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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 나스타샤 킨스키의 매력을 볼 수 있는 영화, '테스' Tess
  • 성재희
  • 승인 2020.05.0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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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 감독, 나스타샤 킨스키 주연의 영화 '테스' 포스터
MOVIE TALK
여자의 일생
 
고전의 품격 여자의 일생은 종종 희생의 역사에 비견되곤 합니다. 한 인간의 삶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보다는 누군가의 딸로, 아내로, 어머니로 존재하는 일이 더 빈번했기 때문인데요. 다행인 것은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여성인권에 대한 인식은 장족의 발전을 이뤘습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발전’이란 단어 속에는 그동안 여자의 삶이 낙후되어 있었다는 반성이 내재되어 있죠.
 
그래서 여자의 일생을 다룬 문학 작품들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도 희생과 시련을 강요해온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담긴 경우가 많습니다. 영국 작가 토마스 하디의 소설 <테스>(1891)도 그 중 하나죠.
 
순정한 여인이 남자들의 야비한 욕망과 모순 가득한 이기심에 고통받다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게 된다는 줄거리인데요. 계급과 욕망에 저항해 여자 스스로 삶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출간 당시 보수적인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죠. 하지만 그녀의 파란만장한 생애 속에 담긴 메시지는 모든 논란을 잠재우며 고전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영화 '테스' 스크린 샷. 나스타샤 킨스키 
고전(古典)은 단순히 오래된 작품만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을 갖고 있어야만 비로소 고전이란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있죠. 이 매력적인 소설은 여러 차례 영화로 제작됐지만 첫손에 꼽는 것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1979년 작, <테스>입니다.
 
그는 극중 인물이 처해 있는 상황과 내면의 소용돌이를 영상 언어로 표현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 거장이죠. 테스의 삶에 드리운 어두운 먹구름과 곧이어 불어닥친 폭풍우, 잠깐의 햇빛, 그리고 마지막 여명까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마치 유화를 완성해가듯 감각적인 영상미를 뽐냅니다.
 
그런데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의 실질적 지배자는 따로 있습니다. 주인공 테스 역을 맡은 나스타샤 킨스키. 기술적으로 로만 폴란스키를 넘어설 수 있을지언정, 그 누구도 나스타샤 킨스키의 ‘테스’를 능가할 수 없을 거라 할 만큼 절대 매력을 뽐냈죠. 제작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그녀는 여전히 이제 막 데뷔한 신인처럼 생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고전이란, 바로 이런 겁니다.
 
★이하 텍스트는 <그라피> 2020년 5월호 지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테스 Tess, 1979
감독 로만 폴란스키
주연 나스타샤 킨스키, 피터 퍼스, 레이 로우슨
 
글 | 씨네쿠리
영화, 음악, 자전거 그리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잡식남. 물적 가난과 심적 풍요 사이에서 아빠 카드 긁듯 별 고민 없이 문장과 기억들을 소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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