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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도, 볼로냐도, 서울도···전시회 올 스톱’ 갈 곳 없는 화장품 기업들
  • 김도현 에디터
  • 승인 2020.04.0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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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액은 7억7,300만 달러 규모로 전년 동월의 5억9,200만 달러보다 30.7%나 늘었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온 세계가 신음하고 교역이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역대 최고 수출액 기록이 작성됐다.

화장품 업계는 누구도 예상 못 한 깜짝 실적의 배경을 파악하려 분주한 모양새다. 3월 실적의 대부분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계약된 물량이므로 애초부터 최악은 아닐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놀랍다는 반응 한편으론 불안감이 팽배하다.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하나둘 해외 바이어의 발주가 끊기고 일부 상위기업을 제외한 OEM·ODM 업계 공장 가동률이 바닥이라는 얘기도 들려 온다.

코스모뷰티서울 2019 행사 전경
코스모뷰티서울 2019 행사 전경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기회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해외 출장이 제한돼있거니와 신기술·신제품을 소개하고 신규 바이어를 발굴할 기회인 전시회와 박람회가 잇따라 취소 혹은 연기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전시주관기업인 코이코는 올 2월부터 6월까지 12개의 해외 화장품·뷰티 전시회에서 한국관을 설치·운영할 방침이었으나 현재까지 7건이 불발된 상황이다. 코이코에 따르면 2월 25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중국 베이징 국제 미용 화장품 박람회(춘계)’는 7월 29일 개최로, 3월 6일부터 시작 예정이었던 ‘독일 뷰티 뒤셀도로프’는 9월 18일 개막으로 일정이 밀렸다.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화장품 전시회로 자리 잡은 ‘광저우 국제 미용 전시회(춘계)’와 ‘상하이 화장품·미용 박람회’도 무산됐다. 광저우 전시회는 3월 10일부터 12일까지, 상하이 박람회는 5월 19일부터 5월 21일까지 진행 계획이었지만 연기가 확정된 상황에서 아직 후속 일정도 나오지 않았다.

광저우 전시회의 경우 지난해 3,800여 업체와 10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90만 명이 넘는 관람객과 바이어가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하이 박람회 또한 전 세계 40개국 3,600여 화장품·뷰티 기업이 부스를 개설하고 52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초대형 행사다.

유서 깊은 역사의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미용 전시회’는 일정이 두 차례나 밀렸다. 당초 3월 예정이던 행사를 6월로 미뤘으나 개최국인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면서 9월로 재차 일정이 연기됐다.

국내 화장품 전시회도 코로나19의 유탄을 맞았다. 이달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코스모뷰티서울(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은 결국 취소가 확정됐다. 코스모뷰티서울은 국내 화장품 전시회 가운데 가장 오래 역사를 자랑하는 행사로 1987년부터 매해 봄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왔으나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이 행사의 주최사인 한국국제전시는 공지글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상황의 심각성과 국내외 참가업체 및 참관객, 바이어들의 건강과 안전, 원활한 비즈니스 교류 및 개최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사숙고한 끝에 매우 어렵게 최종 개최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달 14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 개최 예정이었던 ‘CI KOREA 2020(국제화장품원료·기술전)’은 행사 일정을 한여름인 7월 27일부터 30일로 옮겼다.

국내 모 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해서 곧바로 매출 상승효과가 있는 건 아니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있어 이만큼 효율적인 수단도 없다”며 “국내외 전시회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부스 계약금을 비롯한 단기 비용 손실도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로 신시장 발굴의 기회를 놓치는 듯해 더욱 걱정이고 현재로선 하반기 예정된 전시회도 정상 개최를 장담할 수 없어 더더욱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자료 : 코이코 및 본지 취합
자료 : 코이코 및 본지 취합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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