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하기
디자이너가 만난 유럽 1
  • 그라피매거진
  • 승인 2017.12.14 10: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자이너가 만난 유럽

14박 15일, 13명의 미용인들이 웬디정과 함께 유럽으로 향했다.
그 속에서 경험한 문화, 추억 그리고 사순 연수까지. 잊지 못할 시간을 지면에 담았다.

에디터 최은혜
글, 사진 웬디정, 런던 사순아카데미


미용인들은 장기 휴가를 내는 것이 어려워 유럽으로의 긴 여행은 쉽지 않다(직장인도 그렇지만). 이번에 함께 한 분들도 마찬가지였다.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기에 각 매장 대표님과 동료들의 이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2년에 한 번씩 진행되 는 유럽 연수, 올해 4번째로 10월 2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불황과 유럽 테러로 인해 혹시 불참자가 있을 않을까 우려했지만 다행히 모두 함께했다.

미용 연수는 런던 사순 아카데미 그리고 10월에 열리는 살롱 인터내셔널을 기점으로 다양한 헤어 트렌드와 뉴 컬렉션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또 어렵게 유럽으로 온 만큼 미용뿐만 아니라 그곳의 문화도 함께 경험하는 시 간으로 마련했다. 이번 투어에 함께한 이들은 서울, 부 산, 창원 그리고 뉴질랜드로 이민 간 이들까지 골고루 참여했다.

런던, 파리, 바르셀로나 설레는 여정

추석 연휴 여행 인 파로 북적이는 인천공항. 새벽 6시 미팅을 시작으로 타 이트한 일정의 막이 올랐다. 11시간의 비행 끝에 런던 도착. 잠시 쉬고 다음 날 아침 유로스타를 타고 해저 터널을 건너 프랑스 파리로 향했다.

파리의 매력은 그들의 조상이 물려준 도시의 웅장함이다. 건물 하나하나 장인의 손길이 전해주는 도시의 기운에 처음 온 선생님들의 감탄이 이어졌다. 일단 주요 관광 스폿은 시내 안에 있지만 그곳을 지하철로 다니기 엔 시간이 모자라 이층 투어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내리고 싶은 곳에 내리고 다시 타고를 반복했다.

파리 투어 버스는 호텔이 있는 오페라를 기점으로 루브르 박 물관을 지나 개선문으로 향했다. 원래 계획은 개선문 에서 다시 투어 버스를 타고 에펠타워로 가려 했으나 파리 시내의 도로가 정체되어 결국 지하철을 타고 에펠 타워까지 갔다. 에펠타워는 몇 개월 전에 티켓을 사야 올라갈 수 있고 맨 꼭대기에 올라가는 것은 2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갈아타야 관람대까지 갈 수 있다.

무려 1시간 20분이나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한 번 올라가 파리의 시내를 보게 되면 아름답게 정렬된 건축물과 공원 그리고 시내를 중심으로 흐르는 센강의 아름다움에 도취된다. 에펠타워는 낮에 보는 재미도 있지만 밤에 보면 더 낭만적이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밤의 에펠타워는 보지 못했다.

다시 투어 버스를 타고 명품 거리가 있는 생토노레 거리와 방돔광장을 지나 파리 시내 북쪽에 위치한 몽마르트르에 들렀다. 거리의 화가 들과 연인들이 많은 이곳은 파리에 오면 꼭 들르는 명소 중 하나지만 움직일 때마다 잡상인이 따라붙어 조금은 피곤하 다. 몽마르트르 언덕을 보고 걸어 내려와 파리에서 유명한 공 연 중의 하나인 물랑루즈를 관람했다.

100년 전통을 이어 온 이 공연의 핵심은 무용수들이다. 물랑루즈 전속 무용수 들은 세계 유명 학교를 나온 댄서로 이들은 단 100g도 살 이 찌면 안 되고 그 몸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프랑스의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만들어낸 화려한 무대의상을 입고 춤과 음악을 업그레이드하며 100년이라는 시간을 이어온 것이다. 함께한 선생님들도 이런 장인정신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헤 어 디자이너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공유했다. 필자 는 2년 전에 본 후 다시 본 것인데 그 명성은 변하지 않았 고 파리의 마지막 밤을 아름답게 만들었다.

바르셀로나
유럽의 큰 장점은 인접 국가로의 이동이 용이 하다는 것. 파리에서 1시간 40분 비행기를 타고 오후 늦게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숙소가 시내에 있어 과일 이 많은 보케리아 마켓과 가까웠고 주위에 맛집도 많았다. 스페인은 런던, 파리와 다르게 날씨도 따뜻하고 음식도 맛 있으며 상대적으로 물가도 저렴하다. 이번에는 추석 연휴 라서 그런지 스페인 거리는 한국인들로 넘쳐났다. 일정 중 하이라이트인 가우디 성당까지는 스페인 투어 버스를 이용했다.

가우디 성당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아 직도 건축 중이다. 세계에 모든 사람이 이것을 보러 오고 표가 없을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는 곳. 겉으로는 웅장하지 만 안으로 들어가서 다양하게 비치는 빛과 색채 그리고 하늘처럼 높게 올라 간 천장의 모습에 감동한다. 그렇게 가우디 성당을 보고 가우디 공원과 미로 같은 공원까지 일정을 이어갔다.

다시 런던
다시 런던에 돌아온 첫날은 마켓 관광을 했다. 런던에는 많은 마켓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동쪽에 있는 스피닷필드 마켓과 북쪽에 있는 켐든 마켓이다. 스피닷필드 마켓은 내가 영국에 있을 때 모델 헌팅을 가거나 자주 친구 들을 만나던 곳이었다. 2000년도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이곳이 현재는 고급 상권으로 변해 조금 아쉬웠다.

성장을 위한 용기
14명이 2주라는 시간을 함께하면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지나고 나니 즐거운 추억이었다. 13인 선생님들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가끔씩 이런 힘든 일을 내가 왜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이런 여행을 통해서 미용인이 유럽으로 나가는 용기를 얻을 수 있고 언어의 도움으로 사순에서 교육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교육도 매우 중요하지만 교육을 더 멋지게 만들어주는 것은 ‘생각의 자유’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곳에서 문화를 습득하고 그것을 가지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더 큰 꿈을 키울 수 있는 시간과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다. 다음의 ‘웬디정과 함께하는 유럽 연수 2019’는 내가 한국에 온 10주년 기념으로 아주 멋지게 진행해보려고 하니 많은 기대 바란다.

런던 타워브리지 배경 으로 선생님들과 함께

파리의 물랑루즈 공연

가지런히 정돈된 런던의 한 바버샵

춤추며 머리를 자르던 미용사

택시를 개조한 런던의 거리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