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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 1회 응시자들 '멘붕'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20.02.2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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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제1회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이 진행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응시생들은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확인을 거친 후에야 고사장 입장이 허용됐다.
지난 22일 '제1회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이 진행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응시생들은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확인을 거친 후에야 고사장 입장이 허용됐다.

'제1회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이 지난 22일 전국 28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이번 시험은 '1회'라는 점을 감안해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험 운영본부(식품의약품안전처·한국생산성본부)는 화장품·미용업계 안팎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시험 장소를 서울과 대전, 단 2곳으로 제한한다고 밝혀 처음부터 논란을 만들었다. 시험 지역 확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올 정도로 지방 거주 수험생들의 불만이 컸고 실제로 원서접수 첫날부터 응시자가 대거 몰려들자 운영본부는 고사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때까지 만해도 고사장 설치 지역을 서울과 대전에 한정했던 운영본부는 응시 열기가 계속해서 이어지자 입장을 바꿔 결국 전국 11개 권역에 30개의 고사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시험 이틀 전 대구 지역 시험을 전격 취소됐다. 

시험 당일의 분위기도 다소 어수선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수험자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고 발열 여부를 확인한 후에야 입장이 가능해 고사장 곳곳에서 긴 줄이 만들어졌다. 시험이 종료된 후에는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현직 화장품 연구원도 '당황'

시험 난이도에 대한 반응은 '어려웠다'가 주류를 이뤘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쏟아졌다. 서울 강남구 수도전기공고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만난 한 수험자는 "피부관리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관련 분야의 문제조차 쉽게 답을 고르지 못했다. 지나치게 지엽적이고 지문도 긴 편이라 시간이 모자랐고 미용 분야의 다른 필기시험과 비교해 월등히 어려웠다"라며 "공부를 충분히 하지 않은 내 탓이 크지만 이 정도면 관련 전공자나 교재를 달달 외우는 수준이 아니고선 합격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까다로웠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화장품 회사에 근무한다는 한 응시자는 관련 카페에 "화장품 제조사 연구소에서도 상위클래스에 있는 연구원 정도나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나왔다. GMP도 알아야 하고 화장품법도 통달해야 하고 피부상담이 가능한 전문성까지 갖춰야 하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며 "실무보다는 이론에 치우쳐 자격증을 위한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글을 올렸다.

역시 화장품업계에 종사한다는 또 다른 이용자는 "개인적으로 강의까지 하고 있는데도 문제를 보고 '멘붕'이 왔다"고 댓글을 달았다. 의정부 지역에서 시험을 치렀다는 한 이용자는 "화장품 회사 현직에 있는데 문제가 법령의 말장난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화장품 연구, QC, BM직의 지인들도 혀를 차더라"고 밝혔다. 

"이런 깜깜이 시험은 처음"

시험 관련 정보나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던 점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이번 시험 요강이 첫 공개된 정책설명회 자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수험교재가 제대로 없는 상황이지만 응시생 모두 같은 여건인 만큼 이해해주길 바란다"면서 "2020년 2월 중 발간 예정인 ‘맞춤형화장품 판매 가이드라인’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식약처가 사전 공개한 예시문항은 19개에 불과했고 수험생들은 시중의 검증되지 않은 민간교재에 의존해야 했다.

문제지를 일괄 수거해갔으면서도 따로 문제와 답안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 또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자신의 점수를 미리 가늠해볼 수도, 복기도 어려운 데다 이의 신청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식약처 공고에 따르면 이번 시험의 이의 신청 기간은 시험 당일(22일) 19시부터 내일(25일) 18시까지로 만 3일에 불과하다. 문항 내용도 가물가물하고 공식 인정되는 정답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응시생들 입장에선 있으나 마나 한 이의 신청 기간이다.

혹 이의 신청을 한다 해도 그 결과는 알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가 "이의 신청에 대해 개별회신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이상 유무를 확인해 시험 결과에 반영하겠다"고 입장을 정했기 때문이다. 응시생들 사이에선 "합격 발표일까지 잠자코 기다려 그 결과를 잔말 말고 받아들이라는 얘기"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문항별 배점을 공개하지 않은 점 또한 불만을 사고 있다. 자신이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그 문제가 몇 점짜리였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 결과를 납득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답률이 높은 문항의 배점을 사후에 높이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합격률을 조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마저 돈다.

서울 송파구 지역에서 시험을 치른 한 응시생은 "응시료를 다른 국가 자격시험에 비해 현격히 많은 10만원이나 받으면서도 이처럼 비공개로 일관하는 시험은 처음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지역 시험을 취소한 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했으나 두고두고 논란이 될 전망이다. 추후 이 지역만 별도의 시험을 치를 경우, 재출제가 불가피한데 난이도를 공평하게 조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22일 시험보다 쉽든, 어렵든 불공정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위험으로부터 응시생들을 확실히 보호하고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기 위해 차라리 시험을 일괄 연기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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