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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5개 다단계사 폐업···'핑크 벤츠'도 떠났다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19.11.0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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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케이코리아는 '커리어 카 프로그램'을 통해 실적 우수 뷰티컨설턴트에게 '핑크카'를 지급, 화제를 모았다.
메리케이코리아는 '커리어 카 프로그램'을 통해 실적 우수 뷰티컨설턴트에게 '핑크카'를 지급, 화제를 모았다. (사진 : 메리케이코리아)
2019년 9월 말 현재 등록 다단계판매업자 수가 136개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12개가 줄면서 2015년 2분기 이후 최소 숫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7일 공개한 '2019년 3/4분기 다단계판매업자 주요 정보변경 사항'에 따르면 올 3분기 동안 ㈜웰런스 1곳이 다단계판매업으로 신규 등록했고 5곳이 폐업하면서 2분기 140개이던 사업자 수가 136개로 감소했다. 폐업한 5개 사업자는 아소시에㈜, ㈜네추럴헬스코리아, 메리케이코리아(유), ㈜이앱스, ㈜유니코즈 등이다.
 
폐업 사업자 중 관심을 모으는 곳은 메리케이코리아다. 메리케이가 글로벌 화장품 기업이자 한때 매출 1천억원을 넘길 정도로 한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메리케이는 1963년 미국에서 설립됐다. 댈라스의 한 화장품 매장에 불과 5종의 제품을 진열해놓고 판매한 것이 시초였지만 '여성의 삶을 풍요롭게'라는 슬로건 하에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다. 반세기를 훌쩍 넘긴 역사 동안 40여 국에 가까운 해외시장에 진출, 세계적인 직접판매업체로 자리 잡았다. 45세 나이에 단돈 5천 달러로 창업한 메리케이를 글로벌 기업으로 일군 메리케이 애쉬 여사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여성 사업가이자 전설의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메리케이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2001년이다. 원래는 방문판매 회사로 출발했으나 2012년 방문판매법 개정과 함께 다단계판매업으로 전환했다. 때마침 메리케이코리아의 외형은 급속히 커졌다. 공정위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344억원이던 메리케이코리아의 연간 매출액(부가가치세 포함 기준)은 2013년 981억원으로 대폭 늘었고 2014년에 1,104억원까지 증가했다.
 
메리케이코리아는 매출 외형뿐 아니라 남다른 보상시스템과 복지 정책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메리케이 특유의 보상시스템인 '커리어 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급하는 '핑크 카'는 업계는 물론 대중의 화제를 모았고 가족 친화적 가치를 중시하는 기업문화로 2013년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메리케이코리아는 무엇보다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으로 귀감이 됐다. 메리케이 글로벌 사회공헌 캠페인인 '아름다운 실천'에 발맞춰 여성들의 유방암 예방을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을 비롯해 꾸준한 기부 및 후원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2008년부터는 '핑크 드림 도서관' 프로젝트에 나서 교육 혜택에서 소외된 어린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전국 36곳에 도서관을 건립했다.
 
올해 7월 12일에도 메리케이코리아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사회공헌활동 협약을 맺었다. 도서관 후원과 함께 '한부모가정 아동 공간 조성 지원사업'을 전개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불과 3주 후인 8월 1일 '한국 철수'를 알리는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알려 충격을 안겼다.
 
안내문을 통해 메리케이코리아는 "글로벌 뷰티케어 기업인 메리케이(Mary Kay)는 한국 시장에서의 미래 성장 잠재력에 대한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평가 결과에 따라 2019년 8월 1일자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모 다단계판매 업체 관계자는 "6월에 대규모 브랜드센터를 오픈하고 7월에 사회공헌협약을 맺었던 회사가 8월에 사업을 접겠다고 하니 업계의 놀라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한국지사도 사전에 몰랐을 만큼 글로벌 본사 차원의 전격적인 결정이며 역시 매출 부진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4년 최고점을 찍은 메리케이코리아의 매출은 2015년 723억원, 2016년 486억원, 2017년 291억원, 2018년 211억원으로 급락했다.
 
메리케이코리아의 폐업 소식 이후 업계에는 판매원 쟁탈전이 벌어지는 등 큰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다단계판매 업체 관계자는 "메리케이 뷰티 컨설턴트들이 말그대로 '멘붕' 상태에 빠졌고 와중에 이들을 꾀기 위해 '우리는 안전하다'는 식의 볼썽사나운 홍보전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일부 외국계 기업들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가 판매원 및 소바자와의 '신뢰' 문제를 고민해 볼 때"라고 꼬집었다.
 
지난 8월 메리케이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내문
지난 8월 메리케이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내문
에디터 :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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