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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의 기준은 바로 나"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 밤비걸
  • 최은혜
  • 승인 2020.03.1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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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 밤비걸
“더 이상 필요 이상으로, 자기 만족 이상으로 꾸미는 것이 즐겁지가 않다.”
그녀는 쇼호스트를 꿈꾸던 대학생 시절 밤비걸(본명 심정현)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 뷰티 콘텐츠를 올리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뷰티 크리에이터 5년 차가 된 2017년 구독자 수 50만 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외적인 아름다움을 다루는 콘텐츠에 대한 피로감과 한계를 느끼고 2018년 뷰티 콘텐츠 중단을 선언해 화제가 됐다. 이후 경영대학원에 진학하고 1년 반 동안 심리상담센터를 오가며 휴식기를 가진 후 작년 10월 말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 을 담은 <유튜브를 잠시 그만두었습니다>라는 에세이를 출간했다. 이제 그녀는 생얼로 일상의 단상을 나누고, 마약이불 사용 후기와 라식 경험 등을 나누는 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가 됐다. 이전보다 성숙해진 뷰티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는 그녀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책 출간 후 근황은 어떤가요? 이전과 비슷해요. 영상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강연을 많이 다녔는데, 이전에는 ‘유튜브에서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를 주로 다뤘다면 책을 출간하고 나서는 크리에이터로 성장하면서의 경험과 고통, 시련 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어요. 
 
책을 낸 후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감사하게도 많은 구독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어요. 그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건 책을 읽고 울었다는 말이었어요. 저도 책을 보고 딱 한 번 운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에게 내 책이 그런 책 중 하나라는 게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었어요. 처음에는 내 아픔을 드러내고 공유하는 게 무섭고 창피했지만 막상 그렇게 했을 때 내 인생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된다는 점이 기분 좋은 일이더라고요. 대학원에서도 제 책을 읽고 “사실 나도 그랬어”라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분도 있었 고요. 누군가와 가깝게 만드는 매개체가 생긴 점도 너무 좋았어요. 
 
책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은 적은 언제인가요? 뷰티 유튜브를 그만 두고 상담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것을 기록해 자가출판이라도 해봐 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운이 좋게도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고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됐죠. 어느 날은 슬픈 일, 화가 났던 일에 대한 원고를 막 울면서 쓰기도 했어요. 그리고 다음 날 글을 읽어보면 내가 화가 나 있다는 게 그대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다 지우고 마음이 가라앉으면 다시 글을 쓰곤 했어요. 지루하지 않게 흐름을 조정하고 중간중간 저의 허무 개그도 넣었고요.(웃음) 
 
뷰티 유튜버에서 라이프스타일 유튜버가 됐는데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고 있나요? 이전과 비슷해요. 뷰티 콘텐츠를 만들 때도 제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이전부터 제 경험이나 생각이 녹아있지 않으면 영상이 제대로 나오지 않더라고요. 제 영상을 보면 대사를 적어놨나 싶을 정도로 술술 막힘없이 이야기하는데 그게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대본 없이 자유롭게 영상을 찍고 있고 조금 더 리얼하죠. 소속사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편집, 촬영은 기본적으로 직접 소화하는 편이에요. 콘텐츠는 데일리 패션을 다루는 ‘매옷녀’, 일상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밤작가의 리얼토크’가 있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제품이나 일상을 다루는 ‘리얼 리뷰’ 등이 있어요.
 
유튜브의 주제가 바뀐 후 즐겨 보는 채널도 바뀌었겠죠? 많이 바뀌었어요. 우선 뷰티 유튜브를 그만두면서 이전에 했던 구독을 다 해지했어요. 뷰티 유튜버를 할 때 가장 괴로웠던 게 사람들의 화려하고 예쁜 이야기들만 눈에 들어온다는 거였어요. 제가 뷰티 유튜브를 그만둘 때 한창 ‘명품 하울(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이 물건 들을 품평하는 영상)’이 인기였는데, 몇천만원의 명품 하울이 추천 영상으로 계속 뜨고, 이런 영상을 볼수록 괴리감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요즘은 개그 채널도 보고, 외국의 스탠드업 코미디, 사회 이슈를 다루는 시사 채널을 많이 봐요. 이런 것에서 아이디어도 얻게 되고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요. 
 
밤비걸의 에세이 '유튜브를 잠시 그만두었습니다', 위즈덤하우스

유튜브가 바뀐 후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후회는 없었나요? 훨씬 편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뷰티 크리에이터 시절 수익이 많았지만 그것을 내려놓고 과감한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용기 있다” 라며 응원해주는가 하면, “원래 화장 못하니까 그만둔 거 아냐”라는 댓글도 있었어요. 뷰티 콘텐츠를 그만둔 것을 후회한 적도 있고요. 구독자 수와 영상 조회 수가 뷰티 콘텐츠만큼 크지 않거든요. 수익도 반 토막 이상이 났죠. 유튜브에서 뷰티 기업의 광고 비중이 굉장히 크니까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아쉽지만 다시 바닥부터 시작해서 올라가는 중이라 생각해요.

유튜브에 대해 상담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오늘도 유튜브를 하고 싶은데 조언을 듣고 싶다며 저녁을 같이 먹자는 문자가 왔어요.(웃음) 대부분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분들이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세요. 책에도 나온 내용인데, 아들에게 유튜브를 시켜야 할지 고민했던 선배는 결국 유튜브를 시키지 않았더라고요. 나중에 커서 해도 늦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키즈 크리에이터가 주목받다 보니 자녀가 있는 분들은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 같아요. 저는 경험자로서 긍정적인 면만 말하기보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고려 할 수 있도록 조언해요.
 
뷰티 콘텐츠를 그만 둔 이후 뷰티에 대한 관심도는 어떤가요? 평소에는 선크림만 바르다가 오늘 촬영이 있어서 오랜만에 화장을 했어요. 화장을 거의 안 하니까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더라고요. 예전에는 땀이 나는 걸 싫어했는데 이제는 땀이 나는 운동을 좋아해요. 필라테스, 테니스, 러닝 등을 하고 있는데, 땀이 흐를수록 즐거움과 희열을 느껴요. 저는 운동신경도 둔하고 마른 편이어서 운동을 좋아한다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스스로도 신기한 변화지요. 요즘은 제 교복이 레깅스일 정도예요.
 
"감사하게도 많은 구독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어요. 그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건 책을 읽고 울었다는 말이었어요. 처음에는 내 아픔을 드러내고 공유하는 게 무섭고 창피했지만 막상 그렇게 했을 때 내 인생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된다는 점이 기분 좋은 일이더라고요."

* 밤비걸의 더 많은 이야기는 <그라피> 3월호에서 만나보세요!

에디터 최은혜(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윤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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