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헤어드레서들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창의적인 트렌드를 경쟁하는 자리.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웰라 NTVA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크리에이티브 부문 우승자 스타일하우스 대표 조인형과 컬러비전 부문 우승자 준오헤어 여의도IFC몰점 오진호 부원장이 <그라피>를 찾아 우승 소감을 전했다.

조인형 송도에서 개인 살롱을 운영 중인 스타일하우스 대표 조인형입니다. 미용 경력은 20년 정도 되었습니다. ‘즐겁게 일하고 부럽게 성공하자’가 저희 살롱의 모토예요. 그만큼 직원들과 친구같이 편하게 일하고 있죠.
조인형 ‘어쩌다’가 제일 적당한 말인 것 같습니다. 특별한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도 없던 청소년기에 문득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뭘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미용이었습니다.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어디서든 써먹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미용 관련 고등학교도 많고 미용에 입문할 기회가 많지만, 그때만 해도 ‘남자가 무슨 미용을 하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왠지 모르게 저에게는 멋진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고, 현재도 앞으로도 미용사로 남을 것 같습니다.
조인형 이번 대회를 포함해 웰라 트렌드비전 어워드에 9번째 참가하고 있습니다. 첫 출전은 호기심이었죠. 아무것도 모르고, 가진 무기도 많지 않았던 경력이 적은 디자이너의 호기심. 첫 번째 대회를 마치고 많은 것을 느꼈어요. 세상은 넓고 정말 잘하는 미용사는 많구나. 그 이후 시간이 허락하는 한 지속적으로 트렌드비전 어워드에 관심을 가졌고,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매회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주위 동료들에게 대회에 참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간혹 받는데, 그 이유에 대해 “나는 손도 느리고 미용에 대한 감각도 다른 미용사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대회에 나간다”라고 말을 합니다. 몇 달씩 고민해서 올라온 작품 하나만큼은 전국에서 아니 이 세상에서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하하) 이번 웰라 트렌드비전도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조금 더 성장하려면 할 수밖에 없는, 꼭 해야만 하는 그냥 일상 같은 일!

조인형 웰라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렬함이랄까요? 글로벌 브랜드인 만큼 특유의 감성과 디자인이 있다고 생각해요.
조인형 그리스 신화 속에 마녀 ‘키르케’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사랑의 마법을 부릴 수 있는 마녀 키르케의 격렬한 감정의 색깔과 이름의 어원이 된 독수리가 힘차게 날아오르는 형상을 재현했죠. 극대화된 볼륨감을 위해 가모를 사용하고, 비상하는 듯한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와이어를 넣었습니다.

조인형 저에게 응원해준 많은 사람들의 기를 받은 것 같습니다. 저는 매 대회를 준비할 때 항상 멤버들과 콘셉트 회의를 하죠. 대회는 나의 색깔도 보여줘야 하지만 누가 봐도 완성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과 미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이야기 또한 다양하죠. 듣고 생각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작품의 거품이 빠지고 완성도가 갖춰집니다. 혼자가 아닌 저를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 저희 스타일하우스 멤버 모두가 저에게 큰 힘을 실어주었기 때문에 우승이란 선물이 오지 않았나 생각돼요.
오진호 2번째 도전 후 이번 3번째 도전까지 5년이 걸렸습니다. 제대로 준비해서 나갈 수 있을 때, 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을 때 도전하겠다고 신중을 기하다 보니 오랜 시간이 걸렸고 5년만의 재도전이라는 의미에서 욕심을 많이 부렸죠.(웃음) 모델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시안을 변경해야 하나, 의상을 제작하기 힘들어서 차선책을 택해야 하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내 작품에 티끌만큼의 아쉬움도 남기지 말자라는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심사위원께서 제 그러데이션을 보고 웰라 컬러표의 컬러(블루)가 전부 들어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실제로 그렇습니다. 쪼갤 수 있는 부분까지 쪼개서 섬세하게 그러데이션 조합을 만들었어요. 주제가 ‘컬러 베리에이션’이었으니까요. 제 시안에 대한 자신이 있었고, 시안을 현실화시키는 부분에서 상황이 어려울 때도 많았지만 타협하지 않고 “원안 그대로”를 외치며 뚝심으로 밀어붙였습니다. 누구보다 많은 연습을 했을 것이라 자신하고요. 그런 연습으로 나온 결과물을 완벽한 모델이 완벽한 의상을 입고 표현해주기를 바랐어요. 헤어 대회니까 헤어만 잘 구현하면 되지 않냐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마음에 드는 의상이 없어 결국 천을 사서 제가 직접 염색을 했죠. 하하.

조인형 정말 기쁩니다. 저는 프랜차이즈 미용실을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미용계에서 인지도가 있는 스타 미용사도 아닌 그저 작은 미용실을 열심히 운영하는 소위 소규모 자영업자예요. ‘이런 큰 대회는 뒤에서 지원을 받지 않으면 상을 받을 수 없다’라는 생각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내 실력을 쌓는 거야!’ ‘나는 발전할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매해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에 참가했고, 수많은 시간을 연습하고 노력했죠.
등수가 저의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수고에 대한 선물인 거 같아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제 실력보다 운도 따랐고, 주위 분들의 응원이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네요. 우승을 하면 감사한 분들에게 꼭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한 분들이 참 많지만 누구보다 응원 많이 해주고 도움을 준 제 아내 권예지 점장 고맙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작품을 준비하면서 색의 배합 부분을 연구하면서 순수미술 하시는 분들께도 많은 조언을 구했었는데 저한테 많은 조언을 해주신 화가 조귀옥 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에게 미용의 길을 걷게 해주신 부모님, 항상 마음속에 목표가 되어주시는 스승님께도 고맙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만들어낸 우승 트로피네요.
조인형 대부분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지만 틀에 박힌 작품이 아닌 온전한 나만의 색이 묻어나는 작품을 구상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세상의 99%는 이미 완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남은 1%의 변화를 어떻게 하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죠. 몇 달 동안은 정말 하루에 3시간 정도밖에 못 잔 것 같네요.
오진호 사실 시안을 위한 컬러 연습은 너무나 즐겁게 했어요. 하루에 1시간을 자고 일하러 나가도 평소에는 시도해볼 수 없었던 수많은 컬러의 배합에 늘 가슴이 뛰었죠. 염색약만 200개, 가발만 30개 정도 구매한 것 같네요.(웃음) 스스로도 만족할 만한 시안을 만들고 나니 그다음이 문제더라고요. 시안을 완벽하게 구현해줄 모델을 구하는 것, 그리고 의상 제작이 힘들었습니다. 제 디자인이 비대칭 커트이다 보니 현역 모델들이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디자인 변경은 절대 안 된다는 일념으로 이미지에 맞는 모델을 찾느라 모델학과, 아카데미에 구구절절 메일 보내고, 하루 있는 휴일에는 에이전시, 아카데미 등 직접 찾아가고 발로 뛰느라 정말 바빴습니다. 모델을 찾고 이제 한시름 놨다 싶었더니, 이번엔 의상이 문제더군요. 제가 의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꽃’이었습니다. ‘꽃 위에 앉은 나비’ 이미지를 담기 위해 제작을 의뢰했더니 단일 색깔이 아니라 여러 가지 컬러를 그러데이션해야 하는데,일단 그런 원단을 찾을 수 없다는답변을 받았죠. 실제로 국내는 물론 직구하려고 해외 원단까지 알아봤는데 단일 염색된 원단밖에 없더군요. 직접 염색을 하는 수밖에 없다 해서 염색 장인 분까지 찾아다녔네요. 하하.
이렇게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하다가 차라리 직접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동대문 원단시장에 가서 본견을 사다가 염료로 직접 염색을 했고, 염료를 끓여 원단을 벽에 붙여놓고 붓으로 30번 넘게 발라가면서 결국은 원하는 그러데이션을 만들어 냈죠. 제가 앞서 모든 면에 완벽을 추구하다 보니 아내를 힘들게 했다고 우승 소감에도 언급했는데 바로 이런 부분이겠네요. 시안 작업은 물론 모델, 의상, 메이크업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고 완벽을 추구했습니다. 주 1일 휴무인 미용사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해야 할 많은 일을 제쳐두고 오로지 대회에만 집중했던 4개월이었습니다.

조인형 20년 전 한낱 멋져 보여서 시작한 미용이지만, 이제는 한국 대표로 세계 무대에서 실력을 뽐낸다고 하니 많이 설레고 흥분됩니다. 이번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오진호 부원장과 같이 대한민국의 미용 기술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오겠습니다. 미용계의 올림픽에서 꼭 좋은 모습으로 제 자신의 성장은 물론, 많은 것을 배우고 제 눈에 담아 돌아와 꼭 후배들에게 보여주겠습니다.
조인형 어떤 것이든 안주하는 순간 도태된다는 생각입니다. 늘 끊임없이 생각하고 도전할 것입니다. 미라클 팀의 사명인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의 정신으로, 미용을 공부하는 모임인 뷰드림의 ‘같이의 가치를’ 중심으로, 스타일하우스의 ‘즐겁게 일하고 부럽게 성공하자’의 의지로 매순간 지치지 않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즐겁고 행복하게 지금 남은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을 가장 열정적으로 옆에 있는 멤버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