습으로 고객을 맞이하는지, 매장이 청결한지, 운영하는 데 있어서 자기 색이 확실한지, 그리고 운영자의인성이 좋은지 등등의 10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벌써 전국에 있는 40개의 살롱이 쟁이NO.1 살롱이 되었네요.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쟁이no1’으로 검색하니 2천2백여개의 헤어 사진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어요. ‘2만개쯤 될 때 무언가 해볼 수 있겠구나’ 하고 말이죠.
 
아뜰리엔 프랜차이즈는 어떻게 운영하게 되었나요?
아뜰리엔프랜차이즈는 현재 9개인데요, 오래된 친구들이 함께 모여 시작한 브랜드입니다. 프랜차이즈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인테리어 시공이나 추후 문제가 생겼을 때도 사후 관리가 잘되는 편입니다. 개인 미용실의 경우에는 인테리어를 하면서 생기는 문제가 너무 많아요. 공사비는 지급했는데, 다른 곳에 유용하거나 공사를 중단하고 공사가 엉망인 경우의 사후 관리 등 문제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인테리어 팀을 꾸렸고, 아뜰리엔 프랜차이즈는 그 팀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0년 미용 인생에서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요?
4년 전에 했던 워크숍을 계기로 일이 잘 풀렸습니다. 교육으로 돈도 많이 벌었고요. 갑자기 잘되어 그랬는지, 지금 돌아보면 그때 제가 자만했던 것 같아요. 흔히 말하는 ‘연예인병’을 앓고 있었죠. ‘돈 벌더니 뚱 원장이 변했다’ 등 이야기가 들리면서 저를 그렇게 믿고 응원해주시던 분들이 한순간에 마음을 닫더군요. 그때 충격이 정말 컸습니다. 외부 활동을 끊고 살롱과 교육에만 집중하면서 다행히 잘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미용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
각자 자기가 일하는 공간에서는 뛰어난 그 어떤 미용사라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 있습니다. 좀 더 자신의 손에 믿음을 갖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관찰하면서 스스로를 개발해보세요.
 
에디터 이미나 사진 사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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