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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헤어 커트를 배운다고요?
  • 최은혜
  • 승인 2020.03.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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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전성시대. 전문 기술을 공유하는 콘텐츠 속에서 살아남기.

“보이는 게 중요한 시대지만 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좀 더 프로의식을 갖추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답입니다.” 비쥬얼아우라 최희동 대표  

“이러다 미용실 망하는 거 아냐?” 30대 미용사 A씨는 요즘 유튜브를 보면 기가 막힌다. 각종 셀프 커트부터 셀프 염색 성공하기, 셀프 펌 하기는 기본. 최근에는 셀프 다운펌, 셀프 파스텔 염색, 헤어 라인을 정돈하는 커트 등 콘텐츠 주제도 세분화됐다. 그런데 이 모든 콘텐츠를 미용사가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다.

비단 미용뿐만 아니라 각 전문 분야에서 꿀팁, 비법 등으로 소개되는 영상은 유튜브에 이미 퍼져있다. 각종 기계 수리 방법, 요리 비법 같은 영상에서 실제 전문가의 기술을 엿볼 수 있다. 미용인들은 갈수록 열악해지는 시장 상황에 유튜브까지 활성화되어 소상공인인 미용인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미용실, 각종 재료와 약은 인터넷으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유튜브를 보면 내가 원하는 기술을 언제든지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술 노출로 인해 고객의 눈높이와 요구는 더욱 까다로워진다는 의견도 있다.

미용인 커뮤니티 미용커플의 한 회원은 “특정 시술을 하는데 쓰는 약의 넘버, 레벨, 믹스톤까지 이야기하며 가르치려는 고객들이 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회원은 이런 유튜브의 기술 공유는 결국 미용인이 전문 기술직으로 대접 받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넘쳐나는 미용 콘텐츠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유튜브에 노출된 기술은 고객이 따라 할 수준이며, 전문가가 구사하는 기술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유명 셰프의 요리 비법을 따라 해도 그 맛을 가정에서 그대로 구현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더퍼스트뷰티그룹 고구원 대표는 오히려 이런 부분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이미 유튜브에는 기술, 언어,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안 나오는 분야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부분을 자주 노출해서 미용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미용인들도 고객들의 수준이 올라감에 따라 더 공부하고 그 수준에 맞추려고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유튜브 보고 따라 할 정도라면 미용인으로 전향할 것을 권유해야 하겠죠.”

살롱 비쥬얼아우라 대표이자 ‘우주에서 가장 쉬운 커트’의 최희동 대표 역시 미용사들이 유튜브를 통해 미용사, 일반인들과 소통하고 기술을 공유하는 것을 긍정적으 로 보는 편이다. 헤어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군에서 유튜브를 통한 개인 브랜딩과 마케팅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 역시 강사 초기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고 지금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됐죠. 유튜브을 통해 미용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전문지식을 쌓고 시야를 넓혀가고 있고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한 유튜브는 지난해 광고로만 18조원을 벌여들였다. 갈수록 유튜브의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넘쳐나는 콘텐츠에 대한 피로도로 인해 진정성 있는 콘텐츠에 대한 니즈도 높아졌다. 수익과 마케팅도 좋지만 전문 기술인으로서 대중과 기술인 사이의 밸런스를 맞춘 전문 콘텐츠를 통해, 내가 몸담고 있는 미용 시장의 미래까지 생각한다면 더욱 성숙한 콘텐츠 문화가 자리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프로입니다. 보이는 게 중요한 시대지만 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죠. 좀 더 프로의식을 갖추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답입니다.” (최희동 대표)  

에디터 최은혜(beautygraphy@naver.com) 도움말 고구원(더퍼스트뷰티그룹), 최희동(비쥬얼아우라) 이미지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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