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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미용실, 미용계 술렁
  • 그라피매거진
  • 승인 2016.02.2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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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미용실, 미용계 술렁

정부가 개인뿐 아니라 법인도 ‘규제프리존’에 미용실을
운영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해 미용계에 비상에 걸렸다.

에디터 성재희



최근 정부가 충북에 설치되는 ‘화장품산업 규제 프리존(규제자유지역)’에
이·미용사 자격증을 가진 개인뿐 아니라 법인도 이·미용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미용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법인 미용실 운영을 허용하는 특별법을 만들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
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충청북도청 등도 화장품 회사의
미용업장 개설을 허용하고 매장 내 맞춤형 혼합 화장품 판매 규정을 완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2019년 대기업이 운영하는 미용실을 오픈할
예정이고 화장품 법 때문에 하지 못했던 매장 내 색조 화장품 제조 판매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산업부나 충북도청은 규제 프리존의 시범 도입을 통해 외국인 맞춤 미용
교육 시설을 설립하는 등 국내 미용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
라는 입장이다. 규제 프리존 제도는 산업 맞춤형 규제 완화를 일정 지역(전
국 14개 시도)에 한정해 시행하는 것으로 시도별 2개씩의 지역전략산업을
선정했는데 충북은 바이오의약과 화장품 분야가 포함된다.
대기업의 미용실 진출과 관련해 미용업계는 대부분의 미용실이 골목 상권
에 형성된 영세업으로, 대기업이 시범 구역에만 들어오더라도 주변 미용실
의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미용실은 미용사
자격증이 있는 개인만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규제 프리존에 한해서는 법
인도 운영 가능하도록 제한을 풀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
다. 따라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규제 프리존 진출 기업은 자격증을 가진 미
용사를 고용해 자사 제품을 영업하며 뷰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와 관련해 대한미용사회중앙회는 지난 1월 26일 ‘재벌의 무차별 미용시
장 공략으로 이어지는 법인 미용실 허용 결사 반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식약처의 발표는 100만 미용인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전국 12만 미용업소의 생존권을 짓밟고 미용업을 피폐화시킬 것이
다”라며 강도 높게 반발했다.

다음은 미용사회 성명서의 주요 내용이다. 첫째,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기존
프리존 내에 법인 미용실을 허용해 기존 영업자들의 피해를 막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프리존 인근의 오송지역 미용실들의 영업권을 침해해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프리존 요구를 막아낼 수
있는 아무런 장치도 없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식약처의 이번 발표는 그동안 호시탐탐 미용시장 진출을 노려왔던
재벌들의 미용시장 진출을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전국의 12만
미용업소의 생존권을 풍전등화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셋째, 지금의 법과 제도하에서도 규제 프리존 내에 얼마든지 미용사가 법
적 절차를 거쳐서 미용실을 운영할 수 있음에도 지방정부가 재벌의 투자
유치만을 이유로 미용사들의 생존권을 짓밟은 행위이다.

넷째, 법인 미용실 허용에 따른 재벌의 미용시장 진출은 제과업, 편의점 등
에서 경험했듯이 동네 빵집의 몰락을 초래하고 1인 업소가 95 에 달하는
골목 상권 미용실들의 폐업이 속출해 미용사의 대량실업 사태가 예상된다.
다섯째, 식약처는 법인 미용실 허용은 박근혜 정부가 적극 장려하는 청년
창업에도 역행하는 정책임을 직시하라. 법인 미용실이 허용되면 창업을 꿈
꾸면서 미용을 배우고 있는 학생, 미용실에서 기술을 연마하고 있는 초보
미용사들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여섯째, 오만한 식약처는 미용인들이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책을 추진하면
서도 미용인단체, 미용인들과 정책간담회 한번 없이 언론플레이만을 자행
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위생을 책임지는 식약처의 오만과 불통을 규탄
한다. 김승희 식약처장은 100만 미용인에게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
일곱째, 전국의 100만 미용인들은 생존권을 박탈하는 법인 미용실 허용 정
책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최후까지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할 것을 선언
한다.

규제 프리존, 기업 자본 진입에 물꼬 틀까 식약처의 충북지역 이·미용 규제
예외 설정과 관련해 대한미용사회중앙회가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아직 뚜
렷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미용 수요가 크게 높지 않은 충북에 설
치하는 규제 프리존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중대형을 중심으로 한 다점포 살롱들이 느끼는 불안
감은 훨씬 심각하다. 대형 유통 마트 입점 미용실을 여러 개 운영 중인 한
업주는 규제 프리존을 계기로 법인 미용실이 가능해지고 대기업이 미용실
을 차리면 자신과 같은 경우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
냈다. 중대형 살롱의 경영 방식이 동네 미용실과 비교하면 선진화되어 보
일지라도 정작 기업에서 접근하면 밀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애초 법인 미용실이 허용되었다면 다를 수 있겠지만 이제 와서 규제를 열
어주는 것은 기존 미용 사업자가 아닌 기업 자본의 진입만 유리하게 만드
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대기업이 디자이너와의 도급 계약
을 합리적으로 정리하고 직원 복지 제도를 잘 갖춘다면 인력 확보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고객 역시 마찬가지로, 최근 대기업이 요
식업에 진출하면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미용업계에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파장을 우려했다.

법인 미용실, 해묵은 갈등 2003년 미용실 개설이 통고제에서 신고제로 바뀌
면서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을 앞두고 면허증을 관리 감독하는 과정에서 법
인 미용실 허용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법인화된 프랜차이즈 미용실
체인 본부가 다수의 직영 미용실을 법인 소속 미용실로 등록한 것이 법적
으로 논란이 된 것이다. 많은 체인 미용실이 1면허 1미용실 규정에 따라
직원의 면허증을 대여하는 것도 문제가 됐다. 또 동업으로 미용실을 오픈
할 경우 동업자 모두 미용사 면허가 있어야 한다는 복지부의 유권해석으로
일부의 미용실 동업이 관련법 위반으로 판명되기도 했다. 당시 미용계 일
각에서는 법인화가 투명성 확보와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것임에도 법인을
금지하는 제도적 모순이 미용산업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반발 의견도 있었
다. 2008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법인 미용실 개설 및 복수 영
업소 허용과 관련해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했으나 이·미용 관련 단체
의 집단 반발로 불발된 바 있다. 2010년에도 보건복지부 주도로 뷰티산업
진흥법안을 통해 뷰티테마단지 내 특구에 복수 미용실 추진을 시도하고자
했으나 미용단체의 반대로 제정이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