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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도 사업도 장기 레이스" 다노 이지수 대표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20.03.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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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건 아니다. 간절히 원한다 한들 안 되는 일도 있다. 예컨대 ‘다이어트’가 그렇다. 굳게 마음을 먹지만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얼마 못 가 포기하는 게 다반사다. ‘창업’ 또한 그렇다. 세대를 가리지 않는 취업난과 만만치 않은 직장 생활에 치여 한 번쯤은 내 사업을 꿈꾸다가도 대부분은 이런저런 현실에 밀려 마음을 접고 만다. 그런데 자신의 다이어트 성공 경험을 사업화해 창업 성공기를 써가고 있는 인물이 있다. ‘습관성형 다이어트’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다노의 이지수 공동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다노 이지수 공동대표를 만났다 (사진 : 포토그래퍼 심균수)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다노 이지수 공동대표를 만났다 (사진 : 포토그래퍼 심균수)

다노는 여성을 위한 종합적인 다이어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여성 피트니스&다이어트 스타트업이다. 2013년 4월 다이어트 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시작됐다. 같은 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습관성형 다이어트 노하우를 전하는 ‘다노앱’이, 이듬해에는 건강 다이어트 식품 판매몰 ‘다노샵’과 앱 기반 O2O 피트니스&다이어트 코칭 서비스인 ‘마이다노’가 나왔다.

다노의 다이어트 철학인 ‘습관성형’은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다노앱은 론칭 3년 만에 다운로드 수 200만 건을 넘기며 구글이 선정한 2016년을 빛낸 피트니스 앱에 선정됐다. 유튜브,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 등 다노의 SNS 채널 구독자 수와 게시물 조회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고 마이다노의 유료 수강생 수 또한 빠르게 증가했다. 다노가 직접 개발한 다이어트 식품은 올리브영을 비롯한 오프라인 채널에도 대거 입점했다. 다노의 사업성은 투자사들의 관심으로도 입증된다. 2015년 GS홈쇼핑 과 아주IB투자가 22억원 상당의 시리즈A 투자를, 지난해 초에는 뮤렉스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등이 40 억원에 달하는 시리즈B 투자를 결정했다.

‘다노 언니’로 불리는 이지수 대표는 대표적인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로 거듭났다. 아직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하는 스타트업 대표로서 회사의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면서 유튜브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등 회사의 간판으로도 맹활약하고 있다. 그녀는 2017년 글로벌 경제 매거진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이름을 올리며 사업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고 와중에 집필도 꾸준히 해 <습관성형> <마인드 스트레칭> 등의 책을 내기도 했다.

워낙 하는 일이 많아 바쁘겠어요. 하루 일과가 어떻습니까?
오늘처럼 회사 홍보를 위해 인터뷰도 하고 투자자나 업계 관계자를 만나 국내외 업계 동향이나 회사 방향성에 대해 논의합니다. 대부분은 팀원들, 특히 팀장들과 면담하며 보냅니다. 팀별 목표와 업무 방향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눕니다. 건강한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이 커서 HR팀과의 미팅이 잦은 편이죠. 면접에도 많은 시간 투자하고요. 공동대표로서 저는 주로 회사 내부 살림살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개발이나 브랜딩, 소비자를 향한 톤앤매너와 메시지, 마케팅, 팀 운영 같은 것들이죠. 장기 전략이나 투자 유치와 같은 양적·거시적 부분은 정범윤 대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건강 관련 사업을 하는 만큼 아무리 바빠도 빼놓지 않는 일이나 습관이 있을 듯합니다.
일단 늘 물을 가까이 두고 자주 마십니다. 일어나면 단 1분이라도 시간을 내 오늘 할 일을 정리하고요. 아침밥만큼은 건강식으로 차려 먹습니다. 의외로 운동에는 집착하지 않아요. 아침이든 저녁이든 시간 나면 하고 아예 못할 때도 있습니다. 공부는 꾸준히 하려 하고요. 요즘엔 행동심리학, 인지심리학, 뇌과학, 긍정심리학 등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인간의 행동이나 습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한번 몸에 익은 본질적 습관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지 학문적 관점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어서입니다.

‘다노 언니’로 주목받는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부담스럽거나 불편한 점은 없나요?
그런 점은 극복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이제 30대가 된 입장에서 10년 후가 걱정스럽긴 합니다. 20대 때 겪은 다양한 경험과 나름대로 쌓은 지식이 지금 저의 30대를 만들었고 앞으로 10년간 쌓을 내공이 40대에 드러나리라 생각하거든요. 지금은 외부로 드러나는 활동 비중이 높다 보니 정작 제 자신을 갈고닦을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런 불안감 때문에라도 시간을 쪼개 심리학 공부에 매달리고 있지요.

전공은 건축학인데 관심 분야도 창업 분야도 무관해 보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즐기나요? 관심사가 많은 편이긴 합니다. 배운 걸 응용하고 융합해서 다른 방향으로 활용하고 연결하는 걸 좋아해요. 대학 시절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서비스를 기획해 업(業)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전공인 실내 건축도 알고 보면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우선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고 동선을 고려하는 등 경험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점이 그렇죠. 다노가 제안하는 ‘습관성형’이란 것도 그 대상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에게 깊이 공감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습관 바꾸기가 쉬운 일이 아닌 만큼 고객마다 어려워하는 부분을 찾아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죠.

어린 나이에 창업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대학 졸업 전 창업을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뭘 몰랐으니까, 잃을 게 없으니까 도전할 수 있었어요. 회사라기보다 동아리처럼 시스템도 없이 주먹구구식이었죠. 가장 힘든 건 인적 자원의 문제였습니다. 어떤 사람들과 함께해야 할지 우리 스스로 잘 몰랐던 거죠. 회사의 방향성이나 목표, 문화와 전혀 맞지 않는 이들도 많이 겪어봤고 시행착오가 거듭되면서 이제 어느 정도 어떤 사람들과 오래 할 수 있을지 알 것 같아요. 물론 재무적인 어려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빈손 창업이었는데 단순 서비스 기획자 마인드로 좋은 걸 만들어 내놓으면 매출이 생기고 회사가 돌아갈 거라 순진하게 생각했죠.

처음 창업 아이템은 책이나 영화, 문화 콘텐츠에 대한 감상문을 올리면 비슷한 감성과 취향을 가진 이들끼리 연결해주는 소셜 미디어 사업이었습니다. 제 딴에는 그런 게 너 무 재밌고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했어요. 예상대로 좋아하는 분들은 많았지만 지속 가능한 수익을 만들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고객이 흥미를 느끼는 것을 넘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만큼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사업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다이어트는 애초 구상했던 사업 아이템은 아니었어요. 다만 스스로 몸무게를 20kg가량 감량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정리하고 이왕이면 저 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또래 여성들과 공유하면 좋겠다 싶어 페이스북에 관련 페이지를 만들었는데 그게 자연스레 새 출발의 기반이 됐죠.

처음의 실패와 달리 다이어트 사업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듯합니다. 예상했나요?
예상 못했어요. 사실 우리는 매출이나 양적 성장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고 그걸 목표 삼지도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다이어트 산업이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렀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 사업에 진출했죠. 이에 공감하는 분들이 함께하고 고객이 됐습니다.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위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운동해야 할지 고민했고 그 안에서 다노의 역할은 무엇인지, 누구와 함께 일할지, 우리의 업무 공간은 어떤 모습일지, 비즈니스로는 무엇이 있을지를 숱하게 구상했습니다. 꿈은 크지만 당장 절실한 목표는 지속 생존하며 우리의 과제를 완수하는 것입니다.

이지수 대표는 '다노 언니'로 잘 알려진 인플루언서 스타이자 '습관성형' '마인드 스트레칭' 등의 저자이기도 하다. (사진 : 포토그래퍼 심균수, 다노 제공)
이지수 대표는 '다노 언니'로 잘 알려진 인플루언서 스타이자 '습관성형' '마인드 스트레칭' 등의 저자이기도 하다. (사진 : 포토그래퍼 심균수, 다노 제공)

온라인 PT라는 게 말 그대로 대면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코칭한다는 것인데 의지를 무너뜨리는 유혹이 도처에 널린 상황에 있는 고객들을 직접적인 통제 없이 관리하는 게 가능한가요?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가지는 부분이죠. 노하우라 하기엔 좀 단순하지만 저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 다름 아닌 ‘휴먼 케어’입니다.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피드백을 해주면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고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기 마련입니다. 각자가 가진 고민, 체형, 체력, 취향 등 고객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커리큘럼을 적용하도록 시스템화했죠. 다노의 온라인 PT 프로그램은 크게 2가지인데요, 하나는 주5일 대화형으로 집중 관리하는 토털 케어고, 다른 하나는 주3일 리포트 형식으로 부담 없이 관리하는 베이식 케어가 있습니다. 고객이 각각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죠.

남다른 내용의 사업을 하는 회사라 그런지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이 특별한 듯합니다.
조직문화에 정답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모범적인 회사의 좋은 점은 배우려고 합니다. 회사마다 장점은 각각 다르지만 좋은 회사들의 공통된 문화는 ‘투명성’인 것 같습니다. 재무적·회계적 투명성을 말하는 게 아니라 소통에 있어서의 투명성인데요, 잘되는 회사는 직급에 상관없이 자신의 소신과 의견을 숨김없이 표출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 있는 듯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말하는 게 평가와 평판의 대상이 되거나 불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신뢰가 있는 거죠.

저희도 이런 문화를 정착시키려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경영진이 팀장을, 팀장이 팀원을 수시로 면담하고 매주 전사회의를 열어 이슈를 공유하며 매월 ‘셀프 피드백’이란 행사를 통해 자신의 업무 성과나 일할 때의 에너지 레벨을 스스로 점검하는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또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1년 후 ‘행복지수 건강검진’을 실시해 지난 1년간의 회사 생활에 만족하는지, 자신의 커리어 개발에 회사의 지원이 적절한지 등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회사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정의가 잘 되어 있는 정체성이 확고한 이들이 많죠. 면접 때도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집중적인 질문을 하곤 합니다. 나만의 신념과 철학, 자부심을 가진 이는 매력이 넘치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회사와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데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이라면 경영자 입장에서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회사가 무엇을 해줘야 할지, 원하는 커리어 성장을 위해 어떤 프로젝트를 맡겨야 할지 등이 그려지거든요. 함께했을 때 결과도 좋고 만족도도 높고 성과도 크고 주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요.

정범윤 공동대표와 학교 선후배 사이이자 부부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5월 아주 특별한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압니다.
첫 만남에서부터 결혼까지 8년을 보냈는데, 그동안 함께 공부하고 사업하다 보니 왠지 전우처럼 느껴져요. 핑크빛 신혼은 아닌 듯하고 집에서도 회사 얘기를 많이 나눕니다. 제가 사실 남들과 똑같이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싶지 않아 창업을 선택했거든요. 마찬가지로 결혼식도 남들처럼 하고 싶지 않아 아예 올리지 않을 작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저희 뜻대로만 할 순 없는 일이니 논의 끝에 우리가 가진 소셜 에너지를 십분 활용한 결혼식을 올려보자 결정했죠.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으니 우리 또 한 돌려주자는 의미를 담아서요. 그렇게 주변에 청첩장 대신 기부요청서를 드렸고 소중히 모인 축의금은 필리핀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학교 짓기 프로젝트를 펼치는 비영리재단에 전달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다이어트의 동기를 스스로가 제대로 인지해야 해요. 다이어트는 결국 삶의 방식을 바꾸는 과정입니다. 보조제 먹는 게 다이어트는 아니니까요. 왜 다이어트를 하려는지, 나의 24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점검해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이 둘을 인지했다면 그다음엔 실천하면 됩니다.

너무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마세요. 기상 및 취침 시간을 갑자기 당기고 아침, 점심, 저녁 메 뉴를 단숨에 갈아엎고 평생 안 하던 운동을 매일 몇 시간씩 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오늘 피아노를 시작한 사람이 내일 모차르트가 될 수 없습니다. 습관을 변화시키는 과정은 언어를 배우 는 것과 비슷합니다. 지속적으로,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다이어트에서만큼은 완벽주의 마인드를 버리세요. 완벽주의는 조그만 실패에도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듭니다.

사진 : 다노 제공
사진 : 다노 제공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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