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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성장해야 살롱도 성장하죠" 메이븐 바이 범호의 범호 원장 ①
  • 이수지 에디터
  • 승인 2020.06.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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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호 원장
살롱 이름을 ‘MAVEn” by bumho’로 지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살롱이 추구하는 방향은 ‘살롱을 통해 디자이너를 성장시킨다’입니다. 처음 살롱의 방향과 적합한 단어를 찾다가 ‘grow’, ‘artist of stage’를 떠올렸는데 조금 유치해 보이더라고요. 그러다가 10년 넘게 알고 지내던 고객에게 저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단어를 보내달라 해서 받은 것 중 하나가 ‘maven’입니다. 베라왕 드레스를 소개할 때 보면 ‘Vera Wang, the maven of the wedding dress’라는 문구를 볼 수 있는데, expert보다 기술이나 경험 면에서 더 완성된 전문가를 뜻합니다. 일종의 ‘장인’이죠. 전문가로서 최상위에 있는 느낌이 좋아 메이븐으로 지었습니다.
 
소문자 n과 따옴표가 들어간 단어 조합이 독특합니다.  
인테리어를 담당한 수미 작가가 장인이라는 단어는 마무리된 느낌이 든다고 해, 진행형 느낌을 주고 싶어 소문자 n을 넣었습니다. 따옴표 두 개는 더 하고 싶은 게 많고 할 말이 많다는 걸 나타냅니다.
 
메이븐 바이 범호 전경
오픈 준비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원래 직원들의 가족들도 다 초대해 ‘가족고사’를 지내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와이프와 절을 하고 막걸리를 뿌리며 조촐하게 지냈습니다. 가족분들에게 아들, 딸들이 일하는 곳이 어떤 곳인지를 보여드리며 안심시켜 드리고 싶었는데 정말 아쉬웠습니다. 1주년 때 다시 진행하면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직원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직원 3명을 제외하고는 다 신입입니다. 오픈 준비를 하는 동안 디자이너 미팅을 많이 했습니다. 매출과 경력에 대한 질문보다 잘하는 기술과 부족한 기술, 어떤 방향으로의 성장을 원하는지를 주로 물었죠. 아울러 메이븐 바이 범호의 방향에 대한 ppt를 보여주고, 어떤 숍을 생각하며 어떤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지에 관해 2시간 동안 이야기를 했습니다. 함께 일한다는 선택은 제가 아니라 면접자가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들에게 어필하는 시간인 것이죠..
 
면접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면접 방식이었겠어요. 
한번은 회식 때, 직원들이 왜 면접인데 매출에 대한 걸 물어보지 않았냐고 묻는 거예요. 솔직히 고정비용이라는 게 있어서 매출이 중요하긴 합니다. 그런데 그걸 기준으로 사람을 뽑기 싫었어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찾기에는 매출 정도로 판단하기 힘들다고 봤습니다.
 
디자이너 선발 기준은 무엇인가요? 
내가 이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느냐를 가장 크게 봤습니다. 부족한 걸 채워주면서 키우고 싶은 사람이 선택 기준이었습니다. 살롱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죠. 우리 직원들의 전 오너들이 이들을 놓친 걸 평생 후회하게끔 만드는 게 제가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걸 이룰 수 있는 사람을 뽑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살롱의 디자이너들은 누구의 눈치를 보기보다, 스스로 열심히 합니다.
 
스태프 면접 때도 같은 질문을 하나요? 
스태프는 우리를 보고 배워가는 친구들이라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일을 얼마큼 좋아하고 잘 버틸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봅니다. 또 조금 부족해도 선배 디자이너와 팀을 이뤘을 때 케미가 좋을 것 같은 사람으로 뽑습니다. 괜찮다 싶어도 디자이너들과 성향이 맞지 않겠다고 판단되면 뽑지 않습니다.
 
설치미술 아티스트 임수미 작가의 작품
원장님의 유명세를 보고 지원하는 직원들도 많을 것 같아요. 
제가 사람을 뽑지 않는 기준 중 하나가 단순히 유명해지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입니다. 방송도 하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다고 얘기하는 친구들은 그게 얼마나 힘든 과정 끝에 나오는 건지 조언을 해줍니다. 후배들에게 화려한 겉만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모든 걸 다 이겨내고 마침내 올라오는 자리이기 때문에 현실을 알려줘야죠.
 
5년 전 <그라피> 인터뷰에서 사옥을 짓는 게 꿈이라고 했는데, 아직도 유효한가요? 
유효합니다. 건물주라는 목표는 가지고 있었지만, 어떤 건물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오픈 첫날, 문을 열었는데 이 건물을 사라는 무언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후, 이 건물을 사는 게 목표가 됐습니다. 살롱 인테리어에 대한 애착도 커서 만약 미용실을 하지 못하게 되면 이곳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싶어요.
 
인테리어가 일반적인 미용실과 다릅니다. 임수미 작가의 영향인가요? 
동선은 제가 짜고, 공간은 수미 작가에게 전적으로 맡겼습니다. 수미 작가는 공간의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작업을 하는 스타일이라 <그라피> 인터뷰, 다이어리에 적은 생각들, 매장에 담고 싶은 것, 일에 대한 생각 등을 자서전처럼 써서 보냈습니다. 이후 전적으로 믿고 작업에 대해 터치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바닥과 천장, 이곳이어서 가능한 작업들로 살롱이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었습니다.
 
임수미 작가가 디자인한 네온사인
고객들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엔 간판이 없어서 놀라셨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간판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우리 살롱에 굳이 간판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구에 있는 로고 사인 글씨체도 수미 작가가 디자인한 것인데 다각도에서 네온사인이 보이도록 디테일을 살려 입구자체가 간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조명 디테일에도 신경을 쓰다 보니 밖에서 볼 때와 안에 있을 때의 살롱 분위기가 달라 문을 열면 다른 세계에 들어온 느낌이라는 소감도 들었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에디터 이수지(beautygraphy@naver.com) 포토그래퍼 윤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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