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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넘어 세계로, 건희
  • 그라피매거진
  • 승인 2017.12.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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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넘어 아시아 뷰티를 지향하는 헤어 디자이너 건희를 만났다.

에디터 문유미 포토그래퍼 사재성


우선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헤어 디자이너 건희입니다. 올해 35세, 미용을 시작한 지는 13년 정도 됐어요. 스태프 시절은 라뷰티코아, 라끌로에에서 보냈고 디자이너 승급 후 레드카펫, 정샘물 뷰티에서 근무하다가 4년 전에 더 제이라는 살롱을 오픈했었어요. 현재는 거의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원래 꿈이 헤어 디자이너였나요?
고등학교 때 2주에 한 번 커트하고 방학이 되면 염색하러 미용실을 다니면서, 미용에 흥미가 생겨 대학을 미용과로 진학한 케이스예요. 대학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입대를 했는데, 그때 <굳세어라 금순아>라는 청담동 살롱을 배경으로 한 MBC 드라마가 방영됐어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청담동이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전역 후 바로 서울로 올라왔죠.
인터넷 서칭 중 얼마 전 일본에서 ‘KAVE 론칭 패션&헤어쇼’의 메인 디자이너로 참가하셨다는 기사를 봤어요.
회사 정식 이름은 KAVE BEAUTY예요. 시부야에 2층은 한국 디자이너 의류 매장, 3, 4층은 카페, 5층은 라운지로 구성된 건물이 있죠. KAVE BEAUTY에서 패션쇼와 헤어쇼를 진행했는데 최근 제 이름을 걸고 오픈한 살롱 ‘건희 아오야마’ 스타일리스트팀과 함께 KAVE 패션쇼 모델들의 헤어 스타일링을 담당했어요. 물론 헤어쇼 파트는 패션쇼와 다르게 구성했고요.
단독 헤어쇼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있나요?
저는 한류가 아니라 아시아 뷰티를 지향해요. 그래서 어느 국가에서나 통할 수 있는 내추럴한 스타일을 선택했어요. 헤어쇼라고 해서 무조건 과해야 한다는 편견도 깨고 싶었고요. 현지 밀본과 협의를 통해 올겨울에 유행할 컬러를 예측해 컬러 작업하고, 요즘 유행하는 레이어드 커트로 마무리했어요.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아쉬운 점이 많아요.

(By 건희)
한국 <화장대를 부탁해2>와 비슷한 중국 <려치여신>에도 출연했던데, 방송국의 러브콜이 꽤 많은 것 같아요.
프로그램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출연하게 됐어요. 사실 <화장대를 부탁해2>에 출연한 것은 행운이었어요. 함께 출연한 사람들이 미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유명한 원장님들이었거든요. 프로그램에서 주어진 시간 안에 서로 대결을 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제가 스태프 때부터 필드에 계셨던 유명한 원장님들과 같은 자리에 서 있다는 자체가 영광이었죠.
일본에 오픈한 살롱(건희 아오야마 GUNHEE_AOYAMA)이름이 인상적이네요.
해외에 처음 오픈한 살롱은 싱가포르에 있는 ‘By 건희’예요. 두 번째로 일본에 오픈하게 되면서 살롱명을 어떻게 지을지 고민하다 지역명과 제 이름을 합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건희 아오야마’라고정했어요. 중국에도 지역명을 딴 ‘건희 다롄 GUNHEE_DALIAN’ 살롱 오픈 계획이 있는데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에 오픈할 예정이에요. 제가 싱가포르에 있을때, 이가자 헤어비스가 입점했었는데 한국 헤어 디자이너 개인의 이름을 걸고 오픈한 살롱은 보지 못했어요. 주위를 둘러보면 해외에 진출한 후 오래 가는 경우가 드물죠.그래서 개인의 이름을 건 살롱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름을 가지고 가는 것이 많이 부담되지만한국을 벗어나 아시아, 더 넓은 해외까지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먼저 나아감으로써 한국에 있는 디자이너들에게 기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요. 사실 일본은 아시아 미용의 중심이기도 하고 라이선스를 따로 취득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진출하기 힘들어요. 하지만 중국이나 다른 국가들은 한국미용기술을 인정해주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이 진출하기좋아요.

싱가포르, 일본, 중국까지. 다음에는 어떤 국가에 진출할 예정인가요?
아마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부근에 오픈할 것같아요. 이유는 딱히 없어요. 제 목표는 국가마다 저의 살롱을 오픈하는 것이지만 따로 진출할 국가에 순서를 정해 놓지는 않았어요. 차근차근 이뤄나가고 있는 것이지요.


(건희 아오야마)


미용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기억이나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2015년 이탈리아에서 베르사체 쇼를 봤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무척 인상 깊었던 쇼였거든요. 영감을 받기도 좋았고요. 하지만 해외에 제 이름을 건 살롱을 오픈하는 것만큼 더 뿌듯하고 인상 깊은 일이 있을까요. 일본의 아오야마라는 곳은 한국에서 청담동과 비슷한 곳이에요. 일본 내에서도 아무리 경력이 많다 한들 아오야마에 숍을 오픈하는 것은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곳에 한국인인 제가 살롱을 오픈했으니 뿌듯하죠.또 얼마 전 프랑스에서 <보그> 잡지에 실릴 디올 화보를 진행했는데, 해외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좋았어요. 한국 헤어 디자이너들의 기술 수준이 높기 때문에 해외 어디를 가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옛날에는 유럽이나 일본 미용 기술을 보고 공부했지만 이제는 한국만의 콘텐츠로 밀고 나가도 충분할 것 같아요. 싱가포르에 진출할 때 보니 한국 헤어 디자이너들의 디테일한 부분이 강점이 되더라고요. 처음 해외에 나갔을 때는 움츠려 있었지만 좀 더 자긍심을 갖고 기술에 믿음을 가지려고 하고 있죠. 한국 미용이 이렇게발전했다는 것도 뿌듯해요.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앞서도 말했듯 이제는 아시아 미용도 주목을 받고 있어요. 넓은 중국 시장의 영향도 있겠지만 중국에는 한류 열풍이 불기 때문에 한국 미용에 대한 관심도도 함께 올라가고 있죠. 하지만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에서 이름을 날린 세계적인 헤어 아티스트는 없어요. 그래서 저는 ‘헤어 아티스트 건희’라는 이름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헤어 디자이너는 경력이 쌓일수록 더 발전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하면 꼭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SNS도 발달해 있어 자기를 어필할 수 있는 채널이 많기 때문에 더 수월할것 같고요.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