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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수출 ‘세계 3강’으로 가는 길 밝혔다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19.12.0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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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연평균 34.9%씩 성장했다. 2014년 18억9,500만 달러 수준이던 수출액이 2018년 62억7,700만 달러까지 늘었다. 2018년 기준 전 세계에서 우리보다 많은 화장품을 수출한 나라는 프랑스와 미국, 독일밖에 없다.
 
정부가 새로운 수출 효자로 떠오른 화장품을 신성장 수출 주력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 지원방안을 내놨다. 화장품 원료 소재 및 신기술 개발을 위한 R&D 지원 확대, 수출 및 원활한 기업운영을 저해하는 규제 개선, K-뷰티 브랜드 글로벌 위상 제고,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이 주요 골자로, 2022년까지 세계 3대 화장품 수출국가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담았다.
 
이번 대책은 화장품산업의 수출 성장세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실제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 프랑스, 미국, 일본 등 화장품 강국의 브랜드는 물론 현지 브랜드와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펼치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고 그나마도 경쟁이 심해지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이 시급한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등 대기업 편중이 심하고 원료·소재 기술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등 산업구조가 취약한 편이다. 이에 정부는 10차례 이상 업계․전문가 간담회 및 설문조사를 진행, 현장에서 체감하는 문제점을 기반으로 화장품산업 전주기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원책 수립에는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문화체육관광부, 관세청, 특허청 등이 참여했다. 그동안의 화장품산업 지원이 개별부처 단위로 이뤄져 분절적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범정부 차원에서 유기적으로 연계해 고도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5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국산 화장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국무조정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5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국산 화장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국무조정실)
화장품 기술 최강국 수준으로 높이고 일본 원료 의존도 낮추고
2018년 현재 우리나라 화장품 기술 수준은 세계 수준 대비 86.8% 정도다. 정부는 이 수치를 2030년까지 9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기초소재 및 신기술 분야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당장 내년 정부 예산안에 77억원이 편성됐고 이후에도 대규모 R&D 재정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일본 원료수입 비중도 2018년 23.5% 수준에서 2022년까지 18%로 낮추기로 했다. 관련해 계면활성제, 자외선차단소재(TiO2)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초소재를 국산화하고 흰감국(미백작용), 어리연꽃(노화방지) 등 천연 생물자원을 활용한 소재 국산화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해 민감성 피부를 개선하는 화장품, 바이오 빅데이터 및 유전자 분석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화장품, 국가와 지역별 시장 특성을 반영한 수출국 맞춤형 소재 및 제형 개발, 유효성분의 피부 전달율을 높이는 기술, 색상·질감·사용감 등을 차별화한 감성 제형기술 등도 주요 지원대상이다.
 
제조원 표기 의무 없애고 ‘한류 편승’ 해외업체 뿌리 뽑는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시스템을 국제기준에 맞춰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화장품에 제조원을 반드시 표기하도록 강제한 법 규정을 손볼 방침이다. 해외업체에 제조원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유사제품이 난립하고 이로 인해 국내 중소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화장품 기업들이 트렌드에 발맞춰 신제품을 빠르게 선보일 수 있도록 기능성화장품 신속 심사 및 심사면제(보고)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3월에는 세계 최초로 맞춤형화장품 제도를 시행,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중소기업의 시장 진출을 독려하고 조제관리사 등 고용창출 효과를 꾀할 계획이다. 또 화장품 관련 국제기준 수립 시 우리나라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국제화장품규제조화협의체(ICCR : Int’l Cooperation on Cosmetics Regulation) 가입도 서두르기로 했다.
 
해외에서 한국산 화장품을 모방해 판매하는 이른바 ‘한류 편승’ 업체들에겐 범부처 차원에서 보다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나아가 해외 수출 시 요구되는 원료 안전성 평가자료를 정부 차원에서 기업에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수출 유망국에 판매장 설치하고 국가 차원의 대규모 화장품 박람회 추진
화장품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대책도 다각도로 마련됐다. 우선 신남방 등 신흥 유망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K-뷰티 팝업부스와 홍보·판매장 등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말레이시아, 폴란드, 러시아, 베트남 등에 이들 매장을 한시적으로, 한 개씩만 운영 중이나 앞으로 현지 유명 매장과 연계해 판매거점을 늘림으로써 홍보 및 판촉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 명동, 강남역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국내 주요 관광상권에 ‘K-뷰티 홍보관’도 세울 계획이다.
 
중국 상하이와 광저우, 이탈리아 볼로냐, 홍콩과 같은 세계적인 화장품 박람회에 필적하는 국가 차원의 대규모 화장품 박람회도 추진한다. 현재 경기, 충북, 제주 등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화장품 관련 박람회가 연간 12개나 열리고 있지만 규모가 작고 인지도가 낮아 해외 바이어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을 감안했다. 나아가 해외에서도 K-POP을 비롯해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대형 박람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생산·연구개발·인재양성·홍보를 한 곳에서
정부는 2021년까지 K-뷰티 산업육성을 위한 대표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화장품 생산과 신기술 연구개발, 뷰티서비스를 포함한 전문교육, 중소기업 홍보(컨설팅) 등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K-뷰티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관(국가·지자체) 협의를 통해 화장품 특화 클러스터를 지정하고 입주기업 대상 연구개발(R&D) 우선 참여 등 각종 지원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이어 연구개발 및 종합컨설팅, 안전성 평가·인증 등 전담 공인기관 기반시설(인프라)을 구축할 계획이다.
 
클러스터에는 통합 화장품 종합지원센터도 설치한다. 화장품 기업들이 한 곳에서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해외수출 시 필요한 신소재, 국내 생물자원 원료 등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전담하는 공인기관 인프라도 클러스터 내에 구축한다.
 
나아가 정부 차원의 ‘화장품산업 아카데미’를 세워 K-뷰티 글로벌 인력양성에 나서는 한편 화장품산업 전시관을 통해 수출 유망국 해외바이어 및 규제당국자를 대상으로 한 홍보를 도울 계획이다.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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