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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술 비켜!" 끊이지 않는 화장품 업계 후원 · 기부 행렬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20.03.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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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오픈마켓 판매되고 있는 마사지팩 제품. 가격을 12만4천원으로 책정해놓고 사은품으로 'KF94 마스크' 5매를 증정한다고 돼있다.
모 오픈마켓 판매되고 있는 마사지팩 제품. 가격을 12만4천원으로 책정해놓고 사은품으로 'KF94 마스크' 5매를 증정한다고 돼있다.

모 오픈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S브랜드의 마사지팩. 일반적인 튜브 용기에 담긴 이 제품의 가격은 12만4천 원이다. 비슷한 기능의 다른 제품에 비해 월등히 비싼 편이다. 어떤 차별화 요소가 있는진 알 길이 없으나 특이한 부분은 사은품으로 요즘 금값인 'KF94 황사 마스크'를 5매 증정한다는 점이다. 사실상 화장품을 판다기보다 마스크를 파는 셈이다.

위기 이용한 얄팍한 상술에 철퇴 내린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필수품인 마스크를 확보하기 위해 민관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마스크를 미끼 삼은 부적절한 판촉 마케팅을 제재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지난달 28일부터 일부 화장품·생필품 업체들을 상대로 마스크 수급 불안정을 이용한 과도한 판촉 활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오픈마켓과 유통업체 등을 대상으로 현장조사 및 점검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국세청 또한 지난달 25일부터 전국 마스크 제조․유통업체에 275곳에 조사요원 550명을 파견해 일제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일부 온라인 판매상과 2·3차 소규모 유통업체에서 유통질서 문란 행위가 있었음이 확인됐다.

모 마스크 제조사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가격이 크게 오르자 기존 거래처에 공급을 끊고 대표의 아들이 운영하는 유통업체에 생산한 마스크 대부분을 몰아줬다. 아들은 기존 공급가의 반값도 되지 않는 300원에 넘겨받은 마스크를 12배 이상 높은 가격에 350만 장이나 판매하고 그 대금을 차명계좌를 통해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의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모 유명 인플루언서는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자 세금계산서 없이 무자료로 마스크를 사재기했다. 이후 자신의 쇼핑몰에 '마스크 긴급물량 확보, 개당 2천 원씩 한정판매'와 같은 글을 올리며 소비자의 이목을 끈 후 정작 판매는 하지 않고 '품절' 공지를 띄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원하는 이들에겐 비밀댓글로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를 알려주면서 현금 거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감췄다.

국세청은 이같이 매점·매석, 무자료 거래, 폭리 등의 문제가 드러난 52개 업체에 대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온라인 판매상 등 129곳에 추가인력 258명을 투입해 문제가 살피기로 했다. 여기서 탈루혐의가 발견되면 즉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다른 위법행위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등 관련 부처에 통보할 예정이다.

위기서 빛나는 화장품 업계 사회공헌

국가적 위기를 이용해 자기 잇속만 챙긴 일부 업체의 일탈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업계 안팎에선 기부와 후원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주(관련 기사 : "힘 모아 코로나19 극복" 화장품 업계도 나섰다)에 이어 이번 주에도 앞다퉈 온정의 손길을 베푸는데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화장품 기업들은 손 소독제 기부 등 사회공헌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화장품 기업들은 손 소독제 기부 등 사회공헌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민감성 피부 브랜드 '아토팜' 등을 전개하는 네오팜은 지난 3일 대구·경북 지역 취약계층 아동의 건강 증진,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총 2억원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생활용품 유통회사인 지쿱의 모기업인 제너럴바이오는 본사가 위치한 전북지역의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손소독제 1만개를 긴급 제조해 전북사회복지협의회 등에 기부했다.

한국화장품의 브랜드숍 자회사인 더샘 또한 휴대용 손 소독제인 '퍼퓸드 핸드 클린 겔 오리엔탈 만다린' 1만 개를 기부했다. 전달된 손 소독제는 대한적십자사 대구광역시지사를 통해 대구 지역 아동과 노인을 비롯한 취약계층과 의료진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미국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의 한국 공식 수입사인 엠아이인터내셔널도 휴대용 손 소독제인 '라벤더 핸드 새니타이저' 5천 개를 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에 전달했다.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웰라쥬를 운영하는 휴젤 역시 손 소독제 공급에 나섰다. 지난 2일 한국미혼모네트워크와 함께 대구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구미혼모협회 아임맘에 자사 손 소독제인 '웰라쥬 클린타이저겔' 3천 개를 긴급 기부했다.

CJ올리브영은 건강·위생 관련 물품 4천여 개를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했다.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전담병원 의료진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20일에도 미혼한부모 가정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홀트아동복지회에 마스크, 항균 물티슈 등 건강CJ올리브영은 위생용품 1만개를 전달한 바 있다.

패션 미세먼지 마스크 브랜드 '에티카'를 전개하는 필트는 서울대병원에 KF94 마스크 5만 장을 후원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3차 병원의 마스크 부족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긴급하게 이번 후원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별개로 필트는 서울시에 마스크 20만 장을 기부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1차분 4만 장을 이미 전달했고 나머지 16만 장도 이달 내 공급할 방침이다.

소독제와 마스크를 원가 혹은 무료로 판매해 소비자의 칭송을 얻은 기업들도 있다. 화장품 브랜드 '파파레서피'로 잘 알려진 코스토리는 살균, 세정 및 탈취에 효과적인 '퓨어 미네랄 안티바이러스 스프레이'를 배송비만 받고 판매하고 있다.

브이티코스메틱은 마스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 시기에 '제로베이 KF94 마스크'를 990원에 판매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브이티코스메틱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마스크 물량을 확보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했다"며 "마스크를 마케팅에 활용한 것으로 오인 받아 공정위 현장조사까지 받았지만 폭리를 취하거나 끼워팔기를 한 사례가 아니라 금방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다.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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