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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헤어 살롱 ‘투티’ 강환호 원장
  • 그라피매거진
  • 승인 2018.06.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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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의 유명 미술품 경매 건물 앞, 통유리 안으로 들여다보이는 그림들이 호기심을 부르는 헤어 살롱 투티가 있다. 헤어 살롱과 그림은 어떤 시너지를 내는 것일까. 투티 강환호 원장을 만나 갤러리 살롱을 운영하는 이유를 들어보았다.


미용실 안에 갤러리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2년 갤러리 콘셉트로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미용을 할 때 디자이너가 되면 문화생활을 해야 한다, 거기에서 영감을 얻어야 한다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그중 그림도 많이 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요. 하지만 주 6일 일하며 문화생활까지 할 시간이 없었고요. 사실 미술에 대한 관심도 크지 않았어요. 스승님이 미대 출신인데 고객이 앉아있으면 스케치를 해주시더라고요. 그 모습이 좋아 보였던 기억이 나네요. 그냥 직원들에게도 좋고 고객들에게도 좋으니까 했지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현재 미술과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1년에 작가 한 명을 후원합니다. 후원금은 한 달에 50만원이고요. 그림이 바뀔 때마다 그림에 대한 운임비도 우리가 부담합니다. 미용실 앞에 설치된 조각은 운임비만 150만원이 들었어요. 작가 후원 금이 1년으로 따지면 600만원인데 적은 돈은 아니죠.

전시된 그림은 직접 선택하나요? 큐레이터가 선택해줍니다. 가능성이 있는 작가를 발굴해 전시의 기회를 주기도 하고요. 그림이 판매되는 수익금은 미용실과 상관이 없습니다.



미술과 미용의 연관성은 무엇일까요?
평범한 생각을 깨는 것이라 봅니다. 매일 고객 시술만 하면 새로운 것을 접할 기회가 적은데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생각을 전환할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화 활동을 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미용실의 격이 높아지는 것이죠. 일상 속에서 미술관을 가고 싶지만 시간이 없는 고객들이 미용실에서 머리도 하고 그림도 보며 풍요로운 감성을 느낄 수 있어요. 우리 미용인들도 굳이 시간 내지 않 아도 그림을 곁에 두며 일할 수 있죠. 단점은 비용부담이지요. 모든 요금에는 서비스도 포함되었듯 하나의 서비스 차원이기도 하고요.

갤러리도 있고 미용실 내부가 편안해 보입니다. 누구나 안정적인 생활을 고민하는 데 저는 특히 집에 대한 소유, 건물 소유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선지 건축을 보는 걸 좋아해요. 누구나 예쁜 건물을 보면 좋아하잖아요. 투티의 인테리어도 연대 건축과 출신의 건축가 이승민씨가 했어요. 오랜 고객이었는데 종종 근처의 건물도 함께 가보고 하다 보니 이분이 열정이 있고 괜찮은 사람이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인테리어를 해달라고 제안했죠. 미용실은 인테리어를 잘못하면 문제가 많이 생기는데 이분은 설계를 꼼꼼하게 해주었고 동선이 잘 짜여서 일하기 좋아요. 그 친구 때문에 건축에 대해 알게 되었죠. 인테리어가 변하니 멋진 가구도 찾게 됐고 그야말로 머리만 하다가 눈이 조금 트였다고 할까요? 어떤 사람을 만나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건축의 신이라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입니다. 그리고 안도 다다오도 인상적이었고요. 서점에 우연히 갔다가 그에 관한 책을 봤는데 그야 말로 건축에 미친 사람이더라고요. 정말 미친다면 이렇게 잘할 수 있나 보다 생각 되더라고요. 지금은 자금이 부족하지만 마음속엔 늘 건물을 짓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웃음)



미용을 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자식을 낳으면 내가 머리를 잘라줘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가족들, 조카들 머리를 내가 다 잘라주면 괜찮겠다는 생각에 배웠는데 하다 보니 주변에서 잘한다고 해주어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이 일을 하면서 다른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돈 벌면 다 미용에만 투자했죠. 미용이 너무 좋으니 까요. 어릴 땐 일을 정말 많이 해서 쓰러지기도 했어요. 남자 미용사가 없던 시절에 미용을 시작한지라 어떤 고객은 “멀쩡한 사람이 왜 미용하냐”는 말까지 듣던 시절이었어요. 1995년에 압구정에 왔고 22년간 이곳에 있었어요. 압구정의 변화를 거의 다 봤지요.

미술과 관련한 취미는 없나요? 취미가 없어요. 너무 쉬지 않고 미용만 했거든요. 이제는 제가 경제적 능력이 되니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한다는 생각으로 갤러리 콘셉트로 미용실을 만들었죠. 제가 너무 힘들게 미용했으니 후 배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고요.

그림과 관련한 에피소드는 없나요? 그림은 딱 한번 팔았어요. 그림이 팔린다고 해 서 우리에게 수익이 생기는 건 아니에요. 한번은 그림에 염색약이 튀어서 150만 원을 물어주기도 했죠. 한 달 후원비, 운임비가 떠올라 속상하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작가가 와서 그림을 설명하기 시작했는데 너무 좋아요. 이번에 전시하고 있는 이은경 작가도 와서 직원들에게 직접 그림을 설명해줬는데 예전에 힘들었던 일들을 겪었던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고 해요. 미용실에 건 그림을 보면 모두 작가 자신이 주인공입니다. 예전에는 작가들이 그림에 대한 설명서만 보내왔는데 이렇게 작가가 직접 그림 하나하나의 의도와 의미를 설명해주니 훨씬 이해도가 높아지더라고요. 머리도 고객에게 왜 이렇게 하면 좋겠는지 설명하고 고객들의 니즈까지 수용하면 좋잖아요.

어떤 미용실을 짓고 싶나요? 요즘 공기가 너무 안 좋아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잖아요. 미용실 안에 공원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식 물이나 풀을 너무 좋아하는데 공기 정화도 하면서 마음의 안정도 얻고요. 지금도 미용실에 화분을 많이 두긴 했어요. 하지만 나중에 2호 점을 오픈하면 한쪽 벽면을 풀로 꾸미고 싶어요. 또 요리를 좋아해서 미용실 한쪽에 식탁을 마련해 음식도 해먹고, 고객들과 밥도 먹는 정 다운 미용실을 하고 싶어요.

에디터 최은혜
포토그래퍼 신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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