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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제자로 만난 송부자, 박철 그리고 콴 ①
  • 그라피매거진
  • 승인 2017.09.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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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엔 끝이 없다.
스승과 제자로 만난 송부자, 박철 그리고 콴.

보이드청담 박철 원장과 콴 이사가 요즘 송부자 선생에게 드라이와 아이론, 업스타일 교육을 받고 있다는 소문을 접했다. 가르칠 일만 있어 보이는 이들이 국내 업스타일 장인인 송부자 선생에게 과외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전에 자신의 기술을 최대한 비슷하게 할 수 있는 디자이너에게 전수하겠다’는 송부자 선생과 ‘기본 기술 하나부터 헝그리 정신으로 배워가고 있다’는 박철과 콴. 아티스트 세 명의 열띤 교육 현장을 급습했다.

에디터 장혜민 포토그래퍼 사재성

에디터(이하 G): 처음 이 수업을 제안한 분은 누군가요?
콴 이사(이하 콴): 송부자 선생님과 친한 제가 먼저 제안했어요. 숙명여대에서 교육할 때 선생님이 주임교수셨거든요. 사실은 훨씬 전부터 선생님께 배우고 싶었어요. 비달사순 스타일을 계속 하다 보면 드라이 기술이 상대적으로 약해져요. 내가 원하는 멋있는 무드, 예쁜 느낌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감성과 테크닉이 부족해지는 거죠. 모던한 내 커트 디자인에 클래식한 어떤 한 포인트를 섞어 남들이 못하는 무드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항상 남들과 다른 걸 해야지 신선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드라이도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기도 했고요.

G: 박 원장님도 송부자 선생님께 교육을 받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박철 원장(이하 박): 항상 미용 그리고 배움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그걸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또 미용을 20년 이상 하다 보니 제 단골 고객도 어느덧 20대에서 40대가, 30대에서 50대가 됐죠. 비교적 연령대가 있는 제 고객들에게 더 이상 트렌디한 스타일만을 고집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20년의 세월이 지나니까 이전에 제가 배우고 해왔던 업스타일이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래서 선생님께 소위 말해 어르신 머리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싶었어요. 옷도 핏이나 소재 등 기본적인 요소가 가장 중요한 것처럼 머리도 기본에 더 충실해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그런 고객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드라이 기술과 업스타일에 중점을 두고 있죠.
콴: 전 원래 업스타일 자체를 잘 하지 못해요.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고. 하지만 박 원장님은 업스타일을 굉장히 잘하세요. 하지만 송 선생님의 스타일은 못하죠.(웃음) 우리가 송 선생님께 교육을 받는 목적은 처음부터 서로 달랐고 지금도 역시 달라요. 전 아직은 드라이, 아이론 테크닉을 좀 더 깊숙하게 파고들고 싶죠. 그래서 10월에 다시 수업을 시작할 때는 커리큘럼이 서로 다를 거예요.

G: 송부자 선생님! 두 분 수업 태도는 어떤가요? 잘 따라오나요?
송부자 선생님(이하 송): 한눈팔 시간이 없기도 하지만 다들 정말 열심히 해요. 무언가 해보려고 집중하는 모습이 너무 기특하죠. 한 가지 안 좋은 점이 있는데 이거 말해도 되나…? 연습을 너무 안 해요. 하하.
콴: 아 이거 나가면 안 되는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한테 만날 연습 안 한다고 똑같은 말 하는데 큰일 났네. 반성하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박 원장님과 밥 먹으면서 이제부터라도 우리끼리 연습 좀 하자고 얘기했는데….
박: 그 말 꺼낸 지 벌써 한 달이 지났죠.
콴: 그렇네. 한 달이나 됐네?
송: 이 모양들이라니까? 하하.
G: 혼나야 할 것 같은데요?
박: 혼나야죠. 배워도 원점이니까. 교육하는 날 닥쳐서 급하게 연습을 하니까 제자리걸음이죠.
송: 근데 또 제자리걸음은 아니에요. 사실은 정해진 커리큘럼에 맞춰서 수업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그 다음 주에 교육하러 가면 ‘선생님, 저 이런 게 잘 안 되는데 이거 하려면 어떻게 해요?’라며 자꾸 다른 내용을 물어봐요. 그러면 내가 그날 가르쳐야 할 주제는 덮어두고 물어본 내용을 가르치게 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산교육이 되는 거죠. 기존 커리큘럼으로 진행하는 게 물론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 안으로 들어와서 오로지 그것만 배워야 하잖아요? 그런데…
박: ‘선생님 이 펌 어떻게 하는 거예요?’ ‘이런 볼륨은 어떻게 살려요?’ 라고 계속 수업 외의 내용을 질문하니 그날 배워야 할 드라이 교육을 하다 말고 어느새 파마 강의가 시작되는 거죠.(웃음)

G: 딴 길로 샌다는 거네요.
콴: 산교육이 맞네요. 산으로 가는 교육.
: 그래도 그들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궁금했던 걸 가르치는 게 진짜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갖고 있는 지식만을 고집하기보다 본인들의 작업 과정에서 정말 필요한 것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오히려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닐까요? 그래서 수업하다 보면 재미있어요.
G: 아무래도 진도는 좀 더디겠어요.
송: 진도가 좀 늦긴 하죠. 하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커리큘럼을 못 끝낸 것에 포커스를 두고 싶진 않아요. 미용계에서 이미 스스로 너무나 잘해나가고 있는 이 두 친구가 배움에 항상 목말라하고 고민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참 고맙더라고요. 그래서 이들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한 내가 끝까지 함께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G: 그럼 두 학생에게 묻습니다. 왜 송부자 선생님인가요?
송: 그러게, 왜 나야? 정말 궁금하다.(웃음)
박: 국내 스타일링 파트에서 송부자 선생님보다 더 뛰어난 분이 계실까요? 예전에 송 선생님이 모 대학에서 세미나 특강을 하신 적이 있어요. 빗으로 대충 쓱쓱 빗고 핀 서너 개 정도만 사용해 5~10분 만에 완벽한 업스타일을 완성하셨죠. ‘대체 저건 어떤 기술이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의 놀라웠던 기억은 지금도 제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죠. 그 후로 선생님께 꼭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콴: 헤어 아티스트로 일하면서 서양 혹은 다른 나라의 스타일과 항상 차별화할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송부자 선생님은 우리나라 업스타일 파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셨고 다양한 세미나와 쇼를 통해 한국적인 느낌을 많이 보여주셨는데 그런 점에 있어서 정말 존경하고 가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하죠. 저도 서양의 업스타일 느낌이 아닌 한국적인 방법으로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을 연출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송부자 선생님께 그런 것들을 배우고 싶었어요.
G: 한국의 업스타일과 다른 나라(일본, 유럽 등)의 업스타일은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콴: 일본의 업스타일은 ‘결’이라든지 ‘셰이프’ 등의 완성도를 매우 정확하게 표현하려는 부분이 강하죠. 일본의 업스타일 대가인 아라이 타다오와 같은 선생님을 보면 미묘한 한 올의 결까지 잡아내 정확한 형태를 만들고자 하는 완벽성이 고집스러워 보일 정도니까요. 유럽 같은 경우는 샤론 브레인이나 패트릭 카메론과 같은 유명 디자이너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유럽 특유의 화려한 문화에 걸맞게 업스타일에서도 역시 다양성과 화려함이 존재하죠. 한국 업스타일은 한복과 같은 전통적인 것과 어울리는 동양적인 정서의 화려함과 단정한 느낌이 있어요.
송: 한국은 일본하고 유럽하고 섞어 놓은 느낌이랄까?
박: 맞아요, 딱 그 정도 느낌.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멋도 있는 반면 깨끗한 마무리감이 느껴지죠.


송부자
국내 최고의 업스타일 대가로 알려진 송부자 선생(74)은 1989년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헤어쇼를, 2000년에는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헤어컬렉션을 개최하며 미용의 예술성을 널리 알린 인물. 수년 간 숙명여자대학교 미용산업최고경영자과정에서 주임교수로 활동하며 60년 미용 인생의 대부분을 후학 양성에 바쳤다.


박철
보이드청담 박철(44) 대표원장은 현재 SES, 소유진, 윤종신 등 연예인을 담당하고 있으며. 살롱 트렌드 및 화보, 영상촬영 등 다양한 콘텐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보이드청담 아트 및 교육 디렉터인 콴 이사(42)는 웰라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하며 각종 세미나와 비주얼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