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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인디 뷰티’ ‘나만의 화장품’ 대세, 첨단기술융합 ·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등장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20.01.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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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2018년 6월 ‘인디 뷰티’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이 무명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판매하기 위한 별도의 쇼핑 섹션을 마련한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과 함께 ‘새로운 것’ ‘ 나만의 것’이 핵심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인디 뷰티’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아마존 '인디 뷰티 브랜드' 판매 섹션 메인페이지
아마존 '인디 뷰티 브랜드' 판매 섹션 메인페이지

패러다임의 전환, ‘나만의 화장품’이 온다 

‘인디 뷰티(Indie Beauty) 브랜드’는 독립적으로 설립돼 직접 소비자에게 다가가려는 ‘새롭고 생소한’ 브랜드로 정의된다. 대체로 설립자가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만큼 브랜드의 철학과 지향점이 뚜렷하다. 또 독립적으로 운영돼 열정적이면서도 시장 논리나 이런저런 조건에 타협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높은 진정성을 인정받기도 한다. 설립자 스스로가 소비자로서 새로운 니즈를 발견해 제품을 개발한 경우가 많아 독특하면서도 다른 소비자의 공감을 일으킨다는 특징도 있다. 

소비자와의 교감과 소통에 적극적이며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한다는 점 또한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도 대기업 및 브랜드숍 중심의 과점 구도가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거대 조직이나 방대한 유통망이 없어도 소비자의 니즈를 파고든 똑똑한 제품이 입소문을 타고 온라인을 통해 대대적으로 팔려나가며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브랜드는 남다른 기획력과 아이디어, 발 빠른 제품 출시 역량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급속히 외형을 키우고 ‘K-뷰티’의 대표 주자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화장품기업인 에스티로더가 인수를 결정하며 화제를 모은 닥터자르트와 그에 앞서 각각 유니레버와 로레알이 인수한 AHC와 3CE가 모두 이같은 사례에 해당한다. 

실제로 에스티로더 측은 지난해 닥터자르트 인수 발표 당시 “피부과학과 예술의 독특한 조합을 통해 미국과 아시아의 밀레니얼 세대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는 닥터자르트의 빠른 혁신 속도와 신속한 시장 출시 역량, 파격적인 제형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화장품 구매선택에 있어 편의성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지향은 온라인 유통의 발달과 함께 이와 같은 인디 브랜드의 등장과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는 곧 화장품 시장의 파편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정 집단을 겨냥한 SNS 기반의 인플루언서 화장품이 속속 출시되는가 하면 기존 화장품 브랜드들도 타깃을 보다 세밀하게 분류해 조준하는 추세다. 

오는 3월 14일부터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맞춤형 화장품’ 제도는 화장품시장 파편화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맞춤형 화장품’은 말 그대로 개개인의 피부 타입이나 고민, 취향에 맞춰 제조한 화장품을 말한다. 

맞춤형 화장품 판매장에는 국가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 조제관리사가 배치돼 고객을 상담하고 피부를 진단하게 된다. 또 이를 바탕으로 기존 화장품의 내용물을 소분하거나 다른 내용물과 혼합하고 나아가 새로운 원료를 더해 고객에게 꼭 맞춘 화장품을 제공한다. 제도가 안착하기까지 적잖은 시간과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성패 여부와 상관없이 시장에는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화장품 기획과 생산의 중심축이 기업에서 소비자로 이동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블특정 다수가 대체로 좋아할 듯한 제품을 예측하고 미리 대량으로 만들어 판매해 왔다면 앞으론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취향과 선호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 사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에 마련된 '아이오페 주름연구소'에서 연구원이 고객 피부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에 마련된 '아이오페 주름연구소'에서 연구원이 고객 피부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첨단기술과의 융합으로 진화하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가전 전시회다. 그런데 지난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올해 CES에서는 화장품 기업들이 잇따라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국내 대표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피시픽은 올해 CES를 통해 자체 기술로 개발한 ‘3D 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을 선보였다. 

‘3D 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은 사람마다 다른 얼굴 크기, 피부 특성을 반영해 나만의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을 만드 는 기술이다. 마스크 도안을 실시간으로 디자인해 5분 안에 얼굴형에 꼭 맞는 마스크팩을 받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나아가 이번 행사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패치 형태의 LED로 이뤄진 뷰티 디바이스인 ‘LED 플렉서블 패치(가칭)’를 함께 공개했다. 휘어지는 재질을 사용한 이 기기는 그만큼 LED 광원을 피부와 최대한 밀착시켜 깊숙한 곳까지 보낼 수 있어 탄력, 톤업, 진정 등의 효과가 뛰어나다.

'CES 2020'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선보인 '3D프린팅 맞춤 마스크팩' 서비스의 얼굴 계측 장면 (사진 : 아모레퍼시픽)
'CES 2020'에서 아모레퍼시픽이 선보인 '3D프린팅 맞춤 마스크팩' 서비스의 얼굴 계측 장면 (사진 : 아모레퍼시픽)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또한 인공지능 기반의 가정용 개인 맞춤형 화장품 디바이스인 ‘페르소(Perso)’를 선보였다. 로레알 테크놀로지 인큐베이터가 개발한 ‘페르소’는 높이 약 16.5cm, 무게 약 450g의 기기로 4단계 과정을 통해 맞춤형 화장품 포뮬러를 즉석에서 만들어 내며 사용할수록 더 높은 수준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느새 화장품산업은 IT, BT, NT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피할 수 없는 시대를 맞았다. 3월부터 시행되는 맞춤형 화장품 제도는 광범위한 피부 데이터 수집과 분석, 유전자 분석 등의 기술이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전자제어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최적의 화장품을 추천하는 서비스가 맞춤형 화장품 판매장에서 실용화될 가능성이 크다. 

CES 사례에서 볼 수 있듯 IT는 이미 화장품산업에 있어 필수이자 핵심 기술로 속속 접목되고 있다. 홈케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쑥쑥 성장하고 증강현실 기술을 응용해 메이크업을 돕는 스마트폰 어플의 대중화가 대표적 사례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화장품과 에스테틱 시장의 중간에 포지셔닝하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뷰티 디바이스를 포함한 전 세계 미용가전 시장은 2018년 기준 30조원 규모로 화장품 시장의 5%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성장세는 훨씬 가파르다.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폰 메이크업 어플 또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스캔하기만 하면 립스틱, 아이라이너와 같은 메이크업 제품을 실제로 바른 듯 체험할 수 있고 매장이나 다른 사이트에 방문할 필요 없이 곧바로 쇼핑도 가능해 편의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다른 이용자의 의견까지 실시간 공유할 수 있으므로 소통에 기반한 최근 소비 트렌드에 잘 부합한다. 

에스티로더가 지난해 10월 맥(M.A.C)코리아를 통해 공개한 ‘유튜브 AR 트라이온’ 기술은 별도의 어플이나 웹사이트에 연동할 필요 없이 유튜브 콘텐츠를 재생하는 것만으로도 같은 편의를 누릴 수 있다. 이 기술이 적용된 콘텐츠를 유튜브 어플을 통해 재생하면 ‘테스트’ 버튼이 활성화되고 버튼을 누르면 모바일 기기의 전면 카메라가 구동되면서 증강현실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얼굴에 립스틱 컬러를 바꿔가며 테스트할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클릭해 쇼핑 홈페이지로 이동해 구매도 가능하다. 

BT와 화장품의 접목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최근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이 대표적 사례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이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친 단어로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유익한 생태계를 뜻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DNA나 지문처럼 사람마다 제각각이며 생애를 마칠 때까지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로레알코리아가 서울 코엑스에 선보인 ‘랑콤 제니피끄 마이크로바이옴’ 팝업 부스 (사진 : 로레알코리아)
지난해 8월 로레알코리아가 서울 코엑스에 선보인 ‘랑콤 제니피끄 마이크로바이옴’ 팝업 부스 (사진 : 로레알코리아)

피부 건강 또한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른바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로레알은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스킨케어 심포지엄’을 열어 나이가 들수록 마이크로바이옴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자외선이나 미세먼지, 호르몬, 식단 등 각종 생활습관과 환경적 요인들이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며 환경 오염이 심한 곳에서 마이크로바이옴 변형이 가속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또 이에 기반한 신제품으로 ‘랑콤 뉴 어드밴스드 제니피끄’를 출시하고 마이크로바이옴 과학을 소개하는 팝업 행사를 코엑스 등에서 펼쳤다. 

국내 OEM·ODM 화장품 기업 코스맥스 또한 지난해 4월 세계 최초의 항노화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을 개발했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코스맥스가 개발한 신개념 안티에이징 화장품은 젊은 여성의 건강한 피부에 ‘Strain CX’ 계열의 상재균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착안한 제품으로 실제 피부에 공생하는 미생물을 활용했다.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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