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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 아닌 예스키즈존! 남양주 오남리 미용실 김언니싸롱
  • 이미나
  • 승인 2020.02.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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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뜰리엔 뚱 원장 (윤길찬)이 운영하는 ‘헤어쟁이들의 좋은 만남’ 카페의 40여 곳 ‘쟁이NO.1’ 살롱 중 남양주 오남리 초통령인 김언니 싸롱 김정은 원장을 만났다.
 
김언니싸롱 김정은 원장
김언니싸롱
(뚱 원장) 이름이 강렬하네요. 김언니 싸롱, 이렇게 지은 이유가 있나요? 
(김정은 원장) 아기 낳고 직장생활을 병행할 때 언니나 신랑 등 주변에 도움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저처럼 육아에 뛰어든 엄마도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고 싶었어요. 엄마들이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수다방 같은 느낌의 이름을 짓고 싶어 ‘살롱’보다 친근해 보이는 ‘싸롱’으로 정했죠.
 
미용실 곳곳에 김언니 닮은 그림이 있는데 로고예요? 직접 만들었나요?
직접 만든 건 아니고요. 저희 매장의 시그너처예요. 소형 매장에 이런 시그너처를 만드는 건 매우 중요한 부분이에요. 브랜드 매장은 상호 자체가 시그너처잖아요. 처음부터 시그너처를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나요? 그렇게 생각하고 시작하진 않았지만 저만의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워킹맘이라 머리에 신경 쓸 시간이 없어서 늘 똥머리를 했어요. 제가 머리를 이렇게 하고 있으니 ‘아, 이 그림이 김언니네!’ 하고 알아봐주시더라고요. 로고를 매장 곳곳에 배치하는 게 중요하네요. 중요해졌더라고요. 로고를 만드는 게 필요해요. 원장님들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간판 상호를 그대로 써도 되고요. 그게 바로 로고죠.
 
김언니싸롱
김언니싸롱
가게 오픈할 때 자본금이 100만원도 없었다고 들었어요. 운영한 지 얼마나 됐죠? 
4년 반 됐고, 5년 차네요. 보증금과 인테리어까지 1억 8천만원 빚으로 시작했어요.
 
동네 소개 좀 해주세요. 
남양주는 꽤 큰데 오남읍은 굉장히 작아요. 신혼부부와 어린이가 많아요.
 
여기는 도심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섬처럼 고립된 느낌이에요. 동서남북 사방으로 산을 넘어야 다른 동네로 갈 수 있는데 주변에 주거지가 밀집되어 있죠. 소문이 빨라서 잘되려면 금방 자리 잡을 수 있지만 반대로 어려움을 겪을 것도 같아요같아요. 어떤가요?
소문이 엄청 빨라요. 저는 신경을 안 쓰는 편이지만 오남맘, 진접맘 등 맘카페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요즘은 맘카페가 권력 집단이 된 것 같아요. 이 지역은 어때요? 
심해요. 한 군데가 아니라 옆 동네 맘카페까지 엄청나죠. 미용은 서비스 업종이라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고객이 개인적인 의견을 맘카페에 올려서 고생하는 디자이너들도 있어요. 이런 경우도 있었나요? 자기 입장에서 유리한 것만 쓰고 댓글로 선동하는 사람들이 있죠. 하지만 저는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아서 ‘나도 맘카페 회원이거든!’ 이런 마음으로 대응을 안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 결국 손님들이 제 마음을 알아주니까요. 그래서 맘카페 회원인 친한 언니(고객)가 커버해준 적도 있어요.
 
김언니싸롱
로드숍이지만 대로변에서 조금 들어와 있고 밖에서는 매장이 잘 안 보여요. 이곳에 오픈한 이유가 있나요?
호프집과 포장마차를 한 뒤 2년간 비어 있던 공간이라 권리금 없이 들어올 수 있어서 여기에 오픈을 결정했어요. 인맥이나 지인 소개가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위치는 신경을 안 썼어요.
 
동네 특징을 잘 파악하신 것 같아요. 주로 어떤 고객이 많이 오나요? 아이들과 엄마들이요. 요즘은 노키즈 존도 많이 생기고 아이들을 반겨주는 곳이 많지 않아요. 아이랑 가면 눈치 보이고 아이들이 울면 미안해하죠. 하지만 저희 미용실에서 아이가 울면 ‘아이니까 울지’ 하고 괜찮다고 말씀드려요. 한 아이가 울기 시작해 여기저기서 따라 울면 ‘그래, 너희도 다 같이 울어라’고 얘기하니까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손님들이 편하게 느끼시더라고요. 맞아요. 울지 않으면 아이가 아니죠.
 
김언니싸롱
직원들 식사를 직접 마련하는 김정은 원장. 종종 고객도 같이 먹는다. 
매장은 몇 평인가요?
60평인데 안쪽에 아이들이 숙제하고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15평 정도 있어요. 2/3를 미용실로 쓰고 15평은 다른 공간으로 쓰는 거네요.
 
15평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죠? 오픈할 때 같이 일했던 선생님 아이와 제 아이가 유치원 마치고 와서 저녁을 먹고 엄마들이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릴 수 있게 만든 공간이에요. 손님의 아이들까지 쉴 수 있나요? 네. 엄마가 머리를 하는 동안 TV를 보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면 1~2시간은 충분히 벌 수 있어요.
 
김언니싸롱
아이들 손님이 많겠네요?
그런 편이에요. 고객 평균 연령은 어떤가요? 30~40대 고객이 많이 와요. 초등학생한테도 인기가 많고 60대 고객도 5% 정도 돼요. 어떤 시술을 가장 많이 하나요? 펌과 커트 비율이 6 대 4 정도고, 펌과 컬러의 비율이 비슷해요. 펌은 열펌이 80%예요. 평균 열펌 요금은 얼마인가요? 단발 기준으로 10만원이에요.
 
김언니싸롱
아이들 머리하러 오면 요금을 제대로 못 받아서 꺼려하는 분들도 있는데 아이들도 요금을 똑같이 받나요?
네. 똑같이 받아요. 아이들에게 말 한마디 더하고 머리도 더 예쁘게 해줘요. 이렇게 소통하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들도 좋아해요. 저는 제가 휴대폰이 되어 놀아주는 편이에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얘기를 시작하면 자기 이야기를 하느라 클리퍼 소리를 못 듣거든요. 또 샴푸대가 어른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아기들은 제가 안고 샴푸를 해요. 육아할 때 배운 것처럼 하면 엄마들이 깜짝 놀라요.
 
저는 가위로 커트하고 아이들에게 기계 소리를 안 들려줘요. 가급적이면 거울에 제 얼굴도 안 비치게 하죠. 사실 현장에서 우는 아이들보다 부모님 때문에 화나는 경우가 많아요. 뒤에서 팔짱 낀 채 감시하거나 몸부림치는 아이를 4명이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죠. 이런 부모님은 어떻게 하나요? 다행히 지금은 그런 손님이 많이 없어요. 미용실에 처음 오는 아이들은 다 울어요. 우는 건 괜찮아요. 그런데 아이가 우는 걸 싫어해서 중간에 나가버리는 부모님들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미리 ‘아기가 울어도 끝까지 버티면 예쁘게 잘라드려요’라고 말씀드리죠. 사실 저한테는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의 감정이 중요했어요. 아이 손님을 받고 싶은 건 제 욕심이고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선생님 입장에서 아이를 케어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거든요.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아이니까 울지, 안 울면 아이가 아니지 않냐’고 하면서 고맙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처음에는 울던 아이지만 2년 후에는 아이에게 큰 발전이 있어요. 아이들이 배꼽인사하고 나가는 걸 보면 힘들었던 게 다 잊혀져요.
 
아이들이 오히려 충성심 높은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맞아요. 이사하고 다른 미용실 안 가겠다고 해서 수원에서 오는 분들도 있어요. 아이 마음을 잡으면 엄마 마음도 잡을 수 있어요.
 
김언니싸롱
직원들의 감정이란 표현, 평소에 생각하던 것이지만 이렇게 말로 표현하는 건 처음 듣네요. 좀 더 자세히 얘기해주세요.
감정 노동자이다 보니 손님의 말 한마디에도 큰 영향을 받아요. 손님들이 나쁜 의도로 얘기하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왜 말을 저렇게 하지?’하고 상처받을 때가 있어요. 이런 상황이 생기면 ‘나쁜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원래 그런 말투를 가진 거니까 상처받지 말자. 우리는 이미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그런 거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다독이는 편이에요.
 
※ 더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그라피 2020년 2월호(http://www.e-graph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47) 에서 확인하세요~ 
 
 
에디터 이미나 포토그래퍼 사재성 제작지원 와칸프로페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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