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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외국인 미용사 취업 가능해진다!
  • 이수지 에디터
  • 승인 2020.05.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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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일본미용학교를 졸업하고 면허를 취득해도 일본 내에서 헤어 디자이너로서 경력을 쌓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가능해질 전망이다.

 

일본미용학교를 졸업하고 면허를 취득해도 일본 내에서 헤어 디자이너로서 경력을 쌓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가능해질 전망이다.

학력이나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국가미용사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2년제 미용대학을 졸업한 사람에 한해 국가미용사자격증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외국인이라도 일본에서 미용대학을 졸업했다면 시험을 볼 수 있다. 반면 영주권자이거나 배우자가 일본인인 경우, 정주자 자격을 취득한 경우가 아니라면 현행법상 외국인은 미용실에서 헤어 디자이너로서 취업 비자를 발급받을 수 없다. 즉, 일본으로 미용 유학을 떠나 2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미용사 면허를 취득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자국으로 귀국해야 하는 것이다.


10년 전 일본 오사카에서 토아미용전문학교를 졸업한 쓰담 승예 원장은 “2년간 학교를 다니고 자격증을 취득해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1년간 미용실에서 일을 했지만 취업 비자를 받을 수 없어 한국으로 돌아왔다”며 일본 현행법에 따라 귀국해야 했다고 말했다. 도쿄 한인타운인 신오오쿠보에 위치한 한인 미용실에서 근무했던 가르마헤어 쿤 부원장도 일본에서 미용전문학교 진학을 고려한 적이 있으나 중도에 포기하고 귀국한 케이스라며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한인 미용실에 취직했지만 일본에서 미용 면허를 취득하려면 미용전문대학을 진학해야 했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예상됐고 취득하더라도 일본에서는 경력을 쌓을 수 없는 환경이라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끝나는 대로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현재까지는 일본미용학교를 졸업하고 면허를 취득해도 일본 내에서 헤어 디자이너로서 경력을 쌓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가능해질 전망이다. 일본 내에서 일본 미용 문화의 발산을 막고, 경제 활성화에 저해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제도를 개정하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제도 개정에 있어 고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어떠한 조건이 필요할지, 어느 시점부터 시행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지난 3월 18일 일본은 국가 전략 특구 자문 회의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이 미용실에 취업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


일본 미용이 아시아 미용 선진국으로 한국 미용 기술보다 10여 년을 앞선다고 여기던 때가 있었다. K-뷰티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과 일본의 기술이 비등해졌고, 일본의 반탄 디자인연구소에는 한류 메이크업아티스트학과가 신설될 정도로 한국미용을 선호하는 학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국내 미용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은 일본 유학 선호도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지적한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뷰티예술계열 김서원 교수는 “20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 유학을 가는 비중이 높았지만 현재는 국내에서도 일본 미용 흐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기 때문인지 일본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10명 중 1명 정도”라고 말했다.


“10년 전에 제도가 바뀌었다면 한국 헤어 디자이너들이 일본 유학을 더 많이 갔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시아에서 한국 미용이 유행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오히려 한국 미용을 배우고 싶어 하는 일본의 젊은 미용인이 늘었다.” 서울 신사동에서 마루니헤어를 운영하는 일본인 토모 원장도 이 제도 시행의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미용실 취업이 가능해졌을 때 한국 헤어 디자이너들이 느낄 메리트는 무엇일까? 승예 원장은 일본의 서비스 정신을 높게 평가했다. “미용학교를 2년 동안 다니면서 미용뿐만 아니라 서비스, 미술, 영어 수업 등 미용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많이 배웠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미용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장인 정신, 일본 특유의 섬세한 서비스는 현지에서 배울만하다.”


탄포포헤어 고용주 대표는 “아직은 지켜봐야 할 때”라는 입장이다. 고 대표는 “자연재해나 한일 관계 등으로 일본 유학의 선호도가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고, 비자의 형태나 유효 기간 등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어 향후 진행 과정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외교 부분에서도 일본에서 외국인 유학생의 미용실 취업을 허가한다면 한국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 “자격증 취득 조건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서로 교류가 가능해지면 일본인 미용사의 한국 진출이 많아질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러한 일본의 결정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인력난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작년 10월 23일에 있었던 NHK 보도에 따르면 “2018년 일본에서 일하기 위해 재류 자격을 변경한 외국인 유학생이 2만6000명으로 1992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65세 이상 인구가 28.4%에 달하고 저출산이 가속화되면서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책으로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 비자 규제 완화를 택한 것이다. 미용계 관계자들은 이번 개정이 실행되기까지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정확히 언제부터 현행법이 개정될지는 미지수이기는 하나 한국인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미용을 배우고자 희망하는 유학생에게는 선택의 길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에디터 김미소(beauty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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