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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눈썹 10분 만에 붙이는 기기 개발! 쿼드유 이면우 대표
  • 최은혜
  • 승인 2020.01.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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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땋는 기계, 속눈썹을 한 번에 붙이는 기계를 한번쯤 상상해본 적 있는지? 이를 현실로 재현한 쿼드유 이면우 대표를 만났다.
 
프로필 
1970~2011년 서울대 산업공학과 창설, 교수로 재직 후 정년퇴직. 2011~2018년 울산과기원 디자인-인간공학부 석좌교수. 2018년 8월 울산과기원에서 개발된 윙크매직으로 스타트업 컴퍼니 쿼드유(QuadU) 설립. 하이터치 제품 50여 종 개발, 올해의 히트 제품 6종, 로봇청소기, 유아용 컴퓨터 코보 등 <뉴욕 타임스> <퓨처 스터프> 일본<산케이 신문>에서 세계 최초 제품으로 소개.
브레이드매직, 트위스트매직, 익스텐드매직, 윙크매직이 어떤 기계인지 알기에 앞서, 이 제품들의 개발 스토리를 듣는다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브레이드매직은 이면우 대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함께 살았던 흑인 친구로부터 시작됐다. 머리가 꼬여서 피부 속으로 파고드는 흑인들은 어쩔 수 없이 머리를 주기적으로 땋아야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흑인 친구는 그에게 머리 땋는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로부터 30년 후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 바로 그 기계를 개발했다. 비슷한 제품이 없어서 개발에만 5년이 걸렸는데 미국 라스베이거스 쇼에서 처음 선보일 당시 흑인 관람객이 몰려 전시장의 타 부스와 주최측의 불평을 듣기도 했다. 이후에 내놓은 익스텐드매직은 브레이드매직을 본 미용인들이 탈모인을 위한 이음머리 기계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아 개발한 제품이다. 이 기계도 개발까지 5년이 걸렸다.
 
2009년쯤 익스텐드매직으로 가는 모발을 잘 붙이는 걸 본 미용 전문가들은 속눈썹 붙이는 기계도 개발해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소리 말라며 거절하다가 끈질긴 요청에 개발을 시작했다. 속눈썹이 0.05mm 굵기인데 이걸 아름답게 붙인다는 생각이 시작부터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었고, 3년 만에 붙이는 것까지 개발했는데 붙인 모양이 어색해 보여 그만두려고 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었고 나이 든 사람이 연구비를 받고 도망갔다는 오해를 사기 싫어 결국 10년만에 완성했다. 윙크매직이라는 예쁜 이름과는 달리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소개 자료의 제목을 ‘지옥으로의 여행(A Journey to hell)’이라고 붙였을 정도로 개발 기간은 지난했다.
 
4가지 발명 제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위해 소개 해 주세요.
브레이드매직(BraidMagic)은 흑인 모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만든 모발 땋는 기계입니다. 두께 0.1mm~1cm 굵기로 모발을 자동으로 땋아주며 50cm를 땋는데 13초가량 소요됩니다. 트위스트매직(TwistMagic)은 1가닥부터 4가닥까지 자동으로 모발을 꼬아주는 기계입니다. 굵기, 길이, 속도는 브레이드매직과 동일하고요. 익스텐드매직(ExtendMagic)은 두피로부터 2mm 지점에 모발을 자동으로 연장해주며 40대 이후 나타나는 탈모, 빈모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기계입니다. 유럽 시장에서 2010년 머리 잇는 3대 명품으로 선정됐습니다. 윙크매직(WinkMagic)은 독성이 없는 접착제를 사용해 속눈썹을 빠르게 연장(양쪽 눈 연장에 10분 소요)하는 기계입니다. 작년 3월 볼로냐 미용 쇼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선정되어 프리미엄 코너에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속눈썹 연장기기 '윙크매직'
가장 최근에 개발한 윙크매직의 반응은 어떤가요? 
윙크매직은 시제품을 31개쯤 제작했을 정도로 많은 노력이 들어갔어요. 한 제품을 만들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제작하기를 반복하는데 1억5천만원 정도 든다고 생각하면 돼요. 1억 5천 곱하기 31개. 이게 개발비예요. 속눈썹 연장의 경우 속눈썹 접착제의 독성이 심해서 속눈썹을 붙이지 못했거나 시간이 오래 걸려 속눈썹 연장을 망설이 던 사람들에게 맞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평을 받았죠. 2019년 볼로냐 쇼에서 윙크매직을 본 샤넬사의 요청으로 작년 6월 4일 무역협회 주관으로 제품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세계 속눈썹 시장을 대략 8조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기계가 정착한다면 세계시장 규모를 24조로 만드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죠. 볼로냐 쇼에서 샘플을 구입한 16개국 미용 전문가와 협력의향서(Letter of Intent)를 교환하고 교재 보완, 사용자 의견, 교육 시스템, 판매 전략을 공동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윙크매직을 비롯해 4가지 제품이 상용화되고 있는 나라는 대략 50여 개국입니다. 한국은 그동안 신경을 못 썼는데 이제 주력해볼 생각입니다. 
 
처음 시장에 선보일 당시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제품인데도 다른 나라 제품을 모방했다는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았어요. 브레이드매직을 1998년에 개발하고 라스베이거스 쇼에 갔는데 옆 부스가 마침 빗이나 핀 만드는 곳이라 딸에게 사주려고 갔더니 그곳 사장이 심술난 표정으로 물건을 안 팔더라고요. 사흘째 되는 날 그 사장이 제게 오더니 “한국인들은 뭐든 잘 베끼기 때문에 자기들 신제품을 사가지고 가서 베낄까봐 그랬다”라고 하라더군요. 나중에 빗을 사긴 했어요.
 
지금은 비슷한 제품이 시장에 많이 나와 있겠네요. 
브레이드매직은 3년 후 중국에서 비슷하게 만들었어요. 왠지 기분이 좋더라고요. 우리가 그 옛날 일제, 미제 따라하듯이 중국에서 우리 걸 보고 만드니까 그동안 들인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만든 것보다 품질이 조악하니까 그걸 쓴 사람이 다시 우리 제품을 찾더라고요. 이런 소비자 반응으로 우리 제품이 명품 되는 거죠. 
 
 브레이드매직으로 땋은 스타일
익스텐드매직 시술의 전과 후
제품을 사용했던 고객 중 기억 남는 고객이 있나요?
한 흑인 여성이 브레이드매직으로 머리를 땋고 신혼여행을 갔는 데 가는 곳마다 예쁘다는 칭찬을 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잊을 수 없는 신혼여행이 되었다고요. 또 유전적인 이유로 앞머리가 빠지는 26세 여성 고객이 있었는데 익스텐드매직으로 앞머리를 보완했어요. 그녀의 남편이 메일을 보내왔는데, 아내가 그동안 혼자 숨어지내고 식구들과 밥도 안 먹고 친척들이 방문해도 만나지도 않더니 이제는 매우 활동적으로 변했다고요. 가정을 화목하게 해줘 고맙다고 하더군요. 또 호주에 경마 콘테스트에 참가한 말의 말갈기와 꼬리를 익스텐드매직으로 땋아 장식해줬는데 챔피언이 되었어요. 콘테스트 전에는 몸값이 4만 달러이던 말이 챔피언이 된 후 하루 사이에 48만 달러로 몸값이 올랐어요. 개발자로서 참 뿌듯하죠. 
 
윙크매직은 사용이 익숙해지기까지 교육이나 연습이 얼마나 필요 한가요?
2018년 3월부터 호주의 저명한 미용 강사진이 사용성, 착용감, 지속성 시험을 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비디오 소개 자료를 제작했습니다. 독일, 체코, 핀란드, 브라질, 중국, 한국 등에서 전문 강사 교육을 실시했는데 3~7일간 집중 훈련을 거쳐 수료하고, 전문 강사 교육을 위한 3개 국어(한글, 영어, 중국어) 교재를 제작해 사용 중입니다. 국내에 문을 연 아카데미에서는 속눈썹 연장의 인체공학 수업 후 윙크매직 전문용어, 사용법, 속눈썹 연장 실습 등을 거쳐 최종 시험 결과 및 시술 전후 사진을 평가한 후 전문강사, 스타일리스트, 창업자 수료증을 발부합니다. 
 
제품 개발에 있어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50여 개의 하이터치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하이터치란 인체공학적 디자 인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서 미적으로 아름다운 제품이죠. 미디어의 큰 관심을 받기도 하고 6개는 히트 제품으로 선정되었습니다.(출시 후 1년간 5천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 히트 제품 증명서가 나온다.) 1990년에는 로봇형 청소기를 발명 했습니다. 한국에서 반응이 별로였어요. 일본, 미국에도 없는 제품이었는데 만약 좋은 제품이라면 그들이 먼저 발명하지 않았겠냐는 분위기였죠. 그런데 2004년 세계적인 히트 제품이 되었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남을 쫓아가는데만 익숙해져버린 것이죠. 이러한 히트 제품과 벤처 제품에 대한 지식을 대중 과 공유하고자 <W이론>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서 저는 3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첫 번째는 ‘익숙해진 체제에 집착하지 마라’입니다. 패러다임과 패러다임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죠. 두 번째는 ‘보이는 것에 집착하지 마라’인데 무엇을 하든 창의성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세 번째는 ‘속도를 포기하라’입니다. 지엽적이고 테크니컬한 것에만 신경 쓰기 시작하면 사회의 큰 흐름을 알 수 없게 됩니다. 침착하게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고 따라가야 합니다. 
 
에디터 최은혜(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윤채빈 영상 이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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