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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훈의 호기심 경영 - 호기심이 답이다
  • 성재희
  • 승인 2020.05.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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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개성공단에 근무하던 때다. 비무장지대를 넘을 때 긴장과 서먹함은 통성명과 함께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말이 통하니 단 며칠 만에 몇 년 같이 일한 듯 친근감이 생겼다. 벽이 무너지니 개인 신상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어린아이 같은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사무직 직원들과는 특정 정치인, 한국의 문화와 생활에 대한 질문까지 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북한에 가졌던 선입견은 며칠 되지 않아 사라졌다. 그러나 북한에서의 공장 운영이 순탄할 거라는 짐작은 순전히 착각이었다. 함께 일했던 2년 동안, 같이 해결해야 했던 노동 생산성에 대한 질문은 금기시됐다. 그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왜 노동 생산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어야 했을까. 

왜 호기심인가?
호기심은 누구나 있다. 그런데 이 호기심은 질문을 통해서만 발현된다. 질문으로 표현돼야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호기심은 상상력을 낳고 가보지 않은 미래를 탐험하게 만들며 이 세상에 없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창의력의 원천이다. 우리가 이용하고 경험하는 모든 것이 누군가의 호기심과 탐구심에 의해 발견 또는 발명된 것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군대, 교회, 전체주의 국가 등 권위적인 조직에서는 ‘근원적인 물음’에 해당하는 “왜”라는 질문에 용기가 필요하다. 북한 노동자들의 호기심과 질문은 체제에서 통제하지 않아도 되는 개인사에 국한됐고 그마저도 일부 특권층에만 허락됐다. 업무적인 측면에서는 바꿀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근원적인 질문을 통제당하는 조직에서는 창조나 개혁이 불가능하다.

일반 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호기심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독일 머크그룹의 ‘2018 호기심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 10명 중 8명이 ‘호기심 강한 사람이 직장 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에 동의했다. 하지만 근로자의 67%는 근무 환경에서 호기심을 발휘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프란체스카 지노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리더들이 집단 내 호기심과 질문을 방치하면 리스크와 비효율성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미지: 셔터스톡) 책 <지식의 반감기>에 따르면, 기존 지식의 절반 정도가 쓸모 없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물리학 13년, 경제학 9년, 심리학 7년 정도라고 한다.

“머리 쓰고 땀 흘리자”

지식도 유효기간이 있다. 농경시대의 지식과 경험은 1만 년 가까이 유효했다. 그러나 산업화를 맞이하면서 크게 달라졌다. 복잡계 물리학자 새뮤얼 아브스만의 책 <지식의 반감기>에 따르면, 기존 지식의 절반 정도가 쓸모 없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지식의 반감기)이 물리학 13년, 경제학 9년, 심리학 7년 정도 된다고 말한다. 빅뱅 이론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조지 스무트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물리학 교수는 최근 지식의 유효기간을 심지어 2년으로 봤다. 트렌드를 좇기 위해 힘겹게 배운 지식이 이미 무용한 것이 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경영에서 해답은 없다. 그저 최적화를 찾을 뿐이다. 독일 심리학자이자 과학자인 파트릭 무쎌 박사는 ‘호기심은 변화하는 환경에 더 빠르게 적응하고 더 많은 것을 더 빠르게 습득할 수 있게 하므로 직무 관련 지식과 역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어떤 문제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직원 채용에 있어 스펙보다 중요한 것으로 ‘호기심이 있는가’를 본다. 호기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제 경영에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국내 기업으로 오뚜기를 들 수 있다.

이 기업의 생활신조는 “머리 쓰고 땀 흘리자”다. “머리를 쓰라”는 말에 반발심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이 신조를 만든 담당자의 고민에 깊이 공감하는 바다. 질문을 통해 남과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어떤 질문을 해보았는가. 질문부터 시작해보자.

호기심 경영의 시작
호기심 경영을 통해 창의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경영자라면 다섯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 호기심 있는 인재는 다르다. 호기심 있는 인재는 몇 배 이상의 보상을 해서라도 영입해야 한다.
둘째, 지시가 아닌 질문을 통해 스스로에 의한 행동을 끌어내야 한다.
셋째, 직원 판단을 존중하고 자율성과 권한을 주어야 한다. 한마디로 자원봉사자를 대하듯 하라.
넷째, 창의적인 갈등이 허용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다섯째, 변화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조직이 변화하는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글 송종훈(소키와칸 본부장) 조직문화, 고객경험, 질문, 헤어를 디자인하는 다방면의 숙련된 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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