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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칼럼] 행복한 미용
  • 성재희
  • 승인 2019.07.0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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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네 미용실 베테랑 경영자들의 책이 나왔다. <작은 미용실로 연봉 1억을 벌다/전강하> <골목길 미용사 뚱원장입니다/윤길찬>. 자기개발서나 자영업 경영과 관련해 그동안은 타 업계 전문가들이 쓴 책이나 일본 번역서를 참고해야 했는데, 이제는 20~30년 현장에서 잡초 같은 생명력으로 꽃을 피운 우리 미용인들의 책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작은 미용실로 연봉 1억을 벌다
두 책은 공통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안 될 게 없다’ 식의 일반적인 논법을 늘어놓지 않는다. 자신의 장점을 찾고 개발하는 것에 최선을 다할 것, 하지만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맞추는 노력 또한 지속 가능한 동네 미용실 경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두 저자 모두 강조한다.
 
‘뚱원장’ 윤길찬 저자는 고객들의 모든 요구에 맞춰 일하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몸무게가 늘고 팔과 어깨에 이상을 느꼈다. 이 상태로 계속할 수 없다는 생각에 소위 ‘어머니 롯드 펌’을 중단했다. 열 펌 위주로 시술하면서 젊은 고객을 확보하고 샴푸 드라이나 업스타일, 중고생 시술 등도 포기했다. 성인 남녀 커트와 펌, 컬러에 집중하며 시술 메뉴를 간소화하고 근무시간도 확 줄여 주 40시간, 주 4일만 문을 열었다. 이후 6개월간은 후회와 번복의 유혹에 시달렸으나 1년 만에 단골이 빠져나간 자리를 신규 고객들이 메우고 인근에서 부가세를 가장 많이 내는 매장으로 자리 잡았다. ‘자신이 잘 하는 것을 해야 일이 재미있고 표정이 밝아진다’는 소신을 뚝심 있게 실천한 결과다.
 
‘작은 미용실에서 연봉 1억’을 실현한 전강하 저자 역시 미용장 도전, 베이식 커트 기법 개발 등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며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개척, 현재는 일요일에 여행을 다니며 워라밸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었다. 오후 7시만 되면 거리에 사람이 없는 최악의 조건을 가진 서울 한성대 뒷골목 15평짜리 미용실에서 저자가 1억 연봉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단골보다 마니아 고객을 확보하며 90% 예약제를 한 덕이다. 저자는 ‘싸게 해주면 다음에 또 오겠다’고 하는 단골 고객은 더 싼 곳을 찾아 떠날 수 있지만, ‘내 머리를 아는 사람은 당신뿐이니 다른 곳에 가지 말라’며 자신을 맹신하는 마니아 고객이 생존의 열쇠라고 강조한다. 물론 마니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좋은 기술력과 인성, 마케팅의 3요소가 받쳐줘야 한다.
 
골목길 미용사 뚱원장입니다
 
두 저자는 인터넷 마케팅과 관련해서도 객단가나 매출을 올리고자할 때 적극 활용하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내놓는다. 저자 모두 온라인을 통해 소통과 마케팅을 경험한 이들로서, 두 책의 내용이 동년배 미용인은 물론 온라인 마케팅 환경에 직면한 후배 미용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윤길찬 원장은 회원 수 3만6천명에 이르는 미용인 카페 ‘헤어쟁이들의 좋은 만남’ 운영자로 페이스북을 통해 1일 1개 이상의 포스팅으로 미용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전강하 원장 역시 책 내용을 유튜브 영상으로도 볼 수 있게 QR코드를 게재하는 등 미용인 독자에게 온, 오프라인을 아우르며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소형 미용실도 운영하기에 따라 대형 매장에 뒤떨어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작은 미용실이라고 꿈까지 작을 필요는 없다’. 결국 이 두 권의 책은 미용계 생태계를 구성하는 99%의 동네 미용실 경영자들에게 작지만 강한 미용실 경영의 길을 제안한다.
 
저자 전강하는 동네 미용실이 살아남기 위한 조건을 다음과 같이 꼽았다. 최고의 기술력을 가질 것, 온라인 마케팅을 최대한 활용할 것, 타깃 고객을 정하고 주력할 것, 부지런할 것, 고객을 가족처럼 모실 것 등이다. 여기에 뚱원장 윤길찬 원장의 힘이 될 한 마디를 덧붙여본다. ‘어떤 미용인도 자신의 영역에서만큼은 최고다. 부족하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나의 공간에서만 가능한 일을 믿자. 당신은 그 누가 와도 하지 못할 시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에디터 성재희(beauty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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