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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알·다이슨·아모레 등 인스타그램 기만 광고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19.11.2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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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이 사실로 드러났다. 유력 인플러언서들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화장품이나 드라이어, 다이어트 보조제 등의 사용 후기가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고 게재한 사실상의 광고로 밝혀졌다. 국내 화장품업계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과 엘지생활건강을 비롯해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과 엘브이엠에이치, 혁신 기술로 무장했다는 다이슨도 예외가 아니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는 화장품 판매사 4개(엘오케이 로레알코리아, 엘브이엠에이치, 엘지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와 소형가전제품 판매사 1개(다이슨코리아), 다이어트보조제 판매사 2개(티지알앤, 에이플네이처) 등 총 7개사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25일 밝혔다.
 
출처 : 공정거래위원회
출처 : 공정거래위원회
이들 기업은 유명 인플루언서들에게 자사 제품의 소개·추천글을 의뢰하고 그 대가로 현금이나 해당 상품을 무상으로 지급했다. 게시물에 반드시 포함할 해시태그와 사진 구도까지 지정해주는 등 내용상 광고나 다름없었다. 해당 인플루언서들은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업체가 원하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려줬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구체적 심사 기준을 밝힌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에는 추천·보증 등의 내용이나 신뢰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존재할 경우, 이를 공개하도록 규정돼있다. 공정위는 이를 근거로 7개사의 인플루언서 소개글이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가 지급 사실이 표시되지 않은 게시물을 접한 소비자는 해당 게시물이 경제적 관계를 기초로 작성된 상업적 광고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며 "인플루언서가 개인의 의사에 따라 의견, 평가, 느낌 등의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고 이는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상적인 경험을 공유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높은 영향력과 파급효과를 미치는 이른바 '인플루언서'가 등장했고 기업들이 이들을 활용한 광고를 확대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화장품, 소형가전제품, 다이어트 보조제 등 3개 분야에 부당한 광고 사례가 많으며 그중에서도 비중이 높은 7개 기업의 인스타그램 소개글을 2017년도분부터 전수조사했다는 설명이다.
 
조사 결과 엘오케이 로레아코리아는 1,130건, 엘브이엠에이치는 949건, 엘지생활건강은 716건, 아모레퍼시픽은 660건, 다이슨코리아는 150건, 다이어트보조제 판매사 티지알앤과 에이플네이처는 각각 160건과 412건의 광고 표시 위반 게시물이 적발돼 시정명령을 내렸다. 7개사가 인플러언서들에게 지급한 대가는 총 11억5,000만 원에 달했고 이들이 부과받은 과징금은 총 2억6,900만 원이다.
 
공정위는 △인스타그램 광고가 많은 소비자에게 노출되고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 △광고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 △위반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7개 기업 모두에게 과징금과 시정명령(향후 금지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엘오케이에는 공표명령도 함께 내렸다. 조사 과정에서 위반 게시물 전부를 삭제 혹은 수정(경제적 대가 표시)한 다른 기업과 달리 엘오케이는 1,130건 중 254건(22%)을 시정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서다.
 
지금까지 블로그의 소비자 기만글이 적발된 사례는 여럿 있었으나 모바일 중심의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이뤄지는 대가 미표시 행위에 대해 법 집행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 블로그 광고도 법 집행 이후 부당 광고행위가 크게 줄었다.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모바일 중심의 SNS에서도 대가를 받은 게시물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공개하는 관행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공정위는 추천보증심사지침 개정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사진 중심의 매체, 동영상 중심의 매체 등 SNS 채널별 특성을 고려해 대가 지급 사실을 명확히 표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기업과 인플루언서, 소비자가 각각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작성해 전파한다는 계획이다.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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