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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면 민폐” 화장품업계 행사도 줄줄이 불발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20.02.0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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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화장품업계의 행사가 잇따라 취소 혹은 연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최로 열린 '2019년 화장품 정책 설명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화장품업계의 행사가 잇따라 취소 혹은 연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최로 열린 '2019년 화장품 정책 설명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주요 전파 경로가 감염자의 비말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마스크 착용은 물론 아예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고 있다. 어느새 거리엔 인적이 드물고 불요불급한 일이 아닌 이상 모임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전염병 감염 우려와 함께 모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 되면서 화장품업계의 행사도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화장품협회는 오는 18일로 예정된 ‘제71회 정기총회’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정기총회는 화장품협회의 모든 회원사가 모이는 연중 가장 큰 규모의 행사다. 1년에 한 번뿐인 의미가 큰 행사지만 국민건강을 위한 정부 시책에 동참하고 전염병 확산 방지와 회원사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연기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화장품협회는 18일 이사회를 열어 정기총회에서 다루기로 계획했던 사안들을 의결하고 이후 회원사에 서면결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긴급을 요하는 사안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서면으로 의결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정관에 근거한 절차다. 화장품협회 관계자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이번 총회를 행정적 절차로 진행하게 됐으나 4월 이후 서면 결의한 내용을 회원사에 설명하고 함께 식사라도 하는 자리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유니베라, 애터미 등 방문판매 및 다단계판매 업체들로 이뤄진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또한 오는 19일 개최 예정이던 ‘제28차 정기총회’를 취소하기로 했다. 역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 및 회원사 안전 확보가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직판협회는 지난 5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사업보고와 올해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안, 2개사 신규 입회, 3개사 이사사 승격안 등의 주요사안을 의결했고 정기총회 상정안건은 회원사에 서면결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직판협회 관계자는 “2월 내 서면결의를 통해 회원사 의사를 수렴함으로써 협회 운영과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라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 전체 회원사가 모이는 임시총회를 열어 그간의 경과를 보고하고 회원사 간 인적 교류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행사도 불발이 잇따르고 있다. 로레알코리아의 남성 스킨케어 브랜드 비오템 옴므는 당초 오늘(7일) 시코르 강남역점에서 전속모델인 배우 류준열의 팬사인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역시 전염 우려로 취소했다.
 
LF도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의 홍보 행사 계획을 접었다. 오는 8일 경기도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브랜드 모델인 배우 정려원 팬사인회를 열어 신제품인 ‘비건 선 라인’을 소개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진행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브랜드 관계자는 “행사를 진행할 방법을 다각도로 강구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날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많은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판단에 불가피하게 취소를 결정”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화장품 관련 박람회·전시회도 비상이다. 특히 이번 전염병의 근원지이자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큰 규모의 박람회가 집중된 중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PCHi 2020’는 지난 1월 말 일찌감치 행사 연기가 결정됐다. PCHi는 화장품·뷰티 원료 전문 전시회로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하며 지난해에는 80개국에서 온 2만5천여 명의 참관객이 방문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베이징에서 개최 예정이던 ‘2020 중국 베이징 국제 미용 박람회’ 역시 연기가 확정됐다.
 
이대로라면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유서 깊은 박람회들도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오는 3월 10일 개막 예정인 ‘2020 제54회 광저우 국제 미용 박람회 춘계’(CIBE)나 오는 5월 19일부터 열리는 ‘2020 중국 상하이 미용 박람회’(CBE)는 국내 기업들도 다수 참가 예정이라 개최 여부에 각별한 관심이 쏠린다.
 
모 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상황이 획기적으로 반전되지 않는 한 상반기 내 중국에서 대규모 박람회를 진행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행사를 강행한다 해도 참가 기업이나 방문객이 격감할 가능성이 크고 우리 회사 직원들의 안전 문제도 있는 만큼 참가 여부를 숙고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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